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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0대 주식투자 급증..."부모-자녀 '증여'도 영향"

기사입력 : 2020년07월06일 16:16

최종수정 : 2020년07월06일 16:19

1분기 20~30대 주식계좌수 50%이상 증가
국세청 홈택스, 현금·주식 증여 질문 늘어

[서울=뉴스핌] 김신정 기자 = #대기업 임원 A씨는 지난 2월 대학생 자녀 이름으로 주식계좌를 만들어 3000만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했다. 성인 자녀1인당 증여시 5000만원까지는 비과세라는 동료의 말을 듣고서다. A씨는 주변에 부동산 규제 등으로 마땅히 돈을 둘 곳이 없자, 자녀들에게 현금을 주며 주식투자나 창업을 해보라고 권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올 상반기 개인 투자자(동학개미)들은 국내 주식시장에서만 약 40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중 20~30대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특히 20대 대학생을 비롯한 청년층의 주식시장 유입이 늘었는데, 부모들의 자녀 증여도 일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 올 1분기 20~30대 주식계좌 수 50% 급증 

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분기 20~30대 연령층이 보유한 주식 계좌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0% 이상 늘었다. 지난 1분기 총 주식활동계좌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투협은 20~30대가 국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올해 투자자가 주식을 사려고 증권사에 맡겨놨거나, 주식을 판 뒤 찾지 않은 투자자예탁금은 지난해 말 27조4000억원에서 지난달 46조8000억원까지 급증했다.

이렇게 올 상반기 주식 시장이 각광을 받은 이유는 투자할 곳이 딱히 없어서다. 세계 주요 국가들이 코로나19로 위축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시장의 유동성은 크게 늘었지만, 국내 은행 예·적금 금리는 0%대 인데다 부동산 규제도 강화되자, 주식 시장에 자금이 몰린 것이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취업시장이 꽉막힌 상황에서 은행 대출도 쉽지 않았을 20대들의 주식투자가 늘어난 것은 부모들의 현금이나 주식 증여도 한 몫 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 투자에도 능숙한 20대들이 주식투자에도 큰 관심을 보였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20대 주식투자자 증가...부모의 자녀 증여도 '한 몫'

실제 각 인터넷 주식투자 관련 카페나 사이트는 올해 들어 자녀 주식 증여를 묻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한 유명 주식투자 카페에는 자녀가 성인인 경우 5000만원, 미성년자의 경우 2000만원까지 주식 증여가 비과세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향후 투자수익에 대한 세금을 얼마나 내느냐는 질문 글들이 올라와 있다.

국세청 홈택스에도 자녀 주식 증여 관련 질문 글들이 증가하고 있다. 세법 상담란에는 '현금을 자녀 계좌에 넣고 주식 매수를 했을 경우 현금 증여 또는 주식증여에 해당하느냐'의 질문부터 '주식 매수나 매도시 수익을 낼 경우도 과세를 하느냐' 질문 등 다양한 질문들이 올라와 있다.

세법에 따르면 10년마다 배우자는 6억원까지, 미성년자의 1인 자녀에겐 2000만원까지, 성인 자녀에겐 5000만원까지 비과세 증여가 가능하다. 성인 자녀가 3명일 경우 3명 모두에게 각자 5000만원까지 가능하다.

5000만원 제한은 현금과 주식 모두 합친 금액이다. 주식 투자 이후 생긴 수익에 대해선 과세를 하지 않는다. 다만 오는 2023년부터는 달라진 '금융세제 선진화 추진 방안'에 따라 투자수익 2000만원 이상부턴 과세가 부과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아직 올해 상반기 주식 증여 건수는 파악되지 않았다"며 "신고된 자료를 수정하고 검증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다보니 지난해 현금 또는 주식 증여  건수도 아직 발표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가증권 증여 신고란에 주식과 펀드, 파생상품 등이 모두 포함되는데 대부분 주식형태로 증여가 이어지고 있다"며 "지난 2017년 대비 2018년의 경우 주식 증여가 늘어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 증권사, 20대 고객 '급증'..."자녀계좌 개설 영업점 방문 증가"

개별 증권사에도 올해 젊은층 고객이 확연히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증권의 경우 올 상반기 계좌개설 신규고객 가운데 20대가 26.5%를 차지했다. 지난해 비중은 22.9%에 불과했다. 반면 30대의 신규 주식계좌 개설수는 감소했다. 지난해 32.6%였던 30대 투자자 비중은 올해 26%로 확 줄었다.

신한금융투자와 NH투자증권, 미래에셋대우 상황도 비슷하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 1분기 비대면 계좌개설 기준 20대 32%, 30대 28%, 40대 22%, 50대 11%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냈다. 특히 평균 매수 금액은 20대 1838만원, 40대 4090만원, 60대 고객의 경우 5365만원으로 집계됐다.

NH투자증권은 올 1~4월까지 20대 신규 계좌 개설 고객수가 23만3000명으로 전체 고객 중 43%의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30대 투자자는 14만3000명으로 전체 27%를 기록했다. 20~30대 투자자가 전체 투자자 가운데 총 70%가량을 차지한 셈이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대비 올해 전체 중 20대 비중이 다소 줄었지만 20대 투자자의 계좌 개설수는 10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지난해 1~6월까지 20대 신규 계좌 개설 비중은 26%였지만 올해는 21%를 기록했다"며 "다만 지난해 보다 올해 상반기까지 20대의 계좌개설수는 100%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비대면 계좌 개설보다 영업지점에 고객들이 많이 몰린 경향이 있었다"며 "본인 계좌개설의 경우 비대면이 가능하지만 부모가 자녀에게 주식 증여시에는 필요한 서류를 들고 직접 지점을 방문해야만 계좌 개설 등이 가능해 자녀들에 대한 주식 증여도 많아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한 증권사의 경우 올해 1분기 미성년자인 10대 주식계좌 개설 수가 지난해 대비 27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비트코인 등 투자에 능한 20대, 30대들이 주식시장에서도 활약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코로나19로 비대면 주식계좌 개설이 일반화 되다 보니 주식투자가 많이 증가한 것으로 알고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0년마다 자녀에게 비과세로 현금이나 주식 증여가 가능해 일찍 증여를 시작한 경우 자녀가 20대가 됐을 경우 1억원 정도를 비과세로 줄 수 있다"며 "이런 증여자금과 수익은 비과세다 보니 대학생이나 청년층이 주식 투자에 참여할 실탄이 마련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7.04포인트(0.80%) 오른 2152.41에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9.63포인트(1.30%) 상승한 752.18로 종료했다.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4원 내린 1198.6원에 장을 마쳤다. 이날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0.07.03 mironj1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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