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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주의 수선전도] '드센 팔자' 송현동, 건국과 망국을 안은 비운의 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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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밭에 목잘려 스러진 조선 건국 설계자 정도전
조카 황후 윽박질러 옥새 빼앗아 한일병합조약 맺은 윤덕영

[편집자] 수선전도(首善全圖)는 조선의 수도 한양을 목판본으로 인쇄한 지도입니다.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고산자(古山子) 김정호가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쪽 도봉산부터 남쪽 한강에 이르기까지 당시 서울의 주요 도로와 동네, 궁궐 등 460여개의 지명을 세밀하게 묘사했습니다. 수선전도에 있는 지명들은 지금도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오승주의 수선전도'는 이 지도에 나온 동네의 발자취를 따라 지명과 동네에 담긴 역사성과 지리적 의미, 옛사람들의 삶과 숨결 등을 살펴보고 이를 통해 오늘 숨가쁜 삶을 사는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계획입니다.

[서울=뉴스핌] 19세기 중반 순조임금 시대 서울의 모습을 목판에 인쇄한 수선전도. 대동여지도를 제작한 김정호가 목판을 만든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도는 1864년 전주에서 인쇄한 갑자완산중간본이다. <자료=서울역사박물관> 2020.06.24 fair77@newspim.com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광화문에서 창덕궁 방향 동쪽으로 길을 잡았다. 경복궁 담장 모서리를 파고드는 찻길과 찻길 사이, 담장에서 떨어져 홀로 자리를 지키는 궐(闕)이 섬처럼 서 있다. 동십자각이다. '궁궐'은 궁(宮)과 궐(闕)이 합쳐진 말이다. 궁은 왕이 살던 규모가 큰 건물을 일컫는다. 궐은 궁의 정문 좌우에 설치한 망루다.

동십자각은 궐이지만 궐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 일제강점기 일본이 경복궁에 조선총독부를 지으며 광화문을 옮기는 등 궁을 훼손할 때 담장을 잃으면서 길거리에 섬처럼 나앉게 됐다. 반대편 서십자각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찻길을 건너면 종로문화원이 나온다. 높이가 족히 5m나 될 듯한 돌담이 한참 이어진다. 반대편에는 푸른빛 유리로 옷을 입은 건물들이 빽빽이 들어서 자태를 뽐낸다. 하지만 200여m를 걷는 동안에도 담장 안쪽 건물은 보이지 않는다. 안과 밖을 가르는 돌담만 도로 끝까지 뻗어 있을 뿐이다.

돌담 안쪽은 최근 뜨겁게 달아오른 송현동 부지다. 대한항공이 고급 한옥호텔을 짓겠다며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산 땅이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유행하며 경영이 악화된 대한항공이 매각을 추진하자 서울시가 공원을 조성하겠다고 뛰어들어 '핫 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서울=뉴스핌] 오승주 기자 =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담벼락이 종로문화원부터 직선으로 200여m가량 뻗어 있다. 2020.06.24 fair77@newspim.com

◆역사 깊은 솔고개

송현동은 역사가 깊은 땅이다. 조선 건국초기부터 지명이 등장한다. 태조 7년 4월16일(음력). 태조 이성계가 이렇게 명령한다. "경복궁(景福宮) 좌강(左岡)의 솔(松)이 마르므로, 그 가까이 있는 인가(人家)를 철거하라."

경복궁 좌강(왼쪽)은 지금의 송현이다. 무성한 솔밭에 사람들이 살아 소나무가 말라가기 때문에 근처 집들을 철거하라는 명령이다.

송현을 풀이하면 소나무고개다. 옛 사람들은 솔고개 또는 솔재라고 불렀을 것이다. 종로구청 홈페이지 '종로엔 다 있다'에는 송현동에 대해 솔고개(松峴)가 있어 여기에서 동명이 유래됐다고 설명한다.

조선왕조가 서울을 수도로 삼기 이전에는 자연부락이 형성돼 있었을 것이다. 지금은 율곡로가 가로질러 단절돼 있지만, 조선시대에는 송현동 부지 길 건너 중학동까지 빽빽한 소나무 숲이었다.

태종이 개경 환도 이후 다시 한양으로 돌아왔을 때 정도전이 설계한 경복궁이 싫다고 건설한 창덕궁 사이에서 왕가의 바깥숲 역할을 하면서 왕실에 쓸 소나무를 공급하는 역할도 했다.

보릿고개 때 백성들에게 곡식을 빌려주고 가을에 받는 군자감의 별창(별도 창고)도 있었다. 한국고전종합DB에 따르면 조선왕조의 헌법이자 법률서인 경국대전 호전 군자창 편에는 별창을 두어 잡곡을 헤아려 쌓아 두고 백성들에게 빌려주며, 가을에 빌려 준 본래의 수량을 거둬들인다고 돼 있다. 광통교에 본감 창고, 송현에 별창, 용산에 강창 등이 있었다.

홍순민 명지대 기록정보과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최근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송현의 지리적 의미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했다.

'경복궁에서 창덕궁으로 가려면 삼청동천을 건너 나지막한 고개를 넘어 가야했다. 이 고개가 송현이다. 송현은 서울의 주산인 백악산의 동쪽에 있는, 오늘날 흔히 말바위라고 하는 휴암(鵂巖)에서 남으로 갈라져 내려온 산줄기 끝 부분에 있는 고개다. 동으로는 안국동천, 서로는 삼청동천이 이 산줄기의 경계를 이룬다. 

이 산줄기는 경복궁의 동쪽, 곧 왼편을 보호하는 기능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이 산줄기의 등성이엔 건물을 짓지 못하게 숲을 조성해 나라에서 관리했다.'

[서울=뉴스핌] 대한항공이 호텔부지로 삼성생명으로부터 매입한 송현동 부지. 현재 서울시가 공원화하겠다고 나서며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자료=서울시> 2020.06.24 fair77@newspim.com

◆개국공신 정도전과 망국역신 윤덕영

송현은 조선 건국과 조선 망국을 주도한 두 신하의 이야기를 머금고 있다. 정도전과 윤덕영이다. 조선을 실질적으로 건국한 신하(정도전)는 역신으로 몰려 왕자의 칼날에 목숨을 잃었다. 500여년 뒤 또다른 한 신하(윤덕영)는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는 데 앞장서고 일제하에서 부귀영화를 누렸다.

조선 건국 공신 정도전은 송현에서 목숨을 잃었다. 태조 7년(1398년) 8월 26일, 정도전은 송현에서 태조의 다섯째 아들 이방원(태종)이 일으킨 제1차 왕자의 난(무인정사) 때 목이 베인다.

조선왕조실록은 이렇게 적었다.

'정도전·남은·심효생과 판중추 이근·전 참찬 이무·흥성군 장지화·성산군 이직 등이 임금의 병을 성문한다고 핑계하고는, 밤낮으로 '송현에 있는 남은의 첩의 집'에 모여서 서로 비밀히 모의하여, 이방석·이제와 친군위 도진무 박위·좌부승지 노석주·우부승지 변중량으로 하여금 대궐 안에 있으면서 임금의 병이 위독하다고 일컬어 여러 왕자들을 급히 불러 들이고는, 왕자들이 이르면 내노와 갑사로써 공격하고, 정도전과 남은 등은 밖에서 응하기로 하고서 기사일에 일을 일으키기로 약속했다.'

정도전의 집은 송현의 소나무숲을 지나 중학동에 있었다. 현재 종로구청 자리다. 실록에서는 정도전이 송현에 있는 '남은의 첩 집'에서 이방원을 잡을 '역적모의'를 수시로 연 것으로 돼 있다. 그러다 선제공격을 한 이방원에게 급습을 당해 소나무숲이 무성한 송현에서 삶을 마감한다.

역사는 승자의 입장에서 쓰여질 수밖에 없다. 실록에서는 정도전의 죽음을 희화화했다. 다시 태조 7년(1398년) 8월 26일 기사다. 나라의 기틀을 마련하고 시스템을 구축한 정도전은 이방원 앞에서 죽음을 구걸한다.

'도전이 도망하여 그 이웃의 전 판사 민부의 집으로 들어가니, 민부가 아뢰었다. "배가 불룩한 사람이 내 집에 들어왔습니다." 정안군은 그 사람이 도전인 줄을 알고 이에 소근 등 4인을 시켜 잡게 하였더니, 도전이 침실 안에 숨어 있는지라, 소근 등이 그를 꾸짖어 밖으로 나오게 하니, 도전이 자그만한 칼을 가지고 걸음을 걷지 못하고 엉금엉금 기어서 나왔다. 소근 등이 꾸짖어 칼을 버리게 하니, 도전이 칼을 던지고 문 밖에 나와서 말하였다.

"청하건대 죽이지 마시오. 한마디 말하고 죽겠습니다." 소근 등이 끌어내어 정안군의 말 앞으로 가니, 도전이 말하였다. "예전에 공(公)이 이미 나를 살렸으니 지금도 또한 살려 주소서."

예전이란 것은 임신년을 가리킨 것이다. 정안군이 말하였다. "네가 조선의 봉화백이 되었는데도 도리어 부족하게 여기느냐? 어떻게 악한 짓을 한 것이 이 지경에 이를 수 있느냐?" 이에 그를 목 베게 하였다.'

실록은 '배가 불룩하고 탐욕스러울 정도로 뚱뚱한' 정도전이 죽음 앞에서 이방원에게 "예전에 내가 당신을 한번 살려준 적이 있으니 이번 한번만 살려주오"라고 비루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표현했다. 이에 대해 이방원은 "조선에서 임금 다음의 권력을 가진 당신이 뭐가 부족해 나를 죽이려고 역모를 꾸미느냐"고 꾸짖으며 부하를 시켜 참수한다.

용맹스러운 장수이던 이성계를 앞세워 조선왕조를 세우고 500년 왕조의 시스템을 마련한 정도전은 송현골에서 허무하게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신병주 건국대 교수(사학과)는 정도전의 죽음에 대해 재상중심주의가 왕권중심주의에 패배한 것으로 풀이한다. 신교수가 한국고전번역원에 기고한 '재상이 중심인 나라 조선-정도전의 위험한 구상'(2010년 11월16일)에 따르면 정도전은 자질이 일정하지 않은 국왕이 세습돼 전권을 행사하는 왕권중심주의보다는 천하의 인재 가운데 선발된 재상이 중심이 돼 정치를 펴는 재상중심의 권력을 구상했다.

하지만 이성계의 다섯째 아들(태종)은 영민했다. 신교수는 이방원이 주도한 왕자의 난으로 어린 세자 위에 군림하면서 재상이 주도하는 정치의 실현을 꿈꿨던 정도전의 꿈도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왕실의 땅. 일반 백성은 출입이 허용되지 않던 금단의 솔밭은 1800년대 초반 당시 세도정치로 기세를 올리던 안동 김씨 집안으로 넘어간다. 정확하게는 순조가 둘째딸 복온공주를 시집보내면서 집을 지으라는 명목으로 땅을 하사하며 솔밭은 허물어진다.

기사의 바탕으로 삼는 수선전도는 갑자완산중간본(1864년 전주본)이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복온공주의 혼인은 순조30년 4월에 이뤄졌다. 1830년이다.

[서울=뉴스핌] 수선전도에서 송현과 벽동지역을 확대한 모습. 원래 송현은 벽동과 송현을 합친 넓은 소나무 밭이었다. <자료=서울역사박물관> 2020.06.24 fair77@newspim.com

하사된 송현 북쪽, 복온공주의 저택은 수선전도에서 '벽동'(壁洞)으로 나온다. 복온공주는 혼인 2년만에 사망한다. 이후 공주의 남편 창녕위 김병주 후손이 지켜오던 땅은 1906년 윤택영의 딸(순정효황후)이 황태자비(순종의 황후)로 간택되는 과정에서 해평 윤씨가문으로 넘어간 것으로 역사학자들은 추정한다.

벽동에 대저택이 들어선다. 현재 서울의 중심에 빈 땅으로 남아 이슈로 떠오른 송현동 부지다. 3만6642㎡(1만1084평), 서울시청앞 서울광장의 3배 규모다. 주인은 순정효황후의 큰아버지 윤덕영이다. 바로 옆집에는 윤덕영의 동생으로 형제 친일파인 순정효황후의 아버지 윤택영이 살았다.

윤덕영은 순종을 위협해 한일병합조약에 도장을 찍게한 친일파 중 친일파다. 1910년(경술년) 8월 22일 창덕궁 흥복헌. 대한제국 마지막 어전회의가 열렸다.

내각총리대신 이완용, 시종원경 윤덕영, 궁내부대신 민병석, 탁지부대신 고영희, 내부대신 박제순, 농상공부대신 조중응, 친위부장관 겸 시종무관장 이병무, 이완용의 처남 승녕부총관 조민희의 8명이 순종을 둘러싸고 병합조약에 도장 찍기를 강요했다.

머뭇거리는 순종을 대신해 순정효황후가 옥새를 치마 속에 감추고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큰아버지 윤덕영은 조카를 윽박질러 옥새를 강탈하고 순종을 협박해 미리 작성한 조약에 날인케 했다. 세상은 윤덕영을 비롯한 이들 8명을 경술국적(庚戌國賊)이라 불렀다. 경술년에 나라를 도적질한 자들이라는 뜻이다.

나라를 팔아먹은 댓가로 윤덕영은 부귀영화를 누린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에 따르면 윤덕영은 국권피탈에 앞장선 대가로 병합 직후인 1910년 10월 일본 정부로부터 자작 작위를 받았다. 일제의 전쟁 야욕이 절정에 달하던 1940년 8월애는 중추원에서 조선인으로 최고 지위인 부의장에 올랐다.

대지주로 1929년 충청남도에 토지 100정보(99만1736㎡·30만평) 이상과 1937년 6월 경기도 파주와 안성에 논밭 30정보(29만7520㎡·9만평) 이상을 소유했고, 재산 100만원 이상(1933년 2월 기준)을 가진 대부호였다. 당시 100만원은 요즘으로 치면 200억원이 훌쩍 넘는 금액으로 추산된다.

[서울=뉴스핌] 대한항공이 소유한 송현동 부지의 항공사진. 이 땅은 친일파 윤덕영이 대저택을 짓고 살다 일제가 한국을 수탈하기 위해 만든 조선식산은행으로 넘어간다. 이후 미국 대사관 직원 사택으로 사용되다 삼성생명을 거쳐 대한항공으로 소유권이 넘어 갔다. <자료=서울시> 2020.06.24 fair77@newspim.com

◆주인은 있지만 주인을 찾는 땅

천년만년 대저택을 껴안고 부를 누리며 살 것 같았던 친일파 형제들의 '송현 라이프'는 그다지 길지 않았다. 윤덕영의 벽동 대저택은 일제가 한국의 토지 등을 수탈하기 위해 설립한 조선식산은행에 넘어간다. 순정효황후의 아버지이자 윤덕영의 동생 윤택영도 송현동에 자리잡고 부자로 살았지만, 낭비가 심해 재산을 탕진하고 빚만 늘다 '조선 최고의 채무왕', '부채왕' 등으로 불리던 도중 빚쟁이에 시달리다 중국 베이징으로 도주한다.

일제는 1919년부터 송현동을 차지하면서 식산은행 직원들의 사택으로 활용했다. 1938년 윤덕영의 벽동 대저택을 포함해 현재 송현동 부지를 사택으로 확보했지만 1945년 패망하며 물러났다.

해방 이후 미군이 들어오면서 6·25전쟁을 겪은 뒤 부지는 미국 대사관 직원숙소가 됐고, 1997년 삼성생명으로 소유권이 이전된 뒤 2008년 대한항공으로 넘어갔다.

끝없이 이어질것만 같았던 돌담은 지하철 3호선 안국역 근처에 이르러 북으로 방향을 튼다. 안국빌딩과 돌담 사이에 1차로 샛길이 있다. 돌담은 다시 완만한 오르막을 타고 올라간다. 천천히 3분쯤 걸었을까. 덕성여자고등학교와 덕성여자중학교가 길을 사이에 두고 마주보고 있다. 돌담은 자취를 감췄다. 사라진 돌담을 찾아 오르막을 걷다보면 왼편으로 푸른 동산이 나타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맞닿은 사람 둘 지나가기도 버거운 길이다.

[서울=뉴스핌] 송현동 부지를 둘러싼 좁은 골목길의 담장. 종로구 안국동 안국빌딩 사잇길을 올라간 뒤 덕성여중고 담벼락 끝으로 난 좁은길을 통과하면 국립현대미술관이 나온다. 아래 쪽 샛길을 따라 내려가면 차량 한대가 겨우 지나가는 도로 편에 높은 담벼락이 또다시 자리잡고 있다. 오승주 기자 = 2020.06.24 fair77@newspim.com

한숨 돌리고 아래 쪽을 보니 다시 돌담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승용차 하나 겨우 지나갈 정도의 좁은 길을 따라 아래로 걸어 나오니 차량이 줄을 잇는 큰 길이 나온다. 느지막이 한바퀴 도는데 걸린 시간은 15분 정도. 돌담을 끼고 걷는 동안 번잡스러운 서울 도심은 없었다. 도심 속에서 느끼는 적막감이 낯설었다.

땅에도 팔자가 있다면 송현은 '드센 팔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왕가의 숲에서 세도가문, 친일파 형제, 미국인에 이어 재벌 2곳이 잇따라 소유자로 이름을 올린 땅. 송현동은 주인은 있지만 여전히 아무나 받아들일 수 없다는 듯 주인을 찾는 빈 땅이다.

fair77@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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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설상 첫 金 최가온은 누구 [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한국 스키·스노보드가 오랫동안 꿈꾸던 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은 17세 3개월 여고생이었다.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쓰며,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동계올림픽 금메달을 품에 안았다. 최가온은 1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리비뇨 스노파크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90.25점을 받아 클로이 김(미국·88.00점)과 오노 미쓰키(일본·85.00점)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가 스키·스노보드 종목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따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우승한 뒤 금메달을 깨무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세화여고 3학년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1차 시기 부상을 털고 일어나, 3차 시기에서 클로이 김을 제치고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든 채 미소를 짓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은 이미 국제 무대에선 검증받은 올림픽 금메달 후보였다. 2023년 1월 미국 애스펀 X게임에서 14세 2개월의 나이로 슈퍼파이프를 제패하며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웠고, 한국 최초 X게임 금메달리스트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같은 해 12월엔 월드컵 데뷔전에서 곧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월드 클래스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상승 곡선은 큰 부상으로 한 차례 끊겼다. 2024년 1월 스위스 락스 월드컵 훈련 도중 허리를 크게 다쳐 척추 골절 판정을 받았고, 수술 후 1년 가까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유소년 시절부터 '천재 보더'로 불렸던 10대 선수에게 커리어 전체를 흔들 수 있는 일격이었다. 돌아온 곳도, 방식도 드라마 같았다. 부상을 당했던 바로 그 락스에서 2025년 1월 복귀전을 치른 그는 월드컵 동메달을 따내며 재기에 성공했다. 이후 중국·미국·스위스에서 열린 월드컵 하프파이프를 연달아 제패하며 출전한 월드컵을 모조리 석권하는 신화를 만들었다. 월드컵에서도 1차 시기 부진 후 역전 우승을 여러 차례 연출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얻었고, 그 흐름은 고스란히 올림픽까지 연결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에서 극적인 역전 금메달을 차지한 뒤 시상대에서 눈물을 터뜨리자 클로이 김이 활짝 웃으며 쳐다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이번 대회 결선은 그야말로 최가온 커리어를 상징하는 한 편의 시나리오였다. 1차 시기 두 번째 점프에서 보드가 파이프 턱에 걸리며 크게 넘어졌다. 한동안 일어나지 못한 채 쓰러져 있었고, 의료진이 슬로프 안으로 들어와 상태를 살폈다. 2차 시기를 앞두곤 전광판에 'DNS(출전하지 않는다)'가 잠시 표기될 정도로 기권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그럼에도 그는 두 번째 런에서 다시 슬로프 위에 섰다. 하지만 2차 시기에서도 초반에 또 한 번 넘어지며 점수를 만들지 못했다. 3차 시기를 앞둔 최가온의 점수는 10.00점, 결선 12명 가운데 11위. 반면 올림픽 3연패에 도전하던 클로이 김은 이미 1차 시기에서 88.00점을 받아 여유 있게 1위를 지키고 있었다. 눈발까지 다시 굵어지며 코스가 무거워진 최악의 조건 속에서, 최가온은 무리한 1080도 회전 대신 현실적인 선택을 택했다. 1080도 이상의 초고난도 기술을 덜어내고 900도, 720도 회전으로 루틴을 재구성한 뒤, 세 번째 런을 완주하는 데 모든 걸 걸었다. 결과는 90.25점. 깔끔한 착지와 구성으로 심판 점수를 끌어올리며 단숨에 1위로 도약했다. 이제 남은 건 클로이 김의 마지막 런. 하지만 김은 2·3차 시기 모두 도중에 넘어지며 점수를 보태지 못했고, 결국 최가온의 금메달이 확정됐다.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두 번째 점프 후 보드가 눈 턱에 걸리며 넘어지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리비뇨 로이터=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최가온이 13일 스노보드 여자 하프파이프 결선 1차 시기에서 넘어지자 의료진이 달려와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2026.02.13 zangpabo@newspim.com 최가온의 출발은 거창하지 않았다. 스노보드를 취미로 즐기던 아버지를 따라 보드를 타기 시작했고, 어린 시절엔 피겨 여왕 김연아를 동경해 피겨스케이팅을 먼저 배웠다. 그러다 하프파이프 특유의 공중 연기에 매료돼 보드를 선택했고, 가족의 헌신적인 뒷바라지를 받으며 세계 정상급 라이더로 성장했다. 겉으로는 수줍은 평범한 여고생이지만, 파이프 위에 올라서면 누구보다 승부욕이 강한 선수라는 건 코치와 동료들이 입을 모아 말하는 대목이다. 허리 부상 당시에도 "아픈 것보다 대회에 못 나가는 게 더 속상했다"는 이야기가 나올 만큼, 경쟁과 무대 자체를 갈망하는 타입이다. 이번 금메달로 그는 올림픽 여자 하프파이프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자리에도 이름을 새겼다. 17세 3개월에 금메달을 목에 걸며, 2018 평창에서 17세 10개월로 금메달을 땄던 클로이 김의 최연소 우승 기록을 7개월 앞당겼다. zangpabo@newspim.com 2026-02-13 0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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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파벳 '100년물 채권'에 거품 경고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막대한 자금을 쏟아붓고 있는 알파벳이 영국 시장에서 발행한 100년 만기 회사채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월가 전략가들은 이를 두고 "신용 시장의 사이클 후반부 과열을 보여주는 최신 신호"라며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 12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CNBC에 따르면 알파벳은 지난 10일 영국 파운드화 채권 시장에서 10억파운드 규모(1조9600억 원)의 100년 만기 채권을 발행했다. 이는 알파벳의 첫 파운드화 표시 채권이자 총 200억달러 규모의 다중 통화 자금 조달 계획의 일부다. 이번 100년물 채권에는 발행 규모의 약 10배에 달하는 주문이 몰렸으며 발행 금리는 영국 국채 10년물보다 120bp(1.20%포인트) 높은 수준에서 결정됐다. 알파벳은 지난주 올해 자본지출 규모가 18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경쟁사인 오라클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인프라 지출을 늘리고 있어 빅테크 기업들의 총부채 발행 규모는 향후 5년간 3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윈드 시프트 캐피털의 빌 블레인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거래가 AI 확장을 위해 공공 및 민간 시장에서 조달되고 있는 부채가 역사적인 규모를 벗어난 수준임을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블레인 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적당히 높은 쿠폰(금리)의 100년 만기 채권을 팔 기회를 포착한 점에 대해서는 그들에게 온전한 공로를 인정한다"며 "그들은 영국 보험사와 연기금들이 부채를 충당하기 위해 원했던 수요를 명확히 파악했다"고 말했다. 알파벳.[사진=로이터 뉴스핌]  2026.02.13 mj72284@newspim.com 하지만 그는 이번 100년물 발행이 시장 거품의 증거라고 강조했다. 블레인 CEO는 "나는 100년 만기 채권이 나온다는 사실 자체가 그보다 더 거품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만약 당신이 고점의 신호를 찾고 있다면 비록 그것이 훌륭하게 실행된 거래일지라도 그것은 절대적으로 고점의 신호처럼 보인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블레인 CEO는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의 '부채 축제'의 엄청난 규모에 대한 요점은 과거 내가 보았던 수많은 상황들을 떠올리게 한다"며 "특히 시장이 하나의 테마를 잡고 그들이 무엇을 사고 있는지 정말로 이해하지 못한 채 극단으로 치닫는 상황 말이다"라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알파벳의 이번 움직임이 자금 조달 다각화 차원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리스크를 우려했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나추 초칼링엄 런던 크레딧 책임자는 "알파벳이 AI 자본지출(CAPEX)을 자금 조달하기 위해 시장의 맨 끝단(초장기물)에서 파운드화 발행을 준비한 것은 흥미롭다"며 "그들은 보험사와 연기금 수요를 활용하고 미국 달러 시장의 과포화를 피하기 위해 자금 조달원을 다각화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리미어 미튼의 사이먼 프라이어 채권 펀드 매니저는 100년물 발행이 여전히 "검증되지 않은 바다"라고 경고했다. 프라이어 매니저는 "구매자들은 기술 기업들이 주식 시장에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업계의 본질이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혼란스러운 글로벌 및 현지 정치 환경 속에서 6%를 조금 넘는 수익률에 자금을 묶어두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지니치앤코의 타티아나 그레일 카스트로 공공시장 공동 대표는 이번 발행이 투자자들의 '믿음'에 기반하고 있다고 봤다. 그는 "당신은 그 회사가 향후 100년 동안 이자를 지급하기 위해 존재할 것이라는 점에 올라타는 것"이라며 "이건 매우 드문 일이며 심지어 정부들도 100년 만기 부채를 잘 발행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영화 '빅쇼트'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마이클 버리도 알파벳의 100년물 채권 발행에 우려를 표시했다. 버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알파벳이 100년 만기 채권 발행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런 일이 마지막으로 있었던 것은 1997년의 모토롤라였는데 그해는 모토롤라가 거물(big deal)로 여겨졌던 마지막 해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1997년 초 모토롤라는 미국에서 시가총액 상위 25위이자 매출 상위 25위 기업이었다"며 "오늘날 모토롤라는 매출 110억달러에 불과한 시가총액 232위 기업"이라고 덧붙였다.    mj72284@newspim.com 2026-02-1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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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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