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남북 연락 중단 조치에 실망" 입장에 맞불
리선권 "美 군사적 위협에 대해 확실히 힘 키울 것"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미국이 남북간 연락 중단 등 북한의 최근 행보에 대해 "실망했다"는 입장을 내놓자 북한은 "앞으로 대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치적이 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맞불을 놨다.
12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리선권 북한 외무상은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대답은 명백하다'는 제목의 담화문에서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 없이 미국 집권자가 치적으로 선전할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판문점=뉴스핌] 사진공동취재단 = 2018년 남북 고위급 회담에 참석했을 당시의 리선권 외무상 모습 |
앞서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국내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미국은 항상 남북관계 진전을 지지해왔는데, 북한의 최근 행보에 실망했다"며 "북한이 외교와 협력으로 돌아오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은 최근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우리 정부가 미온적으로 대처한다고 주장하며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등 남북간 모든 연락을 중단했다.
이날 북한이 리 외무상 명의로 발표한 담화문은 미국의 북한 비판에 대한 답장 성격으로 풀이된다.
리 외무상은 "지구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조미(북미)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지만 조선반도 정세는 날을 따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우리는 그간 조미사이의 신뢰구축을 위해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시험발사 중지조치를 선제적으로 취하는 전략적 대용단도 내리고 북부 핵시험장의 완전 폐기, 수십구의 미군 유골송환, 억류돼 있던 미국국적의 중죄인들에 대한 특사실시 등을 했지만 미국은 지난 2년간 도대체 무엇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아울러 "미 합중국을 대표하는 백악관 주인은 '미사일 시험이 없으며 미군 유골들이 돌아왔다', '억류됐던 인질들도 데려왔다'며 때없이 자랑거리로 뇌까려댔는데, 말로는 우리와의 관계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제로는 정세격화에만 광분해 왔다"고 주장했다.
또 "예나 지금이나 미국의 핵선제 공격 명단에 우리 공화국이 올라있고 미국이 보유하고 있는 각종 핵타격수단들이 우리를 직접 겨냥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라며 "그러니 현 시점에서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대통령과의 친분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데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 하는 의문이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현 행정부의 행적을 돌이켜보면 정치적 치적쌓기 이상 아무 것도 아니다"라며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를 놨다.
끝으로 "폼페이오를 비롯한 미국의 정객들은 입만 벌리면 '미국의 변함없는 목표는 조선반도 비핵화'라고 줴쳐대고(외쳐대고) 있다"며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다. 이것이 이것이 6.12 2돐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고 덧붙였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