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중앙지법 구속 전 피의자 심문
최지성·김종중도 함께 영장실질심사 출석
[서울=뉴스핌] 장현석 기자 =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51)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심사에 출석했다. 영장심사 결과에 따라 삼성그룹이 또 다시 '총수 부재' 위기에 직면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오전 10시30분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위반·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를 받는 이 부회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불법 경영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2020.06.08 mironj19@newspim.com |
영장심사에 앞서 이 부회장은 오전 10시 1분 경 검찰 호송 차량을 타고 법원에 도착했다. 남색 계열 정장에 흰 마스크를 착용한 이 부회장은 무표정으로 법정을 향했다.
이 부회장은 '불법 합병 의혹에 대해 정말 보고받거나 지시한 적 있나', '하급자들이 수사 과정에서 보고한 적 있다는 입장인데 여전히 부인하는 입장인가', '3년 만에 구속심사 받게 됐는데 심경 어떤지' 등 질문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이 부회장과 함께 구속영장이 청구된 최지성(69) 옛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 김종중(63)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도 오전 10시3분과 6분 경에 각각 도착해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검찰은 이복현(48·사법연수원 32기) 부장검사를 포함한 수사팀 대부분을 영장심사에 투입해 사안의 중대성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수사를 통해 확보한 미전실 문건 등 자료와 관련자 진술을 토대로 혐의를 입증하고 구속의 필요성을 강조할 예정이다.
이 부회장 측 역시 특수통에 이어 '법원장' 출신 변호인단을 내세워 치열한 법리 싸움에 나설 전망이다. 이들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 불법이 없었다는 점, 글로벌 기업 경영자로 도주 가능성이 없다는 점, 오랜 수사로 관련 자료 대부분이 수집된 점 등을 들며 구속 사유가 없음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또 양측은 자사주 매입 등이 관련 법 규정과 절차에 따라 이뤄졌는지 여부,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국제 기준에 맞춰 처리됐는지 여부 등에 대해서도 공방을 벌일 전망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이복현 부장검사)는 지난 4일 이 부회장에 대해 자본시장법위반(부정거래 및 시세조종), 주식회사등의외부감사에관한법률위반, 위증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를 위해 옛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 행위를 조직적으로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삼성물산 주식 1주를 제일모직 0.35주와 바꾸는 비율을 적용해 주가를 조작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또 검찰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을 앞두고 제일모직 핵심 자회사인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 방식을 변경했다고 보고 있다. 이 과정에서 회사 가치는 4조5000억원 넘게 뛰었다.
이 부회장은 2017년 2월 국정농단 사건으로 구속돼 1년간 수감생활을 하다 2018년 2월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됐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할 경우 이 부회장은 2년 4개월 만에 다시 구속된다.
삼성은 최근 사흘 연속 입장문을 통해 의혹을 적극 방어하며 총력전을 펴고 있다. 전날에는 "경영이 정상화돼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매진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달라"는 호소문까지 발표했다.
한편 이 부회장은 기소가 타당한지 다투겠다며 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한 상태다. 삼성은 구속 심사 결과에 상관없이 법원과 수사심의위 등 사법적 판단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부회장 등의 구속 여부는 이날 밤 늦게 또는 9일 새벽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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