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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정빈 수퍼빈 대표 "폐기물 재활용, 미래 유망 산업 될 것"

기사입력 : 2020년06월04일 11:13

최종수정 : 2020년06월04일 16:06

재활용 쓰레기 버리면 돈 주는 '네프론' 개발…지자체 160대 보급
휴맥스 등 200억 투자받아 1500평 규모 공장 올해 말 완공 예정
"네프론의 폐기물처리 친환경‧디지털, 한국형 뉴딜과 맞닿아"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 = "저희가 개발한 인공지능(AI) 기반 쓰레기 분리 로봇 '네프론'은 캔이나 페트병같이 재활용이 가능한 쓰레기를 버리면 돈을 주는 방식으로 폐기물을 줄입니다. 네프론은 현재 전국 36개 지자체에 160대 있지만, 시범 사업을 시작한 2017년에는 누가 저걸 쓰냐며 투자자는 물론 지자체에서도 부정적이었습니다."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버리면 돈으로 환급해주는 AI 로봇 '네프론'을 개발한 소셜벤처 스타트업 '수퍼빈'의 김정빈 대표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AI나 디지털데이터 정보가 미래 유망 분야로 떠오르고 있지만, 폐기물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시선이 대부분이라 외면당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김정빈 수퍼빈 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휴맥스본사 5층에서 자사가 개발한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버리면 돈으로 환급해주는 AI 로봇 '네프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6.04 justice@newspim.com

수퍼빈이 개발한 '네프론'은 순환 자원을 스스로 판단해 자동으로 선별하고 처리하는 순환자원 회수 로봇이다. AI가 빈 병 72종류, 캔과 페트병은 95% 이상 스스로 인식해 회수하며, 수거된 재활용은 계좌 이체해 현금으로 보상해준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우리가 쓰레기를 버릴 때 플라스틱 등은 분리수거해서 버리는데, 아파트 회계 결산에는 분리수거해서 판 비용이 기타 수익에 들어가 있다"며 "우리가 버리는 유가성 폐기물이 응당한 대가를 지불받아야 한다고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거기다 지금 한국에 있는 폐기물만 처리하는 데 총 100년 걸리며, 소각로와 매각장은 이미 10년 치 예약이 끝났을 정도로 폐기물 문제가 심각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쓰레기 배출량을 줄이고 재활용을 확대하기 위해 2015년 유가성 폐기물을 거래해주는 수퍼빈을 창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퍼빈은 2016년 네프론 개발을 마치고 경기도 과천에서 첫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김정빈 대표는 "설치된 곳에 매일 나와서 사람들에게 써보라고 홍보했는데, 누가 쓰레기를 저기가 갖다 넣느냐 하면서 비판적이라 고정관념을 깨는 데 정말 힘들었다"며 "아이들이 부모한테 돈 벌 수 있다며 캔이나 페트병을 버리지 말라고 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고 털어놨다.

2017년 초 경북 구미시에서 예산 편성해 네프론을 6대 사면서 지방자치단체 등에 본격적으로 보급하기 시작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김정빈 수퍼빈 대표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휴맥스본사 5층에서 자사가 개발한 재활용 가능한 쓰레기를 버리면 돈으로 환급해주는 AI 로봇 '네프론'의 개발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2020.06.04 justice@newspim.com

수퍼빈은 트럭에 네프론을 2대 탑재해 어디서든 편리하게 움직이도록 한 이동식 네프론 '수퍼큐브'도 만들었다.

김정빈 대표는 "행사장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네프론에 버리도록 한 것"이라며 "수퍼큐브는 고정적인 네프론의 한계를 극복하고 보다 많은 사람이 환경을 지킬 수 있도록 전국 방방곡곡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수퍼빈은 버려진 페트병으로 플레이크를 만들어 팰릿을 제작하는 일도 한다. 김 대표는 "페트병을 선별해 세척하고 보일러로 끓이는 작업을 반복하면 플레이크처럼 되는데, 이것을 석유화학 회사들이 사용한다"며 "우리 것은 다른 업체가 만든 것보다 순도가 높아 현재 롯데케미컬과 공급 논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수퍼빈의 2대 주주인 휴맥스와 벤처캐피털 등에 총 200억의 투자를 받아 네프론을 통해 수거한 폐기물을 가공하는 1500~2000평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현재 공장 설계 중이며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완공할 예정이다.

수퍼빈은 올해부터 서울시교육청과 녹번초, 연가초, 국사봉중, 목운중, 성남중, 성암여중, 경복고 등 7개 학교에 '네프론'을 시범 적용하는 놀이형 재활용·에너지교육 사업 '수퍼루키'를 시범 운영한다.

김정빈 대표는 "포인트를 현금으로 전환하는 기존 네프론과 달리, 학생들에게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것"이라며 "현재 코로나19로 학교 개학이 연기됐지만, 서울시교육청에서 추진하는 생태전환 프로그램 일환인 만큼 하반기에는 더 많은 학교에 확대 적용할 거로 본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박진숙 기자=수퍼빈이 서울시교육청과 시범 운영해 연가초등학교에 설치한 '수퍼루키'. '수퍼루키'는 수퍼빈의 네프론'을 놀이형 재활용·에너지교육 사업으로 진행한다. [사진=수퍼빈] 2020.06.04 justice@newspim.com

수퍼빈은 인천 서구 환경산업 연구단지에 테스트 장비 실험실을 갖추고 있다. 6월 5일 '환경의 날' 맞아 4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이 인천 서구 환경산업 연구단지 방문하는데, 이날 수퍼빈은 조명래 장관에게 네프론을 소개할 예정이다.

김정빈 대표는 "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형 뉴딜'은 디지털과 친환경인데, 수퍼빈의 네프론도 폐기물 처리를 AI라는 디지털을 통해 친환경적으로 하다 보니 정부 정책과 부합해 이번에 소개하게 된 것 같다"며 "정부 정책의 직접적인 수혜자는 아니지만, 간접적인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정빈 대표는 "폐기물 처리에 사람을 투입하는 것은 한계가 있고, 폐기물 처리를 AI로 디지털화하는 것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우리가 모든 것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우리가 방아쇠 역할을 해 다른 회사들도 뛰어들어 다음 밸류체인과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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