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석유전쟁] '석유의 황혼'...수요 감소 속에 증산 경쟁으로 시장 붕괴

기사입력 : 2020년04월21일 16:40

최종수정 : 2020년04월21일 16:46

[서울=뉴스핌] 오영상 전문기자 = 미증유의 공급 과잉 속에서 국제유가가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마이너스 37.63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 세계적으로 석유 수요가 감소하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묻지마식 증산 경쟁이 석유시장의 붕괴를 초래했다"며 "석유의 황혼이 더욱 앞당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래픽=김아랑 미술기자]

◆ 유가 폭락은 증산 경쟁 때문

국제에너지기구(IEA)가 15일 발표한 최신 석유시장 월보에 따르면 4월 석유 수요는 전년에 비해 하루 2900만배럴이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공급량의 3분의 1에 가까운 양이다. 5월에도 2600만배럴이 감소해, 올해 후반에 석유 수요가 회복되더라도 연간 수요는 전년비 930만배럴 감소할 전망이다.

석유 수요 감소는 직접적으로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제 활동 정체가 원인이지만, 가격 폭락에 불을 붙인 것은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산유국이 4월부터 시작한 증산 경쟁이라고 신문은 적시했다.

총성 없는 석유 전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개입하면서 하루 970만배럴을 감산하는 합의를 도출해 냈지만, 지금껏 경험한 적 없었던 공급 과잉을 시정하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많다.

일본에너지경제연구소의 고야마 켄(小山堅) 수석연구원은 "우선은 코로나19가 종식돼 가는 움직임이 명확하게 보이고 이에 따라 세계 경제에 조금이라도 밝은 전망이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 산유국들이 한 번 더 감산을 모색하는 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예고된 수요 감소 속에서 산유국들의 판단 미스가 초래한 부작용은 컸다. 데이쿄헤이세이(帝京平成)대학의 스도 시게루(須藤繁) 교수는 "유가 폭락은 사우디의 가격정책 실패 외에는 없다. 명확한 게임 플랜 없이 가격 전략을 발동했다"고 말했다.

원유 배럴[사진=로이터 뉴스핌]

석유 전쟁은 지난 3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과 러시아 등 비회원국 간 감산 협의가 결렬되면서, 사우디가 단번에 25%나 증산에 나선 것이 계기가 됐다.

신문은 "사우디를 이끄는 젊은 실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는 증산을 통해 그동안 감산으로 인해 잃었던 점유율을 회복하려는 노림수가 있었다. 동시에 유가 하락에 의한 수입 감소를 각오하고라도 감산을 거부한 러시아의 책임을 부각시키려는 정치적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맹우인 트럼프 대통령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니라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이란 확신도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확실히 사우디는 산유국들에게 협조 감산의 필요성을 재인식시켰을 뿐만 아니라 미국도 끌어들였다는 점에서 산유국간 파워 게임에서 어느 정도 점수를 얻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뿐 아니라 사우디에도 압력을 가했다. 사우디산 원유에 관세를 매기겠다고 협박해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에 균열이 생겼다. 수급 밸런스는 붕괴되고 시장은 이미 OPEC의 손을 벗어나버렸다.

미국 텍사스주(州) 미드랜드 인근에 위치한 퍼미안 분지에서 원유 펌프가 작동하는 모습. 2017.03.05 [사진= 로이터 뉴스핌]

◆ "코로나19로 석유 종말 당겨질 것"

유가 하락세가 해소되지 못하면 코로나19 위기가 한창인 상황에 협조 감산을 거부했던 러시아나, 묻지마 증산으로 가격 경쟁의 방아쇠를 당긴 사우디는 석유시장의 조정역으로서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문제는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석유 수요가 위기 전 수준으로 회복될지 여부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코로나19로 세계는 변화의 기로를 맞고 있다.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출퇴근이 없어지고, 세계 각지에서 열리는 국제회의는 화상회의로 대체될지도 모른다. 사회 구조적으로 이동에 필요한 에너지 수요가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IEA는 석유 소비가 2030년 쯤 정점을 맞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용으로 한정하면 2020년대 후반 피크를 맞을 것으로 예측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코로나19는 이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goldendo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폭스콘 "AI 데이터센터, 단계 건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세계 최대 전자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이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함께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가 최대 100메가와트(MW) 규모로 단계적으로 건설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류양웨이 폭스콘 회장은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2025 컴퓨텍스 타이베이' 기조연설에서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 만큼, 단계적으로 구축할 것"이라며 "1차로 20메가와트 규모로 시작한 뒤, 40메가와트를 추가로 설치할 예정이며, 궁극적으로는 100메가와트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는 전날 엔비디아가 대만을 대표하는 제조 기업 TSMC·폭스콘 및 대만 정부와 함께 초대형 AI 생태계를 대만에 구축한다고 발표한 데 따른 후속 설명이다. 2024년 10월 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폭스콘 연례 기술 전시회에 전시된 폭스콘 전기이륜차 파워트레인 시스템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2025.05.14 kongsikpark@newspim.com 류 회장은 "전력은 대만에서 매우 중요한 자원"이라며 "공급 부족이라는 표현은 쓰고 싶지 않지만, 이를 감안해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부지를 분산하는 방식으로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시설은 대만 남서부 가오슝시에 우선 들어서며, 나머지는 전력 여건에 따라 다른 도시로 확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류 회장의 키노트 무대 위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깜짝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황 CEO는 "이번 AI 센터는 폭스콘, 엔비디아, 그리고 대만 전체 생태계를 위한 시설"이라며 "우리는 대만을 위한 AI 팩토리를 만들고 있다. 여기에는 대만의 350개 파트너사가 참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AI 데이터센터는 고성능 컴퓨팅 인프라 확보를 통해 AI 학습 및 추론 속도를 크게 높이고, 대만 내 AI 산업 생태계 전반에 걸쳐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koinwon@newspim.com 2025-05-20 23:40
사진
[단독] 삼성전자 '엑시노스 부활' 이 기사는 5월 21일 오전 10시04분 프리미엄 뉴스서비스'ANDA'에 먼저 출고됐습니다. 몽골어로 의형제를 뜻하는 'ANDA'는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과 도약, 독자 여러분의 성공적인 자산관리 동반자가 되겠다는 뉴스핌의 약속입니다.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와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플래그십 모델에 자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엑시노스'를 탑재할 계획인 것으로 확인됐다. 오는 7월 공개 예정인 폴더블 신제품에는 '엑시노스 2500·2400', 내년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2나노 공정의 '엑시노스 2600'이 적용될 예정이다. 시장과 제품 포지셔닝에 따라 퀄컴 칩셋과 병행 탑재하는 이원화 전략이 병행된다. 삼성전자 엑시노스 [사진=삼성전자] 21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삼성전자는 오는 7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공개할 폴더블 스마트폰에 엑시노스 칩셋을 일부 탑재한다. 삼성은 또 내년에 출시하는 갤럭시 S26 시리즈에는 엑시노스 2600을 부분 탑재할 계획이다. 해당 칩셋은 2나노 공정이 처음으로 적용되는 제품이다. 업계 관계자는 "갤럭시 Z 플립7에 엑시노스 2500, 보급형인 Z 플립7 FE에 2400이 각각 탑재될 예정"이라며 "상위 기종인 Z 폴드7에는 S25와 동일하게 퀄컴의 스냅드래곤8 엘리트가 들어간다"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26 시리즈의 경우 북미·한국·중국·일본 등 주요 시장에는 퀄컴의 새로운 칩(스냅드래곤8 엘리트2)을, 유럽 및 기타 글로벌 시장에는 자체 칩셋인 엑시노스 2600을 교차 탑재하는 것이 현재 계획"이라며 "단, 고성능이 요구되는 울트라 모델은 전량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분기보고서를 통해 "상반기에는 3나노, 하반기에는 2나노 모바일향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갤럭시 S25 울트라. [사진=삼성전자] Z 폴드7과 S26 시리즈의 칩셋 탑재 방식 차이는 제품 포지셔닝에 따른 것이다. 폴드 시리즈는 플립 보다 상위 라인업으로 분류돼 퀄컴 칩셋을 적용하고, 유럽 등에서는 엑시노스를 투입해 성능을 검증하는 방식을 채택했다. 울트라 모델의 경우 상위 기종인 만큼 지역에 관계없이 퀄컴 칩셋을 탑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이 엑시노스를 자사 제품에 탑재하는 것은 시스템LSI와 파운드리 사업부 실적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올해 1분기 두 사업부는 각각 1조원대 적자를 낸 바 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에 플래그십 SoC(System on Chip)를 공급하지 못했고, 파운드리는 계절적 수요 약세와 고객사 재고 조정으로 인한 가동률 정체로 실적이 부진했다. 하지만 자체 칩셋 적용은 내부 수요를 통한 생산 가동률 확보, 공정 검증 및 설계-제조 일원화 구조를 유지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민감도가 낮은 시장을 중심으로 엑시노스 경쟁력을 확보하며 중장기적으로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는 것으로 관측된다"며 "엑시노스의 성공은 사업부 실적은 물론 향후 시장 주도권 확보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삼성 입장에선 중요한 문제"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측은 엑시노스 탑재와 관련해 "고객사와 관련된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답변했다. aykim@newspim.com 2025-05-21 14: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