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선거유세 중 "전 국민 50만원 지급" 주장
김재원 "상위 30% 지급 반대…예산 항목 조정해야"
조경태 "여당이 하자는대로 하면 된다…논란 없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긴급재난지원금 논의가 시작된 가운데 미래통합당 지도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당초 황교안 전 통합당 대표는 선거운동 과정에서 전 국민을 상대로 50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하자고 했지만, 김재원 통합당 의원 등 일부 당 지도부에서는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반대하고 있다.
4·15 총선에서 참패를 당한 통합당이 '황교안 흔적 지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통합당 지도부에서는 긴급재난금 재원을 국채 발행 대신 예산 항목 조정을 통해 마련해야 한다는 것에 이의는 없지만, 당초 정부안대로 소득 하위 70%로 할 것이냐, 더불어민주당의 의견대로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를 두고 이견을 보이는 것이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권한대행(오른쪽)과 김재원 정책위의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미래통합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미래통합당 의원총회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2020.04.20 dlsgur9757@newspim.com |
서울 종로에 출마했던 황 전 대표는 지난 5일 선거유세 중 "전 국민에게 1인당 50만원을 즉각 지급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선거운동 내내 꾸준히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해왔다.
그러나 황 전 대표가 물러난 뒤 다른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인 김재원 통합당 정책위의장은 20일 오전에 열린 비공개 최고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코로나19 사태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언 발에 오줌누기 식 국채 발행으로 소비 여력이 있는 상위 30%까지 (긴급재난지원금) 지급하는 것은 소비진작 효과가 없고 경제활력을 살리는 데 큰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방향을 잡는다면 소득 하위 가구에 지급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소득이 높은 가구에 100만원씩 준다고 소비가 나아지지 않는다. 상위 30% 가구까지 100만원을 지급하는 것은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장은 "우리 당은 지금까지 국채 발행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며 "대신 코로나19 사태로 예산 집행이 어려워져 집행이 불가능한 예산 항목을 조정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김 위장과 마찬가지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인 장제원 통합당 의원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은 재난지원금에 대한 끝도 없는 생색내기를 즉각 중단하라"며 "정부가 제시한 하위 70%안으로 빨리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이어 "사실 하위 70%도 과하다"며 "하위 50%정도가 적당하다고 보지만, 또 다시 갑론을박으로 시간을 끈다면 그 피해가 국민들께 간다. 정부 원안을 수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심재철 미래통합당 대표 권한대행, 조경태 최고위원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귓속말을 나누고 있다. 2020.04.17 kilroy023@newspim.com |
반면 기존 입장을 고수하는 의원도 있다. 조경태 통합당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주장하는 전 국민 100만원 지급과 관련해 "여당이 이번에 국회를 잡았으니까 하자는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며 "논란은 특별히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4·15 총선에서 경기 동두천시·연천군 재선에 성공한 김성원 통합당 대변인은 한 매체와의 통화에서 "재난지원금 전 국민 지급은 통합당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발언을 두고 논란이 일자 이날 오후 본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개인적인 의견일 뿐"이라며 말을 바꿨다.
통합당은 이날 의원총회를 열고 4·15 총선 참패 수습 방안 마련을 논의했다. 그러나 의총에 참여한 통합당 의원들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조기 전당대회 개최 등에 관련된 현안만 오고갔을 뿐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심재철 당대표 권한대행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국채 발행은 안 했으면 좋겠다"면서 "재난지원금을 주는 데 누가 반대하나. 액수나 방식이 문제"라고 답했다. 여당과 합의를 봤냐는 질문에는 "아직 논의 중"이라며 즉답을 회피했다.
이만희 원내대변인 역시 "그 상황(재난지원금) 자체가 논의되지 않았다"며 "지도체제, 당 문제가 논의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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