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등 주요국과 추가 통화스와프 체결 시사
[서울=뉴스핌] 백지현 기자 =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을 이끈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이 쓸 수 있는 수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있다. 필요한 것을 준비해놓고 상황에 맞게 써나가겠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20일 한국은행 본관 출근길에서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효과 및 배경에 관련해 기자들과 질의응답을 진행했다.
이 총재는 이번 계약을 통해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불안도 달러 자금 수요 증가에 기인한 것이기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완화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는 "적어도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해서 무너지는 것은 막아야 겠다"며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니 유동성 자체는 풍부하게 끌고가서 신용경색을 막겠다. 그게 바로 중앙은행의 역할"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한미간 통화스와프체결이 비교적 신속히 이뤄진데 대해선 제롬 파월 연준의장에 대한 감사를 표하기도 했다. 이 총재는 "미국이 상당히 신속하게 움직였다.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파월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해 대단히 감사를 표하고 싶다"고 전했다.
이 총재는 또한 일본 등 여타 주요국과의 추가적 통화스와프 체결의 뜻을 비쳤다. 그는 "과거에 소위 주요국인 캐나다와 스위스와 맺은 바 있고, 일본과의 통화스와프도 의미는 있다"며 "앞으로 소위 중앙은행간의 금융협력 차원에서,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주요국과의 협력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0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 출근하고 있다. 2020.03.20 alwaysame@newspim.com |
◆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 어제 한‧미 통화스왑 체결 규모가 2008년보다 두 배 증가했는데 체결 배경과 체결이 갖는 의미, 기대효과 등 총평 부탁드린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안전자산인 미 달러화 수요가 급증했고 이에 따라 국내금융시장에서도 달러부족, 그에 따른 환율상승 등 시장 불안이 나타났다. 그러다 보니 기축통화로서의 달러의 기능이 제약받는 상황이 되고 어느 한 나라의 금융시장 불안이 다른 나라로 전이돼서 이것이 전체 금융시장 불안으로 이어지니까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달러화에 대한 부족현상을 완화해야겠다는 판단이 있었다. 한국으로서도 달러공급이 필요한 상황이었고, 현재 외환시장의 불안도 결국 달러 수요 증대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국내 외환시장 불안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유하고 있는 외화보유액이나 전체 외화자산에 적절한 수준인가?
▲갖고 있는 외환보유고는 적정성은 판단하는 기준을 댔을 때 대체로 적절하다.
-통화스왑과 별개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외환보유액이나, 특히 환율 방어에 이용되는 외환자산이 적절한 수준인지, 어떻게 평가하시나?
▲현재 가지고 있는 외환보유고는 적정성을 평가하는 여러 기준을 볼 때 대체로 적절한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스왑 체결 후 자금이 바로 공급될 텐데 어떤 규모로,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공급될 것인지요? 그리고 스왑 계약기간이 최소 6개월인데 향후 연장될 가능성이 있는지요? 그리고 일본이라든지 다른 국가와의 추가 스왑 체결 계획은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미 연준과 어제 합의한 것은 계약서를 체결하기로 합의한 상황이고 곧바로 계약서 작성에 들어가야 한다. 조건이라든가 법적인 여러 고려할 사항들이 있고, 이것을 곧바로 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2008년에 한 예가 있기 때문에 과거보다는 시일이 단축될 것으로 본다. 계약서가 작성이 되면 곧바로 시장에 공급할 것이지만 그때까지 시차는 물론 조금 있을 것이다.
합의서를 보면 최소 6개월로 되어 있다. 2008년에 스왑 체결하고 계약이 1년 3개월 정도 존속됐다. 이를 감안하면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일단 6개월이기 때문에 6개월 이후의 시장 상황을 보고, 분명한 내용은 담지 않았지만 2008년의 예로 봤을 때 시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상황이다.
물론 기축통화국인 미국과의 통화스와프가 갖는 의미가 크고 영향도 크고 제일 중요하다. 하지만 여타국가와의 통화스왑도 외환시장의 안전판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여전히 중요하다. 과거에 주요국인 캐나다와 스위스와 스왑을 맺은 바도 있고 그런 의미에서 지적하신 대로 일본과의 통화스왑도 의미가 있다. 앞으로 중앙은행간의 금융협력 차원에서, 그리고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더 강화한다는 측면에서 주요국과의 협력을 높일 수 있는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이다.
-앞서 설명해주셨는데 미 연준에서도 달러스왑을 체결하려는 의지가 강했다고 보도가 되고 있다. 미 연준이 통화스왑 계약에 빠르게 나온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시고 혹시 이번 코로나 사태가 미국 금융위기나 신용경색 상황으로 번질 우려가 큰 상황이라 보시는지 궁금하다.
▲미국이 물론 적극적으로, 또 신속하게 대응한 게 맞다. 아까 처음에 제가 말씀드렸듯이 지금 국제금융시장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위험회피 심리, 안전자산 선호가 높아졌고 특히 안전자산 중에서 미 달러에 대한 수요가 높아져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가 부족한 상황이 생기니까 아무래도 기축통화국의 입장에서 보면 기축통화가 기능하는 데 제약을 받고 있다는 판단이 서서, 물론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여러 국가가 요청을 했다. 우리는 또 우리 사정이 어려우니까 스왑 체결 필요성을 요청한 거고, 미국 입장에서도 기축통화로서의 기능을 조금 더 한다는 그런 필요성이 같이 작용했다고 본다. 이번에 미국이 상당히 신속하게 움직였다. 저희들이 협의도 빠른 시일내 마무리지었고, 미국이 이렇게 신속하게 움직인 것은 기축통화국으로서, 그리고 기축통화국의 중앙은행으로서 리더십을 보여준 대표적인 예라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파월 의장의 신속한 결정에 대해 대단히 감사를 표하고 싶다.
-일각에서는 이번 코로나 위기가 2008년 금융위기와 달리 실물경제에서 금융위기로 전이되는 성격이 있기 때문에 이번 스와프계약 체결도 사실은 예전보다는 효과가 제한되는 것이 아니냐 이런 우려도 나오는 게 사실이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
▲이번 스와프의 가장 큰 목적은 국제금융시장에서의 달러 부족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지금 그것 때문에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것을 완화하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었고요, 금융위기로 간다든가 하게 되면 또 다른 상황이다. 그럼 연준은 또 다른 것으로 대응하겠다. 이번에 여러 나라와 통화스왑을 체결한 것은 아까 말씀드린 그런 목적으로, 금융위기에 직접 대응한다는 것이 아니다. 물론 지금 대상이 된 나라들이 국제금융시장에서 어느 정도 비중이 있는 나라다. 그런 나라에서 금융시장 불안이 미국으로 다시 스필오버(spill-over)되는 그런 걸 차단하는 의미도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달러 부족에 따른 시장의 불안심리를 잠재우는 게 일차적인 목적이다. 금융위기나 신용위기는 미 연준이 또 따른 방법으로 대처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다.
-이번에 스왑 체결이 전격적이었다. 통화스왑이 체결된 과정에 대해서도 관심이 많다. 언제 제안하시고, G20 회의때 파월 의장과 면담도 하셨다고 들었는데 막전막후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양자면담 과정을 소상히 밝히는 건 조금 적절치 않아 보인다. 물론 사우디 리야드에서 양자회담을 했다. 그것은 아무래도 한국의 금융시장 상황, 그리고 당시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경제적 영향 이런 걸 상당 기간 한국에 관해서 자세히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한국의 시장 상황에 대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기로 했다. 그 후에 BIS 총재회의, 물론 컨퍼런스콜로 진행했지만요, 그런 기회도 있었다. 아무래도 연준 의장과는 늘 접촉할 수 있는 관계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제가 아무래도 BIS 이사회의 같은 멤버니까. 수시로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는 라인이라고 할까요 그런게 되어 있으니까 아무래도 협의하기 좋았다. 며칠 사이에 실무협의가 상당히 빠른 시일내 이루어질 수 있었던 것도 그런 관계가 작용한 점도 있다. 아무튼 미 연준에서 파월 의장이 상당히 신속하게 액션을 취해준 결과다.
-정부가 금융시장 불안에 대응해서 채권안정펀드 조성을 하겠다고 했는데 한은도 RP 대상증권에 은행채를 포함하는 조치를 취했습니다. 과거에 했었던 은행 자본확충펀드 지원이나 국책은행 지원 등 특별대출을 실시하는 계획도 검토하고 계신지요?
▲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한국은행이 응분의 역할을 하지 않았나? 그때 경험이 생생하게 남아있고 그래서 이번에는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도 상황이 더 엄중하다고 본다. 그래서 저희들은 한국은행이 할 수 있는, 쓸 수 있는 정책 카드를 모두 다 테이블에 올려놓았다고 이야기했는데 그런 수단이 다 준비가 되어있고, 검토해 왔다. 테이블에 올려놓았다 말씀을 드리고 그때 상황에 맞게 쓰는 것이다. 은행 자본확충펀드 말씀을 하셨는데 지금은 은행의 자본 적정성은, 자본 상황은 양호하다. 거기까지 갈 상황이 아니니까. 만일 그런 상황이 된다면, 예를 들면 만일 은행의 자본적정성에 문제가 있다든가 떨어진다든가 하는 상황이 생기면 저희들도 거기에 맞는 조치를 취할 거고. 지금은 그것이 아니다. 지금은 채권시장안정펀드가 먼저 중요하다. 아무래도 실물경기로부터 비롯된 것이니까. 그것이 채권에 영향을 주고, 특히 회사채같은 경우 신용도가 떨어지는 회사채, 가령 프라이머리 CBO(P-CBO)라든가 옛날에 했던, 쓸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준비해놓고 상황에 맞게 써 나가겠다.
-그런 모든 카드에 대한 검토는 끝났고 적기에 쓸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는 것인가?
▲그렇다. 한국은행이 쓸 수 있는 카드는 저희들이 다, 늘 컨틴전시 플랜 차원에서 쓸 수 있는 수단은 다 리스트업 해놨다. 수단마다 상황에 맞춰서 써야 되니까, 그래서 미리 무슨 카드 이런 걸 다 여기서 다 말씀드릴 수는 없는 것이고. 한국은행이 쓸 수 있는, 법상 제약이 있는 것은 안되지만, 그런 수단은 당연히 저희들이 준비해 놓아야 되지 않겠나? 그런 준비는 되어있다 말씀드린다. 어떻든 한국은행이 기본적으로, 특별대출도 말씀하셨는데, 한국은행이 기본적으로 유동성을 공급하는 데다. 그래서 적어도 금융기관이 유동성이 부족해서 제 역할을 못하는 일은 막아야겠다. 금융기관에다가. 물론 저희들이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하니까, 유동성 자체는 풍부하게 끌고 가서 가급적 신용경색이 일어나는 일은 없도록. 그게 바로 중앙은행의 역할이다. 위기 시에는 그런 역할이 요구되는 것이니까요. 그런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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