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ICT

속보

더보기

펄어비스 '당일 권고사직' 논란...게임 업계 고질병 또 터졌다

기사입력 : 2020년03월19일 13:39

최종수정 : 2020년03월19일 13:39

퇴사자들 "명분 없었다...사인할 수밖에 없어"
"활황기 지난 게임업계 구조도 영향 미쳐"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게임 업계 고질병인 '권고사직' 논란이 또 터졌다. '펄어비스'가 정규직 및 계약직 직원들에게 갑작스러운 권고사직을 요구하면서다. 퇴사자들은 "명확한 이유도 알 수 없었다"고 하소연하고 있어 게임 업계 고용불안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지 귀추가 주목된다.

[제공=펄어비스]

◆퇴사 시그널 없었다...'보안상' 이유로 당일 "짐 빼!"

19일 직장인 익명게시판 어플리케이션 '블라인드' 게시글 및 추가 제보에 따르면, 펄어비스의 신작 개발팀 직원 8명 이상이 최근 인사팀으로부터 '권고사직'을 요구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사측이 성과에 따른 구체적인 수치나 이유가 아닌 '소통', '협업 불가' 등의 추상적인 사유를 퇴사 권고 이유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퇴사 권고 이전에 별다른 경고 조치를 받은 적은 없고, 인사평가도 본인이 직접 작성하는 '일일 업무 보고(팀별로 다름)', '한 해 역량평가' 등이 전부였다는 설명이다.

퇴사권고를 바로 수용하고 당일 짐을 뺄 수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선 사측에서 '보안 문제'를 언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근로자가 권고 사직을 받아들일지 말지를 결정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복수의 제보자는 "성과 평가는 스스로 한 게 전부다. 연봉협상 인상률 등을 통해 본인의 성과를 대충 점쳐왔다. 결과적으로 역량이 올랐는지 내려갔는지 등 구체적인 것에 대해선 말해준 적 없다"며 "팀장과 면담 때 그간의 평가가 좋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고사직을 권한다는 말을 들은 뒤 인사팀과 면담 후 퇴사하거나 바로 인사팀에 불려가 권고사직 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다"고 절차를 설명했다.  

아울러 "인사팀에서 퇴사를 권고하며 문서(계약서)를 가져간 뒤 고려해보라고 했지만 별 의미가 없다는 말을 들었다"며 "회사가 그나마 상황을 봐 줘서 1개월분의 월급을 추가로 준다고 했지만, 회사가 지원하던 월세 등 사내 복지가 끊기면서 재정적으로 난감해질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적어도 해고일 30일 전에 이 사실을 당사자에게 알려야 하고, 그렇지 못한 경우엔 한달 치 임금에 해당하는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펄어비스 측은 "대량 권고사직 소문은 사실과 다르고, 권고사직의 경우 정식 절차를 따르고 있다"면서 "이번 이슈에 대해 내부 프로세스를 점검해 개선할 부분에 대해서는 적극 보완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사진 = 조정한 기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산하 넥슨 지회 '스타팅포인트'가 지난해 넥슨 판교 사옥 광장에서 '고용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giveit90@newspim.com

◆게임업계 구조 문제도 있어..."제조업 잣대로 보면 안 돼"

게임 업계는 이 같은 고용불안 문제로 지난 2018년 잇따라 노조를 설립했다. 게임업계 활황기로 불리던 2000년대 초엔 게임 개발 프로젝트와 일자리가 많았지만, 성숙기 혹은 침체기로 접어든 최근엔 효율성에 초점을 맞춘 기업 운영 및 게임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그 결과 게임업계 구조조정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은 노조를 설립하면서 ▲정규직이 정년을 보장받지 못한 채 권고사직 형태로 일자리를 잃는 문제 ▲회사는 신규 프로젝트 폐지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근로자의 능력 탓으로 몰아가는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해 넥슨은 신규 및 진행 중인 게임 프로젝트를 다수 폐지하면서 대규모 인사 조치를 단행한 바 있다. 권고사직 논란이 일었지만 업무 재배치로 사건이 일단락된 바 있다.

또다시 파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상황은 안타깝지만 게임 업계의 구조적 특성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게임사는 인적 자원, 창의성, 팀워크 등이 업무 성과, 더 나아가서는 기업 운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구조라는 이유에서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교수)는 뉴스핌과의 인터뷰에서 "게임산업이 성장기가 아닌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고용문제가 자주 언급되고 있다"며 "게임사들이 수익성을 따지는 단계로 진입하면서 공격적으로 게임 개발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로자들이 새로운 회사나 프로젝트를 찾아 떠나기 더욱 힘든 환경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기에는 게임을 개발하는 곳이 많았고, 게임 개발에 따른 보상도 컸다. 근로자들도 자유롭게 이동하며 성취감을 느꼈지만, 게임 업계가 하락기, 침체기에 접어들면서 신규 프로젝트도 줄어들다 보니 본인에게 맞는 곳을 찾아 떠나기도 더 힘들어진 상황"이라며 "구조적인 문제로 회사도 개인도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게임업계 고용불안 문제가 이어지며 정치권 역시 이 문제에 관심을 두고 있다. 게임사 출신인 류호정 정의당 비례대표 후보는 펄어비스 고용불안 의혹에 대한 제보를 받아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정치권 관계자 역시 "게임 업계 고용 문제 등 전반적인 실태를 파악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giveit90@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美, 인텔 이어 삼성도 지분 내놔라?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반도체법(CHIPS Act)상 보조금을 활용해 인텔 지분 확보를 추진 중인 가운데, 삼성전자와 대만 TSMC 등 다른 반도체 기업에도 같은 방식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은 삼성전자, 마이크론, TSMC 등 미국 내 공장 건설과 투자를 진행 중인 반도체 기업들을 상대로,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 시절 약속된 정부 보조금 제공과 맞바꿔 지분을 확보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현실화하면 글로벌 반도체 업계에 파장이 불가피하다. 미국 정부에 지분을 넘기고 싶지 않다면 보조금을 포기해야 할 수 있는데 이 경우 기업들의 순익 전망과 투자 계획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 미국의 산업정책이 정권에 따라 오락가락한다는 업계의 불만과 비난 또한 커질 수 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성격상 귀담아 들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 러트닉 장관은 CNBC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거래에서 실질적 이익을 얻어야 한다고 본다"며 "왜 1천억 달러 규모의 기업에 돈을 줘야 하는가. 우리는 약속한 보조금을 지급하되, 그 대가로 지분을 받아 미국 납세자들에게 혜택을 돌릴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확보할 경우 최대 주주가 될 수 있지만, 러트닉 장관은 "경영권에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조치는 전례가 없는 것이며, "이는 대기업에 대한 미국의 영향력 확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게 될 것"이란 진단이다.  로이터는 "마이크론은 인텔에 이어 반도체법 보조금을 가장 많이 받는 미국 기업이며, 삼성전자와 TSMC 역시 주요 수혜 대상"이라며 "이번 검토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직접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6월에도 비슷한 조치가 있었는데, 트럼프 정부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승인 조건으로 '황금주(golden share)'를 확보해 주요 경영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삼성전자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 공장 건설 현장. [사진=삼성전자] wonjc6@newspim.com   2025-08-20 08:31
사진
"10개 석화기업 NCC 370만톤 감축"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위기에 처한 석유화학 업계에 대해 강도 높은 '자구노력'을 요구했다. 업계가 제출한 계획에 대한 진정성 여부를 판단한 후 금융, 세제 등 종합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공개했다. 구 부총리는 2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산경장)를 주재하고, 10개 석유화학 기업과 사업재편 협약을 체결했다. 이재명 정부의 첫 산경장이다. 이번 협약은 최대 370만톤 규모의 설비(NCC) 감축을 목표로 연말까지 각 사별로 구체적 사업 재편 계획을 제출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협약식에는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 대한유화, 한화솔루션, DL케미칼, GS칼텍스, HD현대케미칼, S-OIL 등 10개사가 참석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정부 경제성장전략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0 pangbin@newspim.com 구 총리는 "중국·중동 등 글로벌 공급과잉이 예고됐는데도 국내 석화 업계는 과거 호황에 취해 오히려 설비를 증설했다"며 "고부가 전환까지 실기하며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고 질타했다. 이어 "이제 첫걸음을 뗀 것일 뿐 갈 길이 멀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예고했다. 구 부총리는 "기업과 대주주가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바탕으로 구속력 있는 사업 재편·경쟁력 강화 계획을 빠르게 제시해야 한다"며 "당장 '다음 달'이라도 계획을 제출하겠다는 각오로 속도감 있게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유화학 업계가 정부에 제출한 계획이 진정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규제완화, 금융, 세제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구 부총리는 "사업 재편을 미루거나, 무임승차하려는 기업에 대해서는 정부 지원 대상에서 배제하는 등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과거 뼈를 깎는 구조조정 과정을 거쳤지만, 현재 활황을 보이는 조선업은 '좋은 선례'라고 소개했다. 그는 "조선업은 과거 고강도 자구 노력이 열매를 맺어 세계 1위로 재도약하고,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도 결정적인 기여를 했다"며 "조선업의 발자취를 따라간다면 석유화학산업도 화려하게 재도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wideopen@newspim.com 2025-08-20 13:15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