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약국에 240만장 공급"…서울서 받았다는 약국 없어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정부가 전국에 있는 약국 2만4000곳에 마스크를 공급한다고 발표했지만 약국에서는 마스크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주겠다는 마스크를 구경도 못한 약사들은 답답함을 토로했다. 정부 발표만 믿고 마스크를 사러 온 손님들은 빈손으로 약국을 빠져나오는 상황이다.
2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약국 8곳을 취재한 결과 정부가 약속한 마스크를 받은 약국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T약국의 약사는 "어제 공적 마스크를 주겠다는 발표를 들었다"며 "현재까지 받은 마스크는 1개도 없고 언제 주겠다는 연락을 받은 것도 없다"고 말했다.
여의도성모병원 인근 D약국의 약사 또한 "약사회에서 28일부터 순차적으로 약국에 마스크를 공급하겠다는 안내를 받았다"면서도 "마스크는 지금 단 1개도 없고 공적 마스크도 받은 게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인근에 있는 한 약국에서 마스크 품절 소식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한태희 기자] 2020.02.28 ace@newspim.com |
병원 근처에 있는 다른 약국도 비슷한 사정이다. 특히 마스크 도매업체로부터 '물량 준비가 아직 안 됐으니 기다리라'는 연락을 받은 약국도 있었다.
영등포구에 있는 성애병원 근처 N약국의 약사는 "마스크 도매업체 G사으로부터 손님들에게 마스크가 언제 들어오는지 말하지 말라는 내용과 물량이 확보되면 따로 문자를 주겠다는 연락만 받았다"며 "공적 마스크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지하철역 인근 약국도 마스크 품절 상황이 이어지기는 마찬가지다. 지하철 1호선 대방역 6번 출구 인근 S약국은 출입문 앞에 '영업 종료. 마스크(방역용) 품절 중입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S약국 약사는 "정부가 어제 발표한 내용을 봤는데 하나도 실행되는 게 없다"며 "다른 약국에 가도 마스크를 사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님을 빈손으로 돌려보내는 약사나, 허탕 친 손님이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이날 아침에만 마스크 문의전화 수십통을 받았다는 성애병원 인근의 S약국 관계자는 "손님들이 오히려 우리한테 화를 낸다"고 하소연했다. T약국의 약사는 "약국에 오는 손님 70%가 마스크를 찾고 있다"며 "약국에서 마스크를 쌓아두고 있는 것 아니냐고 화를 내는 분도 있다"고 토로했다.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서울 영등포구 성애병원 인근에 있는 한 약국에서 공적 마스크 입고 예정일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한태희 기자] 2020.02.28 ace@newspim.com |
한편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27일 오후 서울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하루에 마스크 500만장을 농협 하나로마트와 우체국, 약국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특히 전국에 있는 약국 2만4000곳에 점포당 100장씩 240만장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정부는 일일 생산량과 일일 수급 동향, 일일 판매동향 등을 매일 모니터링해서 신속히 대응하겠다"며 "마스크 수급이 원활히 이뤄지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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