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인터뷰] '기생충' 곽신애 대표 "좋은 영화는 마음을 울리죠"

기사입력 : 2020년02월21일 17:14

최종수정 : 2020년02월21일 17:25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이제 정말 끝났어요. 어제 청와대 갔다가 키 스태프들까지 모여서 마지막 저녁을 먹었죠. 차에 있던 오스카 트로피도 꺼내와서 한 번씩 쥐어 보고요(웃음)."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52)가 다시 취재진을 만났다. 곽 대표는 2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갖고 그간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지난해 5월부터 약 10개월간 이어진 긴 여정을 마친 그의 얼굴에는 기쁨과 후련함이 교차했다.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사진=CJ엔터테인먼트]

'기생충'은 앞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시작으로 제77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2회 미국 영화배우조합상 앙상블상(작품상) 등을 휩쓸었다. 지난 10일에는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오스카)에서 최고상인 작품상을 비롯해 감독상, 각본상, 국제장편영화상을 받으며 한국은 물론 세계 영화사를 새로 썼다. 곽 대표에겐 오스카 작품상을 수상한 아시아 최초의 여성 제작자란 타이틀이 붙었다.

"사실 지금은 잘 모르겠어요. 그저 신기하죠. '최초가 나라고?' 이런 느낌이에요. 또 '기생충'이 오스카까지 오면서 워낙 최초를 많이 했잖아요. 그래서 더 자각이 없는 듯해요. 어제 송(강호) 선배도 농담처럼 여기 최초가 아닌 사람이 없다고 했죠. 특히 놀랐던 상은 역시나 칸과 오스카죠. 게다가 이 둘을 함께 받았으니 끝판왕 느낌이에요(웃음)."

곽 대표는 오스카 수상을 예견했냐는 질문에 "국제장편영화상에 하나 더 있다면 각본상이 유력하지 않을까 했다"면서도 "예측보단 희망이었다"고 털어놨다.

"현지에서 관심은 정말 컸어요. (봉준호)감독님과 송 선배의 인기는 현빈(곽 대표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핫'한 스타가 누구냐고 물었다) 저리가라였죠(웃음). 유력 경쟁작은 수많은 예측 사이트, 언론이 말했듯 '1917'이었어요. 아카데미가 변화와 정통 중 뭘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했고 후자일 경우 큰 용기와 결심이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죠."

[로스앤젤레스 로이터=뉴스핌] 장주연 기자 = 제92회 아카데미시상식에서 4관왕에 오른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위)과 곽신애 대표 2020.02.10 jjy333jjy@newspim.com

오스카 캠페인 과정을 놓고는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곽 대표는 물론, 한국 영화가 처음 겪는 일이라 힘든 순간도 있었지만 분명 그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오스카 후보 중 초대형 블록버스터는 없죠. 그 영화들은 정확한 성수기 시즌에 나와요. 오스카는 다양성, 특별함에 주목하죠. 영화산업이 활성화된 미국이 자신들의 산업을 붐업시키고 선순환하는 구조를 만드는 과정이랄까요. 캠페인 시작할 때 작품상에 노미네이트되면 극장수가 무조건 1000개, 상을 받으면 2000개가 된다고 했는데 진짜 그렇게 됐죠."

수익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칸영화제 이후 국내 상영으로만 투자금 이상을 회수한 '기생충'은 오스카 트로피까지 품으면서 엄청난 매출을 올렸다. 박스오피스 모조 기준, 21일까지 '기생충'은 전 세계에서 2억105만5038달러(약 2430억원)를 벌어들였다.

"매출에 대한 관심은 항상 뜨겁죠. 근데 외부에서 생각하는 만큼 큰 수익을 내진 않았어요. 수치로 나온 건 '기생충'의 총 수익이지 우리의 수입이 아니죠(웃음). 정확한 배분율은 말할 순 없지만, 반은 각 나라의 극장이 가져갔죠. 여기에 배급 수수료, 홍보비 등도 있고요. 결국 가장 큰 수익을 누린 건 각 나라에서 이 작품을 먼저 알아본 사람들이죠."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사진=CJ엔터테인먼트]

사실 곽 대표는 봉준호 감독처럼 유년시절부터 영화인을 꿈꾼 씨네필이 아니다. 그를 영화계로 부른 건 정성일 영화평론가(전 키노 편집장). 대학에서 국문학을 전공한 곽 대표는 학부 졸업 후 출판대행사에 취업했다. 이후 드라마 외주제작사로 이직했고 그곳에서 정성일 평론가를 처음 만났다.

"영화에 대한 로망이 없었어요. 그냥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죠. 책도 스토리텔링이 있는 것만 읽었어요. 만화책, 장르물, 하이틴 로맨스 등 종류는 다양했죠. 영화 공부를 본격적으로 한 건 정성일 편집장의 제안으로 영화 잡지 키노로 간 후죠. 1년 정도 창간 준비를 했는데 그때 한국어 영화 관련 책은 다 봤어요. 대학을 또 다니는 기분이었죠(웃음)."

약 3년 후 곽 대표는 키노에서 나와 청년필름, LJ필름, 신씨네 등에서 영화 마케터와 프로듀서로 일했다. 그리고 2010년 바른손 영화사업부 본부장과 바른손필름 대표를 거쳐 2015년 바른손이앤에이 대표가 됐다.

"영화 일을 하면서 힘들 때도 많았죠. 남편(정지우 감독)도 영화를 하니까 아이 키울 때 특히 힘들었어요. 그땐 '엄마가 국어선생님 하라고 했을 때 말을 들어야 했다'고 후회도 했죠(웃음). 출산하고 3개월 뒤 바로 복귀했는데 아들 걱정에 눈물이 나더라고요. 여느 워킹맘들처럼 아이 찾으러 어린이집에 제일 마지막으로 가던 때도 있었고요."

[서울=뉴스핌] 장주연 기자 = 영화 '기생충'의 제작사 바른손이앤에이 곽신애 대표 [사진=CJ엔터테인먼트] 2020.02.21 jjy333jjy@newspim.com

고난의 시간을 견뎠기에 결국 그는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곽 대표는 '기생충'의 영광은 잠시 내려두고 제자리로 돌아가 제작 일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했다. 특히 올해는 뜻이 맞는 여성 영화인들과 좋은 작품을 만들고 싶다. 

"제게 좋은 영화는 머리가 아닌 마음, 감정을 움직이는 거죠. 그게 클수록 좋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스펙터클이 없다고 지루한 영화는 아니죠. 앞으로도 이런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무엇보다 지난해 상업, 독립영화에서 모두 여성 제작자와 감독의 활약이 컸던 만큼 그들과 함께 스쳐 가는 작품이 아닌, 오래 남을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jjy333jjy@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대통령 "아내 현명치 못한 처신 사과…특검, 수사 후 부실 있을 때 하는 것" [서울=뉴스핌] 박성준 김가희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의혹에 대해 "제 아내의 현명하지 못한 처신으로 국민께 걱정 끼친 부분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윤 대통령은 야당의 특검요구에 대해서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 2년 국민보고 및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특검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에 대한 의견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검찰에서 수사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검찰 수사에 대해서 어떤 입장 또는 언급을 하는 것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오해가 일어날 수 있기 떄문에 거기에 대해서는 제가 따로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공정하고 엄정하게 잘 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스핌]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를 하고 있다.[사진=ktv 캡처 ] 2024.05.09 photo@newspim.com 이어 "특검 문제는 제가 지난 1월에 재의요구를 했지만 검찰 또는 경찰의 수사가 봐주기 의혹이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특검을 하는 것이 맞다고 야당도 주장해 왔다"며 "특검이라고 하는 것은 일단 정해진 검경, 공수처 등 기관의 수사가 봐주기나 부실 의혹이 있을 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도이치(모터스)니 등 사건에 대한 특검 문제도 지난 정부 2년 반 정도 사실상 저를 타겟으로 검찰에서 특수부까지 동원해서 치열하게 수사했다"며 "그런 수사가 지난 정부에서 저와 제 가족을 봐주기 수사를 했다는 것인지, 봐주기 수사를 하면서 부실하게 했다는 것인지, 저는 거기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윤 대통령은 "그 자체가 모순이라고 생각한다. 특검이라고 하는 것을 20여년 넘도록 여러 차례 운영해왔지만 그런 관점에서 여야가 의견 일치를 보고 해온 것"이라며 "지난번 재의요구에서 했던 특검에 대해서는 지금도 여전히 할 만큼 해놓고 또 하자는 것은 특검의 본질이나 제도 취지와는 맞지 않는, 어떤 면에서는 정치 공세 정치 행위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진상을 가리기 위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 그런 생각은 여전히 가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parksj@newspim.com 2024-05-09 10:49
사진
[단독] 2005년 이후 '의사고시' 본 외국 의사 424명…헝가리·우즈벡 순 많아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지난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우리나라 '의사 고시'에 응시한 외국면허 의사는 총 424명으로 파악됐다. 이중 절반은 불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별로 헝가리와 우즈베키스탄 출신이 가장 많았으며, 미국, 독일, 호주가 뒤를  이었다. ◆ 정부, 의사 고시 면제 추진…외국면허 응시자 늘어날 전망 10일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과 보건복지부에서 제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가고시 불합격 현황'에 따르면, 외국의대 졸업생이 국내 의사시험에 응시했다가 합격한 비율은 50.7%에 불과하다. 지난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총 424명의 외국면허 의사가 국내 의사 예비시험(1차 시험)에 응시해 235명이 합격, 합격률은 55.4%였다. 또 예비시험을 거쳐 국가고시(2차 시험)에 응시한 사람은 288명이며 이중 합격자는 215명이었다. 예비시험을 본 외국면허 의사중 국가고시까지 합격한 비율은 절반 수준인 50.7%에 머문 것이다(표 참고). 의사 국가고시는 '의사가 될 자격'을 판단하는 시험이다. 현행 외국 의사 면허 소지자는 '의료법 제5조'에 따라 복지부가 정한 인정 기준에 해당하는 외국 의대를 졸업한 뒤 국내에서 의료 활동을 하려면 국내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해 의사 국가시험에 응시하는 자격을 확보해야 한다. 이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으로 치러지는 '의사 국가고시'를 봐야 한다. 정부는 지난 8일 의사집단행동으로 인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외국에서 면허를 딴 의사들도 보건 의료위기 '심각' 단계에서는 국내에서 진료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내용의 '의료법 시행규칙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이에 따라 국내 의사고시를 봤으면 탈락했을 외국의대 졸업자들이 대거 의료 현장에 투입될 전망이다.  '외국의대 예비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을 보면 헝가리 출신 응시자가 18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이 71명으로 뒤를 이었고 영국 27명, 미국 23명, 독일 21명, 호주 18명, 러시아 16명 순이었다.  헝가리는 이중 79명이 불합격해 불합격률이 41.7%를 기록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절반이 넘는 40명(56%)이 불합격했다. 미국도 불합격률이 69.5%(16명)에 달했다.  '외국의대 국가고시의 국가별 현황(2005~2023)'도 헝가리가 119명으로 가장 많았다. 우즈베키스탄(38명), 영국(21명), 독일(18명), 호주(15명)가 뒤를 이었다. 필리핀은 11명이 응시해 10명이 불합격하고 1명만 합격했다.   신 의원은 "외국 의대를 졸업하고 한국에서 국가고시를 다시 보는 이유는 외국에 있는 의료와 한국의 의료 간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라며 "(환자의) 인종과 지역 특성에 따라 질병 양상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 의원은 "한국 의료에 대해 얼마나 이해하고 있고 준비가 돼 있느냐는 국가고시를 통해 보는데 자격이 되지 않은 사람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것은 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은 사람이 의료 행위를 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는 것"이라며 "현 정부의 정책은 국민의 의료 이용을 열악하게 만들고 불편한 상황을 초래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국가별 의료 수준 달라…"의료체계 후퇴" 우려 신현영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국가별 외국의대 국내 의사면허 최종 불합격 비율 현황(2005~2023)'에 따르면 30개국 중 불합격률 50% 이상을 차지한 나라는 총 17개국으로 절반이 넘는다. 특히 필리핀은 응시자의 97%가 불합격했다. 미국 84.8%, 우크라이나‧폴란드 75%, 일본 68%, 우즈베키스탄‧벨라루스‧브라질 66.7%, 독일 58.7%, 호주 55.2%, 러시아 55%, 헝가리 52.1%, 오스트리아‧아일랜드‧르완다‧프랑스‧남아프리카공화국 50%, 파라과이 46.7%, 볼리비아 33.3%, 영국 31%, 뉴질랜드‧스위스‧이탈리아‧체코‧카자흐스탄‧몽골 0%다. 나머지 4개 나라는 응시하지 않았다. 외국 의대 졸업자의 국내 의사 국시 불합격률이 높은 반면 한국 의사국시 전체 불합격률은 10% 수준이다. 2022년 국내 의사 국시 합격률은 상반기 97.6%, 2022년 하반기 95.9%다(표 참고) 외국과 한국 의대 불합격률이 차이가 나는 원인은 국내 의대의 경우 4∼6년마다 한 번씩 점검해 의학교육 적합성을 관리하기 때문이다. 반면 외국의대는 국내 의사 국가고시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인증받고 난 후 관리·감독 시스템이 전무한 수준이다. 신 의원은 "(외국 의사를 도입하는 정부 방안은) 오히려 의료체계를 후퇴하게 만드는 판단"이라며 "국민도 자격을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 진료받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외국 의사가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대학 학제와 교과과정, 학사관리 등이 우리나라 해당 대학 수준과 비교해 동등하거나 그 이상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sdk1991@newspim.com 2024-05-10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