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출산이 여행 주목적인 경우 비자 거절 가능
의료 목적엔 재정 능력 증명해야
[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임신한 여성에 여행 비자 발급을 제한하면서 원정출산 막기에 나섰다.
미 국무부는 23일(현지시간) 임신한 여성이 여행 비자로 미국을 여행하는 것을 까다롭게 만드는 새 규정을 발표했다. 이번 규정은 내일(24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규정은 비자를 발급하는 영사에게 비자 신청자의 미국 방문 주요 목적이 아이를 미국에서 낳아 시민권을 얻으려는 것으로 판단될 경우 비자를 거부할 것을 요구한다. 다만 AP통신에 따르면 영사는 합법적으로 비자 신청자가 임신했는지를 물을 수 없다.
또, 미국에서 출산을 염두에 두고 비자를 받으려는 신청자들은 단순히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서가 아니라 미국에 치료 목적으로 입국한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이들을 또 다른 의료 목적 방문자와 마찬가지로 치료와 거주를 위한 재정적 능력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는 그동안 미국 이민자를 줄이려는 노력을 지속해 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부모의 시민권 여부와 관계없이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아기에게 시민권을 부여하는 속지주의 원칙이 부당하다고 보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에 출산을 목적으로 입국하는 것이 불법은 아니지만, 미국에서는 원정 출산을 지원하는 불법 업체들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과거에 이들 업체는 비자 사기나 탈세 문제로 법적 제재를 받기도 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에서 출산으로 자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하는 주요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것이 오락이나 여흥의 타당한 활동으로 보지 않는다"며 이 같은 정책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강경한 이민법을 요구하는 보수단체 이민연구센터(The Center for Immigration Studies)에 따르면 지난 2012년 3만6000명의 외국인 여성이 미국에서 출산한 후 출국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무부는 이번 정책 시행으로 원정 출산과 관련한 불법 활동이 제거될 것으로 기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로이터 뉴스핌] |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