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직원 한진칼 파견 놓고 대한항공-KCGI 공개 대립각
KCGI 선전포고에 최근 조현아 전 부사장·반도건설 3자 회동도 재주목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향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강성부펀드)가 공개적으로 대립각을 세우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KCGI가 조 회장 누나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 측과 최근 3자 회동을 벌인 사실이 알려진 만큼, 이들의 연대설에도 더욱 무게가 실리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조원태 한진 회장 [사진=뉴스핌DB] 2020.01.15 iamkym@newspim.com |
◆ 3자 회동설 이후 선전포고...'반(反)조원태 연대' 현실화되나
22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KCGI와 대한항공은 전날 서로 입장문을 주고받으며 한 차례 신경전을 벌였다.
앞서 전날 KCGI는 최근 조 회장이 오는 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연임 작업을 위해 대한항공 임직원을 한진칼로 파견했다는 의혹과 관련, 입장문을 내고 "총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대한항공의 임직원까지 동원하는 전근대적인 행태에 개탄을 금한다"며 날 선 비판을 가했다.
최근 조 회장이 대한항공 임직원들을 한진칼에 파견했는데, 이를 두고 조 회장이 경영권 유지를 위해 우호 세력을 포섭하는 등 선제 조치에 나선 것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공식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그러자 대한항공도 즉각 반박 입장문을 통해 "한진칼에 대한 직원 파견은 그룹 내 인력 교류에 해당되는 적법한 전출"이라며 "타 기업에서도 통상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적법한 방식"이라고 맞받아쳤다.
일각에서는 꾸준히 한진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위협해온 KCGI가 조 회장과 공식적으로 대립각을 세운 것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다. KCGI는 한진칼 지분 17.29%를 가지고 있는 1대 주주다.
특히 KCGI는 이번 사태를 언급하며 조 회장의 경영능력은 물론, 과거 행태에 대해서도 전방위적인 비판을 가하는 등 대립 구도를 공식화 했다.
더욱이 KCGI가 최근 조 회장의 집안 내 경쟁자로 분류되는 조 전 부사장, 새로운 캐스팅보트로 떠오른 반도건설과 3자 회동을 벌인 사실이 알려진 뒤여서 이번 '선전포고'는 더 주목을 받고 있다.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한 배를 타고 조 회장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힘을 얻고 있다.
[서울=뉴스핌] 구윤모 기자 = 한진칼 지분구조 [그래픽=홍종현 미술기자] 2020.01.15 iamkym@newspim.com |
◆복잡해진 주총셈법...조현아 측 "상황 지켜보는 중"
현재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6.49%이며 반도건설은 8.28%다. 여기에 KCGI의 지분 17.29%를 합치면 총 31.98%에 달한다. 최근에는 경영참여를 선언한 반도건설이 한진칼 지분을 더 사들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반면 조 회장은 자신의 지분 6.52%에 어머니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5.31%,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 6.47%, 특수관계인 4.15%, '백기사'로 분류되는 델타항공 지분 10%를 합쳐도 32%대에 불과하다. 간신히 조 전 부사장 측을 앞선다. 물론 조 회장과 조 전 부사장이 대립할 경우, 이 고문과 조 전무가 어느 편에 설지도 미지수다.
결국 조 회장이 가족 내 화합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을 중심으로 한 반대진영의 협공을 받는다면 경영권 유지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회장 측과 KCGI의 이번 신경전과 관련, 조 전 부사장 측은 우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조 전 부사장 측 법률대리인 법무법인 원은 "해당 내용은 보도를 통해 접했다"며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며 공식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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