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부 "신한은행 직원 채용의 기초 무너뜨려"
윤승욱 부행장,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채용비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조 회장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울동부지법 형사합의11부(손주철 부장판사)는 22일 신한은행 채용 과정에서 지원자 점수 조작 등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회장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신한은행 채용 과정에서 면접위원에게 위임된 업무는 채용 업무와 별개로 그 자체로 보호 가치를 지닌다"며 "1차와 2차 면접에 응시할 정당한 사유가 없는 면접자가 면접에 응시하게 하는 행위는 위계에 해당하며 면접위원이 수행하는 적정성과 공정성이 저해됐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피고인의 사건 범행은 면접위원 업무방해를 넘어서 신한은행 채용 전형의 기초를 무너뜨린다"며 "이런 행위가 만연하면 신한은행 채용에 대한 신뢰가 훼손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부는 합격자의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맞추는 등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공소 사실에 기재된 기준과 달리 남녀를 차별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2019.12.13 yrchoi@newspim.com |
재판부는 이날 같은 혐의로 기소된 윤승욱 전 신한은행 인사·채용 담당 그룹장 겸 부행장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신한은행 인사부장인 김모 씨에게는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200만원을, 또 다른 인사부장인 이모 씨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및 벌금 10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당시 채용 실무자였던 박모 씨는 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았다.
조 회장과 윤 전 부행장 등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채용 과정에서 외부 청탁을 받은 지원자나 전·현직 임원 자녀를 별도로 관리해 점수를 조작한 혐의로 기소됐다. 채용 과정에서 합격자들의 남녀 성비를 인위적으로 조작한 혐의도 받았다.
1심 판결이 나오자 조 회장은 즉각 항소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조 회장은 선고 이후 "결과가 아쉽다"며 "공소 사실에 대해 45차례 걸쳐 소명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를 통해 공정한 심판을 받겠다"고 강조했다.
조 회장은 "함께 동거동락했던 후배들이 이렇게 돼 미안하고 마음이 무겁다"며 "회장 이전에 선배로서 안타깝다"고도 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18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조 회장에게 징역 3년에 벌금 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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