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PK(부산·울산·경남) 7명 vs TK(대구·경북) 0명
김형오 공관위원장 "물갈이 아닌 판갈이 할 것"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4·15 총선을 앞두고 자유한국당 부산·경남(PK) 지역 현역 의원들의 불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한국당 텃밭'인 대구·경북(TK) 지역 의원들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당 지도부가 인적 쇄신을 위해 용퇴를 권유하는 상황에서도 TK 의원 중에선 아직 한 명도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았다.
18일까지 PK 지역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한국당 의원은 총 7명이다. 김도읍(부산 북강서을)·김무성(부산중영도)·김성찬(경남 창원진해)·김세연(부산 금정)·김정훈(부산 남구갑)·여상규(경남 사천남해하동)·윤상직(부산 기장) 의원이다. 6선의 김무성 의원부터 초선의 윤상직 의원까지 선수도 다양하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2019.11.15 leehs@newspim.com |
◆ 불출마 선언 PK 7명 vs TK 0명...요동치는 PK 보수 여론
한국당 내 PK 현역 의원 수는 총 22명(부산 11명·경남 11명)이다. 세 명 중 한 명 꼴로 PK 의원들이 당의 인적쇄신을 위해 과감히 용퇴한 것.
3선의 김세연 의원은 불출마 선언하며 "한국당은 수명이 다했다"고 직언했다. 4선의 김정훈 의원은 "국민에게 일말의 희망이라도 주기 위해선 당을 완전히 환골탈태시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한국당 TK에서는 불출마 의사를 밝힌 의원이 없다. 한국당 TK 의원은 총 19명(대구 8명·경북 11명)이다. 그나마 초선인 곽상도(대구 중남구) 의원이 "당이 원하면 불출마하겠다"며 조건부 불출마 의지를 내비쳤다.
정치권에서는 한국당 TK 의원과 PK 의원의 온도 차가 확연히 나타나는 이유로 지역 여론 차이를 꼽는다. 여전히 한국당 우호 여론이 높은 TK와 달리 PK에서는 한국당에 대한 민심이 요동친다는 것이다. 최근 출마 의사를 밝힌 홍준표 전 대표는 "PK는 전통적으로 한국당 지역인데 최근 흔들리는 지역이 됐다"고 했다.
최근 치러진 몇 차례 선거가 이를 입증한다. 2017년 19대 대선 당시 PK 지역 득표율 1위는 문재인 대통령(37.6%)이었다. 홍준표 한국당 당시 대선 후보는 33.3%의 득표율을 얻으며 2위에 그쳤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부산시장·경남지사 모두 민주당이 차지했다.
PK 지역에서 한국당에 대한 여론이 흔들리면서 PK 의원들은 쉽사리 당선을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다. 심지어 현재는 보수가 사분오열되면서 선거 지형마저 한국당에게 불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PK 의원들은 지역 여론을 돌리기 위해서라도 당의 쇄신에 앞장설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다만 TK 의원들도 할 말은 있다. 텃밭이라는 이유로 공천때마다 물갈이가 심해 대부분이 초재선 의원들이다. 초재선에게 과한 책임을 요구하는 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만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0.01.17 leehs@newspim.com |
◆ 김형오 공관위원장 "물갈이 아닌 판 갈이 할 것"
결국 한국당 내부에서는 인위적으로 '쇄신의 칼날'을 휘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형오 한국당 공천관리위원회 위원장은 전날 "공천 때마다 물갈이를 하라고 했더니 물은 전혀 갈지 않고 물고기만 갈았다"며 "이젠 판을 갈려고 한다. 새로운 물고기들을 많이 영입하는 작업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총선기획단은 이미 4·15 총선 공천 과정에서 현역 의원의 30%를 컷오프하고 50%를 물갈이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김 위원장은 "한국당 의원 중 12명이 불출마 선언을 한 것으로 아는데 정말 미안하고 감사하다"며 "이분들 결단이 결코 헛되지 않아야 겠다는 생각"이라고 했다.
한편 한국당에서는 TK와 PK 의원을 제외하고 추가로 5명의 현역 의원이 불출마 선언을 했다. 김영우(경기 포천시가평군)·유민봉(비례)·조훈현(비례)·최연혜(비례)·한선교(경기 용인병) 의원 등이다. 황교안 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우리 당의 의원들이 12명 불출마 선언하며 변화가 시작됐지만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sunja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