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진 최초 행안부 지정 마을기업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
자연산 미역채취 인력 양성·생태관광프로그램 개발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자연산 돌미역'은 예로부터 진상품으로 알려진 경북 울진지역 대표적인 해산특산물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자연산 미역의 대표적 주산지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봉개마을'의 해녀 미역채취 작업. [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특히 울진의 최북단에 자 잡고 있는 자그마한 해촌인 고포마을과 죽변항을 배태한 전통 포구인 죽변 '봉개마을'에서 생산되는 '고포미역(고포 돌곽)'은 동국여지승람이나 조선왕조실록에도 자주 등장할 만큼 맛이 뛰어나 진상품으로 자리잡은 "조선의 특산물이자 울진의 명품"이다.
그러나 최근 자연산 돌미역 생산의 주역인 '해녀(海女)'가 고령화되고 희소화되면서 돌미역 생산 또한 위기로 내몰리고 있다. 돌미역철에 미역채취 담당인 해녀 인력이 해마다 줄어들자 자연 해촌의 소득도 큰 타격을 입는 등 울진 해산물 브랜드 가치도 점차 약화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
울진군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 올해부터 미역철인 3~4월 무렵, 울진군 내 어촌계에 자연산 돌미역 채취 담당인력인 해녀 인건비를 지원하지만 이 또한 미봉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울진지역의 특산물인 자연산 미역 생산을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채취인력 양성프로그램이 절실하게 요구되고 있는 셈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자연산 돌미역 주산지인 경북 울진 죽변면 '봉개마을'의 해녀 미역채취 작업.[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바다 속에서 사장돼 가는 자연산 미역의 브랜드 가치를 지키고 지속적인 미역생산 기술을 이어 해촌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려는 모임이 있어 주목된다.
최근에 행정부 주관의 마을기업으로 선정된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가 그 주인공이다. 마을기업을 만든 이들은 모두 울진 자연산 미역의 대표적 주생산지인 죽변 봉개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란 잠녀 등 어민의 자녀들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울진군 최초의 행안부 지정 마을기업인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에 참여한 죽변면 봉수마을 주민들의 자연산 미역 채취작업.[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여기에 고령임에도 여전히 '물질'에 나서는 베테랑 잠녀 3명도 참여하고 있다.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는 지난 6월 7일 경북도 심사위원회에서 현장점검 및 대면심사로 1차 선정된 데 이어 7월 3일 행정안전부 현장실사를 거쳐 최종 관문인 2차 심사까지 통과하고 지난 8월 9일 울진군과 공식으로 마을기업 육성을 위한 약정을 맺었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마을기업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 이윤덕 대표 [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마을기업 탄생을 주도해 온 이윤덕 대표의 꿈은 야무지다.
이 대표는 "봉개 앞 바다에서 생산되는 돌미역은 전국 최고의 명품으로 이름나 있다. 그러나 최근 이를 채취하는 잠녀들이 고령화되면서 소중한 바다 자원이 사장되고 있다. 특히 우리 봉개마을을 먹여 살린 미역 생산이 저조하자 오랜 전통을 가진 마을공동체 마저 붕괴되는 위기에 놓여 있다"면서 "도시로 나기지 않고 마을을 지키며 살고 있는 봉개마을의 청장년들이 이렇게 사장돼 가는 미역 자원을 되살리고 이를 통한 마을공동체 복원을 위해 어업법인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봉개바다' 마을기업의 구성원은 모두 10명. 이들은 행안부의 마을기업 선정을 위해 부단한 발품을 팔았다. 울진군에는 행안부 주관의 마을기업 선정 사례가 없는 탓에 멀리 대구와 안동, 청주 등지의 마을기업 선발 사례를 찾아 운영 목표와 방법을 학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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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들 마을기업은 전통적인 미역채취 어로기술을 그대로 복원하기 위해 오동나무를 어렵게 구해 '떼배' 4척을 제작하고 마을의 유휴지를 임대해 저온냉장·냉동시설도 갖췄다.
'떼배'는 무동력선으로 자연산 돌미역 채취 운반에는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어구이다. 봉개마을 사람들은 예부터 오동나무로 '떼배'를 제작해 자연산 미역 채취와 잠녀들이 '물질'로 얻는 전복, 소라, 성게, 톳 등 해산물을 포구로 운반해 왔다.
이들 마을기업이 전통 어구인 '떼배'에 주목하는 것은 오로지 자연산 미역 운반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이를 활용한 '생태관광체험 프로그램' 을개발하기 위해서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자연산 돌미역과 성게, 전복 등 해산물의 보고인 경북 울진군 죽변면 '봉개마을' 앞 바다. [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특히 울진군이 죽변항과 봉개마을, 후정해수욕장을 잇는 '해상 스카이바이크'와 연계해 봉개마을 바다를 생태체험관광지로 조성하겠다는 야심찬 꿈이 담겨 있다.
해상스카이바이크는 내년 상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마을기업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로고도 제작하고 마케팅 전략도 학습했다.
마을기업이 내건 목표는 의외로 소박하다.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가 내건 운영 방향은 △우리나라 최대 자연산돌미역 및 해산물 주산지인 울진 죽변면 봉수동의 돌미역 등의 상품화, 명품화 사업추진으로 마을소득증대 및 마을공동체 복원 △전통어로 채취설비 구축으로 문화자원화를 통한 도어교류 체험관광 활력증진 △봉개바다자원의 융복합산업화를 위한 경영체 조직화를 통한 마을공동체 일자리 창출 △어촌마을공동체의 신 소어업 경영체 조직화를 통한 마을공동체 정체성 확립 등이다.
이들은 내년 3월 자연산 미역채취 시기부터 본격적인 경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울진=뉴스핌] 남효선 기자 = 마을기업 '봉개바다,돌미역 두레'가 전통어로 복원과 생태관광프로그램 활용을 위해 최근 제작한 '떼배'.[사진=남효선 기자] 2019.12.9 nulcheon@newspim.com |
이들이 구상하고 있는 브랜드는 자연산 돌미역, 성게알(운단), 식해(喰醢), 민들조개를 비롯 죽변 앞바다에서 나는 해초 가공식품 등이다.
또 마을기업의 본래적 가치를 훼손시키지 않기 위해 가공 식품 생산 전 과정에 봉개마을 주민들을 참여시킨다는 계획이다.
이 대표는 "연령에 관계없이 노동력만 있다면 생산 과정에 참여시켜 일자리 창출과 함께 정체성을 갖도록 유도해 마을공동체를 복원할 계획"이라고 강조한다. 정당한 노동의 댓가를 통한 참여가 공동체 복원의 지름길이라는 게 이 대표의 생각이다.
'봉개바다' 돌미역두레는 내년 3월부터 본격적인 상품 생산 등을 통해 행안부의 2차년도 재심사를 거치는 등 마을기업의 성장 토대도 다진다는 계획이다.
울진군도 이들을 주목하고 있다. 행안부 지정 마을기업은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가 처음 사례이기 때문이다.
김종한 울진군 일자리경제과장은 "'봉개바다, 돌미역 두레'는 울진군위 첫 사례로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지속적으로 마을기업을 육성 발전시켜 고령화돼 가는 농어촌 지역에 실질적인 수익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지역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특성에 맞는 마을기업 발굴·육성에 대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nulche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