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청와대의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의 칼끝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향하고 있다.
이미 김경수 경남도지사,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는 끝마쳤다. 검찰이 이번 주 조 전 장관을 소환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그간 가족 관련 검찰 수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던 조 전 장관이 이번엔 입을 열지 관심이 모아진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이정섭 부장검사)는 조 전 장관 소환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인 일정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주 내로 소환이 이뤄질 확률이 높다. 유 전 부시장의 구속기한이 15일 만료되기 때문이다. 검찰은 구속기한 만료 전까지 유 전 부시장 기소 여부를 결정해야만 한다.
[과천=뉴스핌] 정일구 기자 = 장관직 사퇴 의사를 밝힌 조국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후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를 나서고 있다. 앞서 조 장관은 이날 "검찰개혁을 위한 '불쏘시개' 역할은 여기까지입니다"라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 2019.10.14 mironj19@newspim.com |
검찰은 그간 다른 주요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마무리했다. 검찰은 지난주 김경수 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소환 조사했다.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천경득 청와대 선임행정관 역시 조사했다. 아울러 백원우 전 비서관과 박형철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이인걸 청와대 특별감찰반장,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등 의혹의 핵심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조국 민정수석 지시로 감찰이 중단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다수 확보했다.
결국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특감반 보고 체계 정점에 있던 조 전 장관에 대한 조사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세간의 이목이 조 전 장관의 입을 향하는 가운데 일각에선 조 전 장관이 여느 때처럼 진술거부권을 행사하고 입을 꾹 다물 확률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조 전 장관은 그간 자녀 입시 비리 등 가족 관련 수사에서 진술거부권을 적극 행사해왔다. 검사의 신문에 일절 답하지 않았다. 조 전 장관은 "혐의 전체를 부인하는 상황에서 일일이 답변하고 해명하는 것이 구차하고 불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며 "법정에서 모든 것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려 진실을 밝히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검찰이 한편에선 조 전 장관이 이번엔 입을 열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분석도 나온다. 당시 특감반 관계자들이 조 전 장관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조 전 장관이 검찰 조사에서 적극 변론하지 않는다면 자신이 모든 책임을 떠안을 위험도 있다. 조 전 장관은 그간 자신의 입장을 전하는 도구로 활용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한 달가량 새로운 글을 올리지 않을 만큼 신중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미 조 전 장관은 자신이 직접 유 전 부시장에 대한 특감반 감찰 중단을 지시한 사실을 인정했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내가 민정수석실 안에서 금융 관련 업무를 맡고 있는 민정비서관실의 책임자인 백원우 비서관에게 금융위에 통지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다만 아직까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어떤 이유로 감찰 중단을 지시했냐는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당시 감찰 중단 이유에 대해 "(유 전 부시장 관련) 비위 첩보의 근거가 약하다고 봤고, 개인의 프라이버시 문제"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원이 지난달 "범죄 혐의 상당수가 소명됐다"며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하면서 의심의 눈초리는 늘어나고 있다. 비위 첩보의 근거가 약하다는 조 전 장관의 말과는 다른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조 전 장관이 지난 가족 수사 당시에는 모든 의혹과 검찰이 적용한 혐의를 부인하는 취지였기 때문에 굳이 답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었지만, 이번엔 자신이 직접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고 밝힌 상황이니 검찰 조사에서 어느 정도 소명할 부분은 소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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