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양승동 KBS 사장이 최근 여러 차례 불거진 논란에 사과하며 새롭게 도약할 공영방송 KBS를 약속했다.
양승동 사장은 2일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재임 1년을 맞은 소회와 수신료 분리징수 등 현안 대처 방향 등 KBS가 당면한 과제를 짚었다.
양 사장은 인삿말에서 "KBS를 둘러싼 논란이 최근 3개월 간 좀 많았다. 2019년은 KBS를 향한 시청자들의 외침이 크고 잦았던 해였다.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와 독도 소방헬기 영상 관련이 있었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서 수신료 분리 징수 청원 수20만명을 넘기도 했다"고 KBS의 과를 먼저 언급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양승동 KBS 사장이 재임 1주년을 맞았다. [사진=KBS] 2019.12.02 jyyang@newspim.com |
이어 "언론 매체 KBS에 대한 비판이 저희로서는 아팠지만 공영방송 KBS에 주시는 질책이 더 무겁게 다가왔다. 공영방송의 근간인 수신료 제도에 대해 의문이 들도록 만든 점, 사장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송구하다"면서도 "다만 아쉬운 점은 공보다 과가 쉽게 들어오는지라 KBS의 성과를 알리지 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양 사장은 "먼저 '고성산불'을 계기로 기존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해 보다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재난방송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태풍 관련 재난방송은 좋은 평가를 받았다. 또 지역국 활성화 역시 호평을 받았다. 콘텐츠에서도 뚜렷한 변화가 시작됐다. '닥터 프리즈너', '왜 그래 풍상씨', '하나뿐인 내편', 올해 최고의 드라마라 불러도 손색없을 '동백꽃 필 무렵'은 KBS 드라마가 이뤄낸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밝혔다.
또 그는 "사장으로서 눈여겨보는 점은 KBS 드라마와 예능 구성원들의 자신감이 뚜렷이 회복되고 있다는 거다. 몇 년째 이어진 인력 유출 등으로 인한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징후가 반갑다"고 새로운 KBS의 도약을 기대하게 했다. 드라마 부문에서 OTT 업체 웨이브와 넷플릭스 대규모 투자 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며 콘텐츠 질적 향상을 약속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현안과 관련한 질문들이 쏟아져 나왔다. 양 사장은 여러 사안에서 '균형감'을 강조했다. 앞서 김경록 PB 인터뷰 보도와 정치 비평 프로그램 패널 섭외와 관련해 그는 일관적인 답변으로 소신을 드러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양승동 KBS 사장이 재임 1주년을 맞았다. [사진=KBS] 2019.12.02 jyyang@newspim.com |
양 사장은 "현장 취재하는 기자 입장에서 보도와 기획 의도가 있을 수 있고 인터뷰 대상자는 본인 인터뷰를 통해 말하고 싶은 취지가 있어 충돌할 수 있다. 김경록 인터뷰 같은 경우 그 부분을 편집해 사용할 수 있었다고 본다. 하지만 인터뷰 대상자의 원래 취지를 별도로 다뤄줘야 했지 않나 생각한다. 그 부분은 기자와 데스크, 인터뷰 대상자의 상호관계 속에서 고려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정치합시다'는 물론, 정치 토론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도 "제작진이든, 데스크에게든 균형감각을 수시로 주문하고 있다. 다른 시각으로 얘기하는 패널이 있어야 프로그램이 구성적으로 힘을 받는다. 제작진도 노력하고 있는데 초기에는 KBS를 비판한 교수도 나오시고 잘 됐다. 그럼에도 섭외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안나오고 싶어하시는 경우도 있다. 우리 프로그램과 제작진이 계속 노력하고 설득력을 높이고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구성되는 건 곤란하다"고 일관성을 유지했다.
최근 다른 공영방송 EBS의 펭수가 활약하면서 해당 방송사의 수신료를 올려줘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는 가운데, KBS의 수신료 분리징수 요구는 더 뼈아픈 상황이다. 양 사장은 "수신료 인상 현실화는 현재 본격적으로 꺼낼 때는 아니다. 그 전에 KBS의 신뢰도와 영향력을 강화하는 과제가 남아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그러면서도 "장기적으로 신뢰를 회복한다면 국민들이 수신료 분리징수나 거부보다는 수신료가 32년째 동결돼 있다는 점을 인식해주실 것"이라며 "현실화할 수 있다면 관심을 가져 주시면 좋겠다. 장기적으로 내부에서는 어떻게 갈지 준비는 하고 있다. KBS 뉴스와 콘텐츠를 향상시키는 것이 먼저"라고 KBS의 변화가 우선임을 재차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양승동 KBS 사장이 재임 1주년을 맞았다. [사진=KBS] 2019.12.02 jyyang@newspim.com |
양 사장은 KBS의 변화를 먼저 약속하면서도 조심스레 수신료 현실화 문제를 짚기도 했다. 그는 "광고시장에서 지상파 방송사들에게 규제가 있다. 수신료는 32년째 동결돼있고, 그 때문에 공영방송에 필요한 충분한 공적 책무를 다하지 못하고 있다. 재정문제 때문에 지역 방송을 획기적으로 활성화하지 못한다는 점이 있다. 예산 투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지만 충분치 않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임병걸 전략기획실장은 "1981년에 정해진 후 햇수로는 39년째 동결됐다. 세 차례 인상 논의가 있었지만 무산됐다"고 언급했다.
양승동 사장은 독도 소방헬기 영상 관련 논란에도 재차 사과했다. 그는 "해당 직원이 KBS가 공영방송이고 재난방송 주관사라는 인식을 철저히 했더라면 올바르게 판단했을 것"이라며 "해당 동영상을 사고 3일 후 9시 뉴스에서 방송했는데 그 영상이 무엇이 잘못됐는지 판단하지 못하고 내보낸 것에 관해서 사과를 드렸다. 해경이 현재 수사를 하고 있고 중간 발표가 있을 것 같다. 적절한 시기에 저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동 KBS 사장은 지난 2018년 4월 9일 첫 취임했으며 그해 12월 10일 연임에 성공, 다음주 재임 1주년을 맞는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