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라벨라오페라단 이강호 단장 "오페라 산업, 아직 블루오션"

기사입력 : 2019년11월15일 10:45

최종수정 : 2019년11월15일 12:03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12년 전통의 라벨라 오페라단이 또 한번 도전에 나선다. 지난 2015년 초연한 오페라 '안나 볼레나'에 이어 이강호 단장은 '마리아 스투아르다'의 국내 초연 무대를 준비 중이다.

오는 22~23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되는 도니제티 오페라 '마리아 스투아르다(메리 스튜어트)'는 그의 여왕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우리나라에는 한 번도 소개된 적 없지만, 영국 여왕 엘리자베스 1세의 어머니 앤 불린(안나 볼레나)과 함께 역사적으로 널리 알려진 이야기다. 특별히 오페라에는 스코틀랜드의 여왕이었던 마리아 스투아르다와 엘리자벳다(엘리자베스)가 연적이었다는 설정이 추가됐다.

"2015년 여왕 3부작 중 첫 작품 '안나 볼레나'를 올리고 4년 만에 두 번째 오페라를 하게 됐죠. '안나 볼레나' 초연에서는 엘리자베스 여왕의 어머니 앤 불린의 이야기를 소개했고, 그 딸이 '마리아 스투아르다'에 나와요. 스코틀랜드 여왕 메리 스튜어트와 갈등하고 대립하는 이야기죠. 라벨라 오페라단에서 여왕 3부작을 차례로 초연을 올려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이 공연을 시작했어요. 사실 민간 오페라단에서 초연을 해보겠다는 마음을 먹는 게 쉽지는 않아요. 우리가 한국 오페라를 바꿔보겠단 마음으로 도전하는 거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이강호 단장 [사진=라벨라오페라단] 2019.11.15 jyyang@newspim.com

앞서 초연된 '안나 볼레나'는 결국 자식을 지키기 위한 안나의 모성애를 비롯해 묘하게 한국 관객들에게 와닿는 요소들이 있었다. 이번 '마리아 스투아르다'도 예외는 아니다. 이 단장은 "오페라가 어렵다고들 하지만, 아주 간단하고 흥미를 끌 만한 이야기로 구성돼 있다"고 재미를 보장했다.

"'안나 볼레나'와 마찬가지로 여자의 이야기고 역시 비극적 최후를 그리죠. 마리아는 스코틀랜드 첫 여왕인데 안나와 비슷한 점이 있어요. 안나도 결국 딸인 엘리자베스를 위해 죽음을 받아들이잖아요. 그의 딸 엘리자베스는 영국을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만들었죠. 마리아의 자식 제임스는 스코틀랜드와 영국을 통합한 최초의 왕이 돼요. 엘리자베스 1세는 '국가와 결혼했다'고 선언한 뒤 후사도 갖지 않았거든요. 실제로는 엘리자베스 1세와 마리아 스투아르다가 만난 적이 없지만, 이 오페라의 원작이 되는 희곡을 쓴 쉴러가 이 두 여자를 만나게 했죠. 그걸 빼고는 다 역사적 사실이에요. 두 여자가 어머니의 마음을 충분히 표현한다는 데서 한국적 감성에 잘 맞을 거예요."

이번 작품에는 전작 '안나 볼레나'에서 함께 했던 소프라노 강혜명, 베이스바리톤 양석진 등을 비롯해 소프라노 고현아, 이다미, 오희진 등이 합류했다. 기존에 라벨라와 호흡했던 오페라가수도 있지만 뉴페이스들도 눈에 띈다. 이 단장은 "두 소프라노가 마리아와 엘리자벳다 역으로 대립하는 장면이 볼만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안나 볼레나'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도 대표적인 벨칸토 오페라죠. 특별히 테크닉적으로 가장 어려운 오페라 곡들로 구성돼 있어요. 유럽에서도 많이 공연되지 않은 이유 중 하나가 어려워서 배역을 찾기가 쉽지 않아서예요. 지난 1950년까지 100년 정도 공연을 유럽에서도 안했죠. '마리아 스투아르드'는 사실 악보를 팔지도 않아요. 이탈리아 니코르디에서 대여해왔는데 비용만 1000만원이 넘죠. 그런 작품이라 굉장히 캐스팅에도 신경을 썼어요. '안나 볼레나'를 했던 소프라노 강혜명이 이번에 마리아를 하게 됐고 테너 신상근이 로베르토로 등장합니다. 엘리자벳다로는 소프라노 고현아가 강혜명이랑 맞서게 되는데 아마 만족하실 거예요. 두 여자의 싸움이 볼만 할 겁니다."

라벨라에서는 국내 초연작 '안나 볼레나'와 '마리아 스투아르다' 외에도 다양한 작품을 매년 무대에 올리고 있다. 이 단장은 "매 작품 사실 너무 특별하다"면서 오페라 장르 자체에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우리나라의 현실상 국공립 오페라단에서 못하는 일을 우리가 한다는 자긍심이 있다"고 매번 도전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페라 프로덕션을 하고 있지만 기존에 했던 작품을 계속하는 건 짜깁기식 공연이 되지 않을까 고민이 돼요. 세계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을 하고 싶고 라벨라 프로덕션이라는 브랜드와 자긍심을 만들어내고 싶죠. 외국 초청작품이나 외국 연출들을 데려오면 나름대로 훌륭한 공연이 될 거고 좋은 점도 있죠. 하지만 우리가 완전히 재창조하는 작품이고 처음으로 만든다는 자부심을 갖고, 노하우를 쌓아가고 싶어요. 그래서인지 모든 음악인들이 라벨라랑 작업하고 싶어해요. 우리만의 독특한 분위기와 작품세계를 갖고 있기 때문이죠."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이강호 단장 [사진=라벨라오페라단] 2019.11.15 jyyang@newspim.com

이 단장의 자부심이나 도전정신은 사실 아주 근거없는 얘기가 아니었다. 국가에서 지원하는 오페라단 위주가 된 유럽시장과 달리, 민간 오페라단이 주축이 된 우리나라의 여건이 좋지 않음에도 인적 자원이 세계적인 수준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단장은 "우리나라가 곧 오페라의 종주국이 될 것"이라고 조심스레 예측했다.

"세계적으로 민간 오페라단이 있는 나라가 일본과 우리나라 뿐이에요. 거의 정부나 지자체에서 오페라단을 유지시켜주는데 우리나라는 역사가 71년 됐지만 민간 오페라단으로부터 시작됐죠. 1960년 국립오페라단이 나왔지만 우리나라만의 민간 프로덕션의 역할이 있고 그게 국내 오페라단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봐요. 사실 세계로 나가보면 한국 출신 가수들이 없는 극단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오페라 가수들이 많아요. 조금 시간이 지나면 우리나라가 오페라의 종주국이 될 지도 몰라요. 그걸 준비해나가고 싶죠. 새로운 오페라의 시대로 가는 가교 역할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있어요."

뛰어난 인적 자원을 갖춘 상황과 이 단장의 믿음과 별개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여건이 무수하다. 그 역시 이런 부분에 아쉬움을 표했다. 국가는 물론 기업에서도 국내 예술단체에 더 집중적으로 지원해줄 필요가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상업예술과 순수예술은 구분돼야 한다는 의견도 상당히 일리가 있었다.

"한국이 13대 경제대국인데 문화 부문 1년 예산이 1조3000억원 정도밖에 안돼요. 문화로서는 후진국이죠.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순수예술과 상업예술을 구분하지 않고 예산을 편성해요. 실질적으로 순수예술에 지원하는 금액은 형편없는 수준이죠. 예술의전당에서도 소속 극단을 만들고, 제작극장으로 가자는 요구가 있어요. 그러려면 극장 예산이 5000억원은 있어야 해요. 턱없이 부족하죠. 물론 유럽도 오페라는 사실 쇠퇴 국면이라고 볼 수도 있어요. 굳이 유럽을 따라갈 이유는 없지만 우리만의 시스템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아이러니하게도 이탈리아 밀라노의 라스칼라 오페라극장 메인 스폰서가 LG예요. 삼성도 외국 발레단을 지원하죠. 국내에는 기회가 없는 게 아쉬워요. 좋은 공연을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자원과 예술가들을 배출하고도 활용할 기회가 없죠."

이강호 단장은 오페라를 '반드시 와서 봐야만 하는 종합예술'이라고 정의했다. 특별히 아직까지 제대로 된 투자와 발전의 기회가 없었기에 '블루오션'이라고도 강조했다. 실제로 세계 극단마다 한국 오페라가수가 소속돼 노래하고 있는 것이 현실. 그들을 배출하고 함께 성장해나갈 오페라의 종주국으로 향하기 위해 민간 오페라단이 해야 할 일을 묵묵히, 꾸준히 해보겠다는 게 그의 결심이다.

"오페라를 모르는 건 안봐서에요. 소극장에 올리는 오페라 작품도 많아요. 미디어를 통해 보는 거와 천지차이죠. 실제 공연장에 와서 들어봐야 해요. 우리 문화시장의 한 장르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어요. 만약 산업화된다면 이 장르는 블루오션이에요.(웃음) 저희가 준비를 많이 하고 있죠. 내년 3월 한국 소극장 오페라 페스티벌이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한달간 열려요. 키즈 오페라 '푸푸아일랜드'를 라벨라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데, 조용히 앉아서 보지 않아도 되는 참여형 오페라로 만들려 해요. 원작은 '사랑의 묘약'인데 아주 재밌게 각색해서 어린이들에게 다가갈 겁니다. 분명 수요는 있을텐데 딱 맞는 작품이 없었죠. 우리가 최초로 보여주고, 동화책도 만들 계획이에요. 라벨라에서 창작 오페라 '블랙 리코더'라는 작품도 선보였는데, 이걸 '명성황후' 만큼 대중적인 오페라로 만들고 싶어요. 대중가요 같은 노래가 아니라, 오페라를 통해 사람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문화가 자리잡으면 좋겠어요."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 K컬처 플랫폼 'K·SPOT' 론칭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K컬처 전문 글로벌 플랫폼 'K·SPOT'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K%C2%B7SPOT_newspim)을 17일 낮 12시에 공식 론칭한다. 'K·SPOT(@K·SPOT_newspim)'은 한국의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 세계에 전하는 K컬처 글로벌 플랫폼으로 영어·중국어·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소통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This is K·SPOT – where K-culture comes alive.'라는 슬로건 아래, KPOP, K드라마, K라이프 등 한국 대중문화(K컬처) 전반을 조명한다. 특히, 전 세계의 언어 장벽을 허무는 다국어 자막 시스템을 기반으로 글로벌 팬층과의 연결을 강화했으며, 영어, 중국어, 일본어 지원과 함께 추후 스페인어, 힌디어 등 주요 언어로 확장할 예정이다. 채널명 'K·SPOT'은 한국(K) 문화의 중심 '스팟'을 의미하며, K컬처가 살아 숨 쉬는 현장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는 의미를 담았다. K-컬처를 실시간으로 소비하는 글로벌 팬들과 그 현장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콘텐츠 소비의 지리적·언어적 경계를 허물며, KPOP 쇼케이스, 드라마 제작발표회 등 전 세계 팬들이 궁금해하는 바로 그 현장을 경험할 수 있는 디지털 K컬처 허브를 지향한다.  K·SPOT에서는 K라이징스타 힛지스를 시작으로 대중문화, 예술 분야 예비 스타들을 전 세계에 소개하며 다양한 K컬처 콘텐츠들도 두루 만나볼 수 있다.  ◆생생한 K-컬처 현장을 전달하는 글로벌 플랫폼 K·SPOT은 단순한 영상 채널을 넘어, 전 세계 어디서든 K컬처를 실시간으로 즐길 수 있도록 설계된 글로벌 플랫폼이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국어 자막 서비스를 제공해 언어 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문화권의 팬들이 동시 접속해 K-컬처를 함께 알아볼 수 있다. 'K·SPOT(@K·SPOT_newspim)' 채널 로고. 검색 뿐만 아니라 , 무음 시청·청각 장애인 접근성 향상 등도 도모할 예정이다.  뉴스핌은 K·SPOT은 단순한 K컬처 소개 채널에 머물지 않고, 다양한 언어와 콘텐츠 포맷을 아우르는 글로벌 문화 플랫폼으로 키울 예정이다. K컬처 심장부를 세계와 연결하며 글로벌 콘텐츠 생태계의 중심으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K·SPOT에서는 K컬처 모든 현장을 생생하게 포착하고,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며, 디지털과 현실을 연결하는 진정한 K-컬처 허브로 자리매김할 계획이다. jyyang@newspim.com 2025-07-17 01:00
사진
충남 서산 시간당 114㎜ 폭우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충청권과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시간당 최대 100㎜가 넘는 강한비가 내리면서 주민 1070명이 대피하는 등의 피해를 입었다. 31개 항로에서 39척의 여객선이 운행을 멈췄고, 서울 등 90구역 하천변이 통제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17일 오전 10시 기준으로 이 같은 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호우경보는 세종, 충북, 충남, 경남에, 호우주의보는 서울, 대전, 광주, 경기, 강원, 전북, 전남 등에 각각 발효됐다. 전날 자정부터 이날 오전 10시까지 총 누적 강수량은 충남 서산이 가장 많은 419.5㎜로 집계됐다. 이어 홍성 411.4㎜, 당진 376.5㎜ 아산 349.5㎜, 태안 348.5㎜, 세종 324.5㎜, 충북 청주 276㎜, 경기 평택 262㎜ 등 이었다. 60분 기준 일최대 강수량은 서산 114.9㎜, 홍성 96.2㎜, 서천 98㎜, 경남 함안 70㎜ 등이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서울에 폭우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청사 관계자들이 우비를 입고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yooksa@newspim.com 해당 지역을 중심으로 산사태 예보 발령도 발효됐다. ▲세종 ▲경기(평택, 안성) ▲충북(진천) ▲충남(천안, 공주, 보령, 아산, 서산, 논산, 당진, 부여, 청양, 홍성, 예산, 태안) 등 16개 지역에 경보가 내려졌다. 인명피해는 경기 1명, 충남 1명으로 집계됐다. 옹벽붕괴 1건, 도로 토사유실 2건 등으로 공공시설의 피해도 있었다. 이번 집중호우로 3개 시·도, 5개 시·군에서 313세대 1070명이 일시적으로 대피하는 피해도 발생했다. 아직 287세대 1041명이 귀가하지 못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집중호우 지역 중심으로 통제도 있었다. 목포와 홍도, 격포와 위도, 군산과 어청도를 잇는 여객선이 통제됐다. 북한산 97개, 지리산 39개, 속리산 24개, 월악산 24개 등 총 15개 국립공원 374개 구간에서 시설 통제도 있었다. 지하차도는 충북 5개, 충남 5개, 경기 2개 등에, 도로는 인천 1개, 세종 1개, 경기 3개, 충북 1개, 충남 2개 등에 각각 통제가 이뤄졌다. [서울=뉴스핌] 류기찬 인턴기자 = 서울에 강한 비가 내리고 있는 17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시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2025.07.17 ryuchan0925@newspim.com 한편 중대본은 이날 오전 4시부로 중대본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기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중이다. 또 환경부, 산림청과 같은 관계 부처와 협업을 강화해 비상근무 체제를 유지하기로 했다. 특히 서산, 당진, 태안 등 강수가 집중되고 있는 지역에는 재난문자 등을 통해 새벽시간 외출 자제, 위험지역 접근금지 등과 같은 국민행동요령을 집중적으로 홍보할 것을 당부했다.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에는 총 1만5708명이 비상근무 중이며 재난문자는 123건, 자동음성통보는 138회 등이 발송됐다. 이날 김민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본부장(행안부 장관 직무대행)은 '집중호우 대처상황 긴급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정부는 인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상황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보 및 강수량 분포도/제공=행정안전부 wideopen@newspim.com 2025-07-17 13:39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