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 학군 수요 몰리는 지역
자사고·외고 폐지 발표 이후 문의 급증
한 달 새 1억~2억 상승 단지 속출
"매물 부족해...전셋값 계속 뛸 것"
[서울=뉴스핌] 김지유 기자 = "자사고·외고 폐지 얘기에 이 지역 주민들은 앞으로 전셋값이 오를 일만 남았다고 해요. 안그래도 이사철만 되면 전세 수요가 몰리면서 신축이든 구축이든 매물이 동나는데, 앞으로 전세 구하기 경쟁이 더 치열할 거에요." (강남구 역삼동 A공인중개사)
"대치동은 학원가 이용이 편리하고 학군이 뛰어나기 때문에 이사철만 되면 반복적으로 전셋값이 올라요. 자사고·외고 폐지에 대비해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의 문의가 급증했어요." (강남구 대치동 B공인중개사)
자사고·외고·국제고 폐지가 서울 강남과 목동 전셋값 상승에 불을 지폈다. 분산됐던 학군 수요가 전통적인 명문학교가 밀집한 지역으로 몰리면서다.
11일 건설업계 및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강남구 전셋값은 1주일 새 0.16% 올라 서울에서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목동이 있는 양천구도 0.06% 올라 서울 평균(0.04%)을 웃돌았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2019.07.30 pangbin@newspim.com |
현재 강남구 역삼·대치·도곡동, 서초구 반포·서초동을 비롯한 강남8학군에 속하는 아파트 단지는 전셋값이 한 달 새 최대 1억~2억원 상승한 단지가 속출했다.
도곡동 도곡렉슬은 전용 84㎡가 현재 12억원에 전세 거래가 가능하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달 21일 11억원에 거래됐다. 불과 2주 만에 1억원이 뛰었다.
역삼동 래미안그레이튼 전용 84㎡는 현재 12억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최근 실거래가는 지난 5일 10억2500만원으로 1주일 새 약 2억원이 올랐다.
강남권 일대 학원가를 대표하는 대치동도 전셋값이 급등했다. 지난 2015년 입주한 래미안대치팰리스는 전용 84㎡가 현재 14억~15억5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와 있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달 13억~1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대치동 대치아이파크 전용 84㎡는 현재 13억5000만원 수준으로 시세가 형성됐다. 이 단지 전용 84.95㎡은 지난달 11억~13억원에 전세 거래됐다.
대치동 B공인중개업소 사장은 "이번달 14일 수능시험이 끝나면 매물은 좀 나오겠지만 대기하는 학군 수요가 많아 전셋값이 떨어지는 않을 것"이라며 "향후 자사고와 외고가 폐지된다고 하자 강북은 물론 지방에 사는 학부모들의 이사 문의가 급증했다"고 말했다.
학군 수요가 몰리는 양천구 목동에서도 전셋값이 뛰었다.
목동신시가지7단지 전용 74.12㎡는 현재 6억~7억원이다. 이 단지 같은 면적은 지난 4일 5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됐다. 직전 실거래가는 5억1000만원(9월 25일)이다.
목동 C공인중개업소 사장은 "내년 새학기에 대비한 수요가 몰려 현재 신시가지아파트 14개 단지 모두 전세 매물이 부족하다"며 "재건축이 아직 초기단계로 당장 이사 걱정이 없는 데다 자사고와 외고가 폐지된다고 하자 입시를 앞둔 학부모들의 문의가 빗발쳤다"고 말했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이 같은 전셋값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정부의 특목고 폐지 방침과 방학철 이사수요로 강남, 양천 등 학군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전세수요가 꾸준히 유입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kimji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