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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너절하다" 비판한 금강산 시설, 11년 방치돼 폐허 수준

기사입력 : 2019년10월29일 17:18

최종수정 : 2019년10월30일 17:21

곳곳에 녹과 곰팡이…"임시 건물 많아"

[서울=뉴스핌] 허고운 기자 = 2008년 관광 중단 이후 방치된 금강산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물 일부의 사진이 29일 공개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현지지도를 하며 '너절하다', '관리가 안 돼 남루하다'고 말한 것과 같이 사실상 이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다.

통일부가 이날 현대아산으로부터 받아 공개한 금강산 시설 현황 자료에는 해금강호텔, 구룡빌리지, 금강펜션타운, 온정각, 이산가족면회소, 문화회관 등 민간기업과 한국관광공사, 정부가 소유한 건물들의 모습이 담겼다.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호텔. 지하 2층, 지상 7층 규모로 객실 160실과 식음료시설, 부대시설 등이 있다. 현재는 관리가 되지 않은 모습이다. [사진 = 통일부]

바다 위에 떠 있어 강한 바람과 염분에 노출된 해금강호텔은 곳곳에 녹슨 모습을 사진에서도 쉽게 찾을 수 있었다. 북한 소유인 금강산호텔과 외금강호텔의 외관은 해금강호텔보다 양호했으나 내부는 관리되지 않아 사용이 어려운 상태였다.

각각 1998년과 2005년 개관한 숙소인 금강빌리지와 구룡빌리지는 '무슨 피해지역의 가설막', '건설장의 가설건물'이라는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현대아산은 관광지구 조성 당시 개관을 서두르고자 컨테이너를 숙소로 개조해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1999년 2월 문을 연 620석의 공연장인 문화회관은 바닥 표면이 벗겨진 모습이 보였다. 지하 1층, 지상 12층 규모로 2008년 완공된 이산가족면회소의 내부 벽면은 곰팡이가 뒤덮고 있었다. 지난해 8월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를 위해 방북한 시설점검단도 "전반적으로 개보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바 있다.

현대아산 소유의 숙소인 금강빌리지. 컨테이너 159동으로 이뤄졌다. [사진 = 통일부]

판매시설과 식당, 카페, 사진관 등 부대시설로 구성된 온정각도 건물 천장 등에 곰팡이와 흠집이 보였다. 골프장 역시 완전히 방치돼 잡초가 무성한 상태였다.

정영태 동양대 석좌교수는 "남한 시설물이 너절하다는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은 가감 없는 표현일 수 있다"며 "우리가 개발할 때 장기적인 관점보다는 임시방편적인 시설들을 많이 지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금강산 관광지구 투자액은 현대아산이 1억9660만달러, 한국관광공사와 에머슨퍼시픽 등 기타기업이 1억2256만달러다. 우리 돈으로는 약 3700억원에 달한다. 정부도 이산가족 면회소 550억원, 관광도로 22억6000만원, 소방서 22억원 등을 투자했다.

금강산을 방문한 관광객은 1998년부터 2008년 박왕자씨 피격사건으로 중단될 때까지 누적 193만4662명이었다.

 

heog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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