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딸이 면접 볼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 받았다"
뒤늦은 인·적성 검사 불합격...지원 분야도 수정돼
[서울=뉴스핌] 이학준 기자 =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 딸 김모 씨가 2012년 하반기 KT 대졸 신입 공채 당시 서류전형과 오프라인 인·적성 검사를 거치지 않았으나 상급자 지시에 따라 합격됐다는 당시 채용 담당자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신혁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의원의 뇌물수수, 이석채 전 KT 회장의 뇌물공여 혐의 5차 공판에는 김 의원 딸 부정채용 의혹이 불거진 2012년 당시 KT 인재경영실 인력기획팀 매니저로 근무했던 이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서울=뉴스핌] 황선중 기자 = 자녀의 KT 채용 과정에서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23일 서울남부지방검찰청사 앞에서 자신을 기소한 검찰을 규탄했다. 2019.07.23. sunjay@newspim.com |
이씨는 2012년 하반기 공채 서류전형, 인·적성 검사가 끝난 상황이었으나 소위 '윗선'으로부터 김씨를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시키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씨는 "당시 권모 인력기획팀장으로부터 김씨를 채용 프로세스에 포함 시켜 진행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서류전형과 인·적성 검사가 다 끝난 상황에서 오더를 받았기 때문에 당황했다"고 전했다.
이씨는 뒤늦게 김씨에게 온라인 인·적성 검사를 치르게 했고, 그 결과 불합격 판정을 받았지만 면접 전형에 포함시키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합격시켰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김씨로부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등이 포함된 지원서를 받았으나 지원 분야를 비롯해 자기소개서 내 외국어 능력, 자격증, 수상 경력, 특별 경험 등이 공란으로 돼 있었다고 기억했다.
이에 이씨는 김씨에게 공란을 채워줄 것을 요구하는 한편 지원 분야를 경영 관리로 할 것, 자기소개서 내 지원 동기는 홍보 측면에 맞춰 작성하라는 취지의 조언까지 했다.
이씨는 "지원서가 실제 면접에서 활용되는데, 공란으로 있는 지원서를 면접관에게 보내면 불편한 오해를 살 수 있을 것 같았다"며 "당시 김씨가 하던 일이나 경험을 봤을 때 저렇게 하는 것이 적합하다고 위에서 생각해 그렇게 안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남부지법 / 뉴스핌DB |
검찰이 재판에서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1차 실무 면접 당시 김씨의 지원 분야는 경영관리였으나 2차 임원면접이 진행된 이후에는 지원 분야가 마케팅으로 변경됐다.
이에 대해 이씨는 "경영관리는 뽑는 인원이 극소수여서 최종 합격 처리 과정에서 마케팅으로 변경하라는 지시를 받았다"며 "권 팀장이나 김기택 전 상무, 두 명 중 한 명이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씨가 KT 공채가 시작된다는 사실을 알려줬다', '이씨가 자신에게 지원 서류를 주면 대신 접수해주겠다고 했다', '이씨에게 지원서와 함께 토익 증명서 등을 건네줬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씨는 "채용 업무 때문에 하루에 4시간밖에 자지 못해 그런 것을 챙길 수 있는 여력이 없었다"며 "당황스럽다. 그런 적이 없고, 말이 안 되는 상황이다"고 답했다.
이씨에 대한 김 의원 측의 반대신문은 이날 오후에 진행된다.
김 의원은 자신의 딸을 KT에 취업시키는 대가로 2012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 당시 이 전 회장의 증인 채택이 무산되도록 편의를 봐준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회장은 김 의원이 제공한 편의에 따라 '딸 부정 입사'라는 뇌물을 김 의원에게 공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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