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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38년만의 금기 깼다… '8만석 중 3500석 배정' 여성에 축구장 입장 허용

기사입력 : 2019년10월10일 07:57

최종수정 : 2019년10월10일 08:49

10일 밤 10시30분 캄보디아와 월드컵 2차예선 3차전

[서울=뉴스핌] 정윤영 기자 = 이란이 38년만에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했다. 

'엄격한 회교 규율 국가' 이란은 10일(한국시간) 밤 10시30분 테헤란에서 열리는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3차전서 캄보디아와 맞대결을 펼친다. 

이란이 38년만에 여성의 축구 경기 관람을 허용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앞서 이란은 FIFA로부터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이 시작되는 9월 이전에 여성의 경기장 입장을 허용하라는 요구를 받은 바 있다.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월드컵 출전자격이 탈락될 수도 있는 처지에 놓인 이란은 여성 입장을 허용했다.

이번 조처를 두고 현지에서는 "역사적인 일이라는 찬사와 함께 여전히 남녀를 차별하는 관습을 완전히 깨지 못했다"는 비판이 엇갈리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아자디스타디움은 약 8만명의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데 이번에 여성에게 판매된 입장권은 3500장으로 4%에 그쳤다.

아래층인 A열 36구역과 위층 B열 36구역 등 72구역 가운데 여성에게 배정된 곳은 A6부터 A9까지 4개 구역이며, 이마저도 경기를 보기에 시야가 좋지 않다.

앞서 이란 현지언론은 여성 구역을 분리하기 위해 높이 2m에 달하는 임시 분리벽을 둘레에 설치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남성 관중이 경기에 흥분한 나머지 여성 관중에게 물리적, 언어적 폭력을 행사하는 불상사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는 것이 현지 언론의 설명이다.

다만 축구경기장에 처음으로 당당히 입장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현지에서는 큰 변화로 여기는 분위기다.

이란 SNS에는 경기 하루를 앞두고 '#나와 함께 축구장에 갑시다'라는 해시태그 운동이 펼쳐졌다.

이란은 지난 8월 남장 차림으로 축구 경기장에 여러번 들어가 관전하는 사진을 인터넷에 올린 회계사 자프라 호슈나바트(27) 등 여성 4명을 지난달 체포해 기소했다. 이중 30세 사하르 호다야리로는 재판을 앞두고 분신, 결국 9월9일 사망했다.

사건이 벌어진 후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란 정부와 축구협회를 강하게 압박했고, 비판 여론도 가열되면서 이란 당국은 결국 이런저런 이유로 여성의 입장을 허용했다.

이란에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여성이 축구 등 남성스포츠를 경기장에서 관전할 수 없다. 관련 법 규정은 없으나 치한과 폭력으로부터 여성을 보호한다는 명목에서 금지하고 있다.

이란이 여성에게 축구장 직접 관전을 허용했지만 충돌을 우려 여성 전용 구역에 분리 벽을 설치했다. [사진=아크바르몬타카브]

 

yoonge93@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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