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14억 소통의 코드, 중국 표준어 푸퉁화

기사입력 : 2019년09월23일 17:51

최종수정 : 2019년09월23일 17:51

100년 역사 표준어. 내부 통합에 결정적 기여
과거 표준말은 엘리트 집단에서만 쓰던 관화

[서울=뉴스핌] 정산호 기자 = 한국의 표준어 처럼 중국에는 ‘푸퉁화(普通話)’가 있다. 푸퉁화는 북방 베이징어를 표준음으로 하는 통용어로, 중국의 표준어를 의미한다.  

언어와 문자를 아우르는 푸퉁화는 현대 14억 중국인의 언어 생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푸퉁화에는 근대화 시기 중국 지식인들의 고민과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만약 ‘안녕하세요’라는 의미의 인사말인 "니하오(妳好)"의 발음이 지방마다 달랐다면 얼마나 불편했을까. 중국은 31개 성과 55개 소수민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만약 중국이 한자 표기 원칙을 버리고 모든 문자를 베트남처럼 알파벳으로 바꿨다면 어땠을까.  

[사진=바이두]

현재 중국 전역에서 사용되는 중국 표준말(푸퉁화)의 역사는 대략 100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에 푸퉁화와 비슷한 역할을 한 관화(官話)가 있었지만 왕실과 엘리트 집단에서만 사용됐을 뿐 일반 시민들 사이에선 널리 사용되지 못했다.

주요 원인으로는 백성들의 생활 반경이 좁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말이 서로 다른 지역민들과 교류를 할 기회가 별로 없었으니 따로 언어를 배우는 사람도 없었다. 결국 관화는 지배층에서만 사용됐다.

문자를 중요시하는 중국 문화 또한 표준어 등장을 늦춘 요인으로 지목된다. 황제의 칙명을 지방 정부에 전달 하는데는 말보다 문자가 더 중요했다. 황제의 칙명을 받은 관료는 해당 지방의 방언(사투리)으로 지역민과 소통했다. 황제를 직접 알현할 일이 없는 백성들은 따로 관화를 배울 이유가 없었다.

이 때문에 중앙이나 지방 모두 표준어 수립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다. 황제가 백성과 ‘직접 소통’할 필요가 없는 세상에서 당국이 국가 공통의 표준어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표준어 필요성이 대두한 시점은 중국이 근대화를 시작하고 외세에 시달리는 ‘혼돈의 100년’에 접어들면서다. 청나라 말기부터 수 많은 중국의 지식인들이 중국어 표준어 제정 작업에 뛰어들게 된다.

당시 연구자들은 중국어가 서방언어보다 취약한 점을 △배우기 어려운 한자 △ 난삽하여 이해하기 어려운 고전 문법 △ 지역마다 다른 언어체계(방언)로 인한 소통의 어려움 등 3가지를 꼽았다.

당시 지식인들은 언어와 문자 체계의 혁신이 민중의 계몽을 이끌고, 민족정신을 고양하는 데 필요하다고 여겼다. 또한 해당 작업을 통해 지역주의를 타파하고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통일감을 줄 것이라 여겼다.

다만 이러한 지역 간 차이는 아주 긴 시간을 들여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없앨 수는 없었다. 그래서 먼저 식자율(문자해독률)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알파벳 병음으로만 작성된 신문 [사진=바이두]

‘어떻게 하면 누구나 쉽게 중국어를 쓰고 읽게 할까’는 당시 지식인들의 큰 고민거리였다.

중국의 사상가이자 공산당 창당 멤버이기도 한 천두슈(陳獨秀)는 말년에 중국의 문자 표기법을 연구한 ‘중국병음문자초안(中國拼音文字草案)’이라는 책을 발간할 만큼 당시 중국 지식인들의 표준어 연구에 대한 열기가 높았다.

한국인들에게 ‘아큐정전(阿Q正傳)의 저자’로 유명한 현대 중국 문학의 대표 작가 루쉰(魯迅) 등 급진파 학자들은 한자를 쓰지말고 알파벳으로 구성된 병음(拼音)체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의 베트남어를 떠올리면 이해가 빠르다. 그들은 한자를 병음으로 대체하면 문맹률 해소 시점이 훨씬 앞당겨질 것이라 여겼다.

한편에서는 구어체 문장인 백화문(白話文)을 쓰자는 운동이 일었다.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소리 나는 대로 쓰고 읽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이들은 과거부터 내려온 한자를 쓰기 쉽게 변형하거나 대체하는 것을 주장하며 급진파와 대립각을 세웠다.

그렇다면 왜 지금 중국은 아직도 한자를 쓰고 있는 것일까. 이는 새로운 문자도입 운동 과정에서 깨달은 이치와 함께 현실적인 이유가 작용했다. 학자들의 연구 결과 문자를 쓰고 읽는 능력은 어떤 문자를 쓰느냐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파벳을 쓰는 스페인의 문맹률은 그렇지 않은 독일과 프랑스보다 높다.

또한 당시 경제적으로 발전한 홍콩, 마카오 지역이 여전히 한자를 사용한 점도 새로운 문자 도입을 방해하는 주요 요소로 작용했다. 당시 홍콩과 마카오는 각각 영국과 포르투갈의 식민지로 중국의 영향이 미치지 못했다. 

치열한 논의와 검증 끝에 탄생한 것이 지금의 중국어 푸퉁화다. 한자를 쓰기 쉬운 간체(簡體)로 변환하고, 표준어를 도입했다. 

문자가 이렇게 정리됐다면 표준어 보급은 어떻게 진행됐을까. 푸퉁화 교육은 학교 교육과 라디오 등 매체를 통해 이뤄졌다. 초기 지방 학교에서는 선생님조차 푸퉁화 사용법을 몰랐기에 제대로 된 표준어 교육이 시행되지 못했다. 이때 라디오, 영화 등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고 전문가들은 귀뜸한다. 

1923년 중국에서 첫 라디오 방송국이 출범한 이래 국민당 정부는 방송의 파급력에 주목했다. 1927년 중국 통일 이후 ‘방송국 국어 사용에 관한 통지’를 발표하고 방송에서 일체의 방언 사용을 금지했다. 드라마를 포함한 모든 방송이 푸퉁화로 진행돼야 했기에 웃지 못할 사건도 발생한다.

중국의 1대 스타로 불리는 배우 장즈윈(張織雲)은 광둥(廣東)성 사람으로 당시 지역 사투리인 광둥어만 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국민당 당국의 방침으로 방언 사용이 금지되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연예계를 떠날 수밖에 없었다.

방송을 통한 푸퉁화 보급은 효과적이었다. 처음으로 국가가 방송 매체를 통해 국민과 직접 소통하게 된 것이다.

이후 도시화는 푸퉁화 사용을 더욱 촉진했다. 서로 다른 지역 출신의 지역민이 한 도시에서 생활하기 위해 표준어를 사용해야 할 ‘필요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왕둥제(王東傑) 쓰촨(四川)대학교 문학사 교수는 중국의 푸퉁화가 공적인 영역에서 더욱 큰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또한 지역 방언 또한 생명력을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 방언에는 전통과 사용자 간 특유의 동질감을 유발하는 힘이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방언이 가정과 사인과의 관계에서 여전히 유효하게 사용될 것으로 전망했다.

 

chu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뉴스핌, AI 기반 맞춤형 MY뉴스 출시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매일 쏟아지는 수만 개의 뉴스 중에서 정작 나에게 필요한 뉴스를 찾기는 쉽지 않다. 이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이 국내 최초로 AI(인공지능)로 독자에게 뉴스를 추천해주는 'AI MY뉴스'를 11일 본격 출시했다. AI MY뉴스의 핵심은 지능형 구조에 있다. 그동안 미디어는 독자가 선택한 관심 분야에 의존해 단순히 뉴스를 선별해 제공했다. 그러나 AI MY뉴스는 독자를 이해하고 학습해가며 개인에게 꼭 필요한 뉴스를 골라 제공한다. ◆ AI 추천뉴스·글로벌투자·AI 어시스턴트 출시 'AI 추천뉴스'는 독자가 첫 번째 기사를 클릭하는 순간부터 작동한다. 관심 카테고리를 선택하고 기사를 읽을 때마다 AI 시스템이 독자의 취향을 기억하고 분석한다. 경제 뉴스를 자주 읽는 독자라면 점차 반도체, 주식, 부동산 등 세부 관심사까지 파악해 더욱 정확한 뉴스를 추천한다. '모닝 브리핑'과 '런치 브리핑'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 맞춤 서비스다. 모닝 브리핑은 AI가 밤새 분석한 전날과 당일 새벽까지의 주요 뉴스를 5~7개 헤드라인으로 정리해 제공한다. 런치 브리핑은 오전 7시부터 정오까지의 뉴스를 공공·정치, 산업시장, 글로벌, 전국 이슈 등 4개 분야로 나눠 각각 5개씩 핵심 내용을 전달한다. '글로벌 투자' 서비스는 AI MY뉴스의 핵심 콘텐츠다. 뉴스핌 마켓 전문기자들의 고품질 투자분석 'GAM(Global Asset Management)'을 독자에게 제공한다. '글로벌 브리핑'은 미국 증권시장 상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날마다 시장 개요부터 투자자 관점까지 4개 섹션으로 체계화된 분석을 제공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주요 기술주를 별도 추적해 대형 기술주의 시장 영향력을 정밀 분석한다. '파워 특징주 포트폴리오'는 일일 수익률, 변동성, 이동평균 편차 등 핵심 지표를 종합해 수익률 상위 종목을 분석하고, '이 시각 증시 시그널'은 글로벌 이슈를 실시간으로 찾아 미국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신호로 정리해 제공한다. '주간 연준 인사이트'는 연방준비위원회 공식 브리핑을 투자자 관점에서 재해석하며, '뉴욕증시 전문가 팁'은 매일 뉴욕 현지 증시 전문가들의 생생한 조언을 5개의 구체적인 팁으로 가공해 전달한다. 이 가운데 '뉴스 종목 추적기'는 전 세계 글로벌 뉴스에서 미국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을 실시간으로 포착한다. S&P500 전체 기업을 대상으로 긍정적·부정적 영향을 받을 종목을 각각 5개씩 찾아 구체적인 이유도 내놓는다. 뉴스핌이 새롭게 내놓는 AI MY뉴스 서비스 모습 [자료=뉴스핌DB] 2025.08.08 biggerthanseoul@newspim.com 뉴스핌은 글로벌 AI 검색 기업 퍼플렉시티와 협력해 생활 밀착형 AI 어시스턴트도 제공한다. '뉴스 전략 24시'는 그동안 축적된 뉴스 데이터를 바탕으로 독자의 질문 의도를 파악해 맞춤형 답변과 생활 전략을 제시한다. 미국 증시 투자 전략도 함께 제공해준다. '정책 배달 119'는 정부 정책브리핑의 모든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인 상황에 맞는 정책을 찾아 신청 방법까지 안내하는 개인 맞춤형 정책 컨설턴트 역할을 한다. 단순 검색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의 행동을 이끌 수 있는 현실적인 답변을 제시한다. 뉴스핌의 모든 기사는 50개 국어로 번역돼 국내 거주 외국인과 해외 독자들도 모국어로 한국 뉴스를 접할 수 있다.  ◆ "독자와 함께 성장하는 새로운 미디어 경험의 시작" 민병복 뉴스핌 회장은 "AI MY뉴스는 정보 홍수 시대에 진정으로 필요한 뉴스를 선별해 전달하는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며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 모두의 삶에 힘이 되는 뉴스를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민 회장은 "AI MY뉴스는 독자와 함께 성장하며 개인의 삶에 진정한 가치를 더하는 새로운 미디어 경험의 시작"이라며 "AI를 활용해 새로운 결과를 도출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직접 AI로 콘텐츠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제한 없이 무료 서비스를 바로 활용할 수 있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AI MY뉴스 서비스는 첫 버전(V 1.0)이다. 우선 모바일 웹페이지에서 서비스가 제공된다. 뉴스핌은 국민을 대상으로 맞춤형 콘텐츠 수요를 직접 파악해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지속 개발해나갈 예정이다.  분야별 독자들의 성향을 파악해 다양한 콘텐츠 설계 아이디어를 받아 매월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에 나설 예정이다.  이어 이미 서비스에 나선 AI 아나운서 글로벌 투자 콘텐츠는 물론, 다양한 영상 콘텐츠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토대로 뉴스핌은 국내를 뛰어넘어 세계 시장에서 AI를 잘 활용하는 글로벌 뉴스통신사로 도약하는 데 속도를 낼 예정이다.  biggerthanseoul@newspim.com 2025-08-11 12:54
사진
비만치료제 '마운자로' 21일부터 처방 가능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국릴리가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를 14일 국내 출시했다고 밝혔다. 릴리와 공급 계약을 체결한 도매 업체는 오는 20일부터 마운자로의 유통을 시작할 예정이다. 빠르면 21일부터 각 의료기관에서 처방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로고=마운자로] 다만 상급 종합병원의 경우 각 기관의 약사위원회(DC)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될 수 있다. 한국릴리 측은 "마운자로를 필요로 하는 국내 2형 당뇨병 및 비만 환자 분들께 치료제를 가장 빠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sykim@newspim.com 2025-08-14 14:38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