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세원 기자 = 남태평양 솔로몬제도가 16일(현지시간)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를 수립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에 따르면 솔로몬제도 내각은 표결을 통해 36년간 이어져온 대만과의 국교를 끊기로 결정했다.
솔로몬제도는 2016년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취임한 이후 단교를 선언한 6번째 국가다. 독립 성향의 차이잉원 총통이 집권한 이후 도미니카공화국과 상투메프린시페, 파나마, 엘살바도르, 부르키나파소 등이 대만과 단교했다. 솔로몬제도 내각의 이번 결정으로 대만의 수교국은 16곳으로 줄어들게 됐다.
우자오셰(吳釗燮) 대만 외교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만 정부는 솔로몬제도 내각의 결정을 강하게 규탄하며, 극도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양자협력 프로젝트가 종료될 것이며, 솔로몬제도 주재 대사관을 폐쇄하고 외교 인력을 모두 철수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저녁에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차이잉원 총통도 솔로몬제도 주재 자국 대사관의 폐쇄 결정을 알리면서, 중국의 압박 전략은 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이잉원 총통은 "대만 국민들은 굴복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만 외교부는 성명을 통해 신중국 건국 70주년(10월 1일)을 앞두고 솔로몬제도가 대만과 단교하도록 중국이 정치인들을 매수했다고 규탄했다. 외교부는 그러면서 "중국의 목적은 대만의 국제적 입지를 약화시키고, 국민들에게 피해를 주며, 점진적으로 압박을 가한 뒤 주권을 없애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은 솔로몬제도의 결정에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솔로몬제도 정부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인정하고, 대만과 소위 말하는 '외교적 관계'를 끊기로 한 결정을 매우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한편 솔로몬제도의 이번 결정은 재집권을 노리는 차이잉원 총통에게도 적잖은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차이잉원 총통은 2020년 1월 총통 선거를 앞두고 있다.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 [사진=로이터 뉴스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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