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김선미 기자 = 서방 외신은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긴급 보도하며, 한미일 안보협력에 균열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를 전면에 내세웠다.
외신은 이번 결정으로 한일 관계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미국이 한국 측에 지소미아 연장을 당부했음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파기를 강행한 배경에도 주목했다.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 10개국 연합) 관련 회의 참석차 태국 방콕을 방문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이 3자 회담 후 사진 촬영을 하고 있다. 2019.08.02 [사진= 로이터 뉴스핌] |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북한과 중국에 맞서 아시아 동맹 간 안보협력을 중시하는 미국이 유감을 표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서방의 한 국방 관계자는 로이터에 “정보 공유는 때때로 제한적으로 이뤄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위협에 맞서기 위해 중요한 협력 분야”라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은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을 인용, “한국으로서는 득보다 실이 많은 결정”이라며 “한미일 3각 안보협력의 기반을 무너뜨려 안보 우려를 증대시킬 뿐 아니라 외교적 고립을 자초할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WP도 안보 전문가들을 인용, “북한이 거듭 미사일 테스트를 하며 군사력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북핵 위협에 맞서기 위해 정보 공유가 여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어 “한국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은 중요한 시기에 미국과 동아시아에서 가장 중요한 2개 동맹국 간 3각 안보협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NYT)는 한국과 일본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미국을 통해 입수할 수 있으므로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즉각적인 여파는 크지 않겠지만, 향후 긴밀한 협력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해석을 전했다.
조너선 밀러 일본 국제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NYT에 “정보 손실에 대해서는 크게 걱정하지 않지만 다시 안보협력을 시작하는 데 상징적인 어려움이 있다는 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돌리기도 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 간 결속력을 약화시켜 동아시아 동맹에서 균열을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미 외교전문지 더디플로맷의 앤킷 판다 편집장은 NYT에 “이번 사태는 트럼프 행정부가 동북아시아 3각 안보협력의 공고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필요한 자원을 투자하지 않았기 때문에 발생했다”며 “트럼프 행정부는 위기가 발생하기 전 충분한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소미아 파기에 따른 여파는 아직 알 수 없지만, 미국 정부가 동맹들 간 지역안보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 마주해야 할 장애물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라고 해석했다.
미국 경제전문 매체 CNBC는 한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노력을 후퇴시키는 일이라고 보도했다.
김유근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관련 브리핑을 통해 "정부는 한일간 군사비밀정보의 보호에 관한 협정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며 "협정의 근거에 따라 연장 통보시한 내에 외교경로를 통하여 일본정부에 이를 통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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