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권혁무 교수팀
비만·당뇨 촉진하는 단백질 작동 규명
억제하면 대사질환 치료도 가능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게재
[서울=뉴스핌] 김영섭 기자 = 우리 몸속에서 지방 축적을 촉진하는 단백질의 작동 원리가 규명됐다. 이 단백질을 조절하면 지방의 축적을 막을 수도 있어 비만, 당뇨 등 현대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사질환 치료에 새 길이 열릴 전망이다.
12일 UNIST(울산과학기술원·총장 정무영)에 따르면 이 대학 생명과학부 권혁무 교수팀은 ‘톤이비피(TonEBP)’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감소시켜 비만과 당뇨병을 촉진한다는 것을 발견하고 원리를 규명했다.
권 교수팀이 함께 진행한 동물실험에서는 톤이비피 단백질을 조절해 에너지 소비와 지방 분해를 촉진할 수 있다는 사실도 밝혔다.
이로써 비만을 막고 인슐린 저항성을 감소시킬 수 있는 새로운 대사질환 치료법 개발에 청신호가 켜졌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 지난 6일자로 게재됐다.
톤이비피 단백질에 의한 비만 촉진 기작. ⑴ 에너지 과잉으로 증식된 지방세포에서 TonEBP 단백질이 증가함. ⑵ TonEBP가 DNA 메틸화효소1(DNMT1)과 결합하여 DNA를 메틸화시키는 후성유전학적 조절(epigenetic regulation)을 통해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β3 adrenergic receptor)의 발현을 억제함. ⑶ 이는 열 발생 단백질 및 베이지화 단백질들의 감소를 유도하여, 백색 지방세포의 에너지 소비가 감소하고 비만을 촉진하게 됨. 2019.08.12. [그림=UNIST] |
연구진에 따르면 톤이비피(Tonicity-responsive enhancer binding protein 또는 NFAT5)는 고장성 스트레스(hypertonic stress)에서 신장 세포를 보호하는 기능을 갖는 단백질로, 권 교수가 1999년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처음 발견했다.
연구진은 체질량 지수(BMI)가 높은 사람일수록 지방 세포 내에 톤이비피 단백질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연구를 시작했다. 실제 실험결과, 톤이비피 단백질을 감소시킨 실험쥐는 에너지 소비가 활성화해 지방세포의 크기가 감소했다. 또 지방간·인슐린 저항성·내당능 장애 등 대사질환이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제1저자인 이환희 박사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자 실험쥐의 열 생산 단백질이 증가하면서 에너지 소비가 늘어났다”며 “지방을 축적하는 백색 지방세포에서 에너지를 소비하는 갈색 지방세포의 특징이 나타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톤이비피 단백질이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베타3 아드레너직 수용체(β3 adrenergic receptor)’의 발현을 억제하기 때문이다. 이 수용체는 백색 지방세포 내에서 갈색 지방세포의 역할을 하는 ‘베이지 지방세포’를 활성화한다. 베이지 지방세포는 백색 지방세포 조직 내부에서 에너지 소비를 증가시켜, 톤이비피 단백질을 줄이면 그 활성도가 높아진다.
권 교수는 “톤이비피 단백질의 작동원리를 이용하면 백색 지방세포가 갈색 지방세포의 기능을 갖게 만들 수 있다는 중요한 과학적 지식을 발견한 연구”라며 “비만, 당뇨병 등 대사질환을 치료할 약물을 개발하는데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게 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kimys@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