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강소영 기자=외국인 자본의 투자가 집중돼 화제가 됐던 중국 선전거래소 종목 한스레이저(Han's Laser, 002008.SZ, 중국명: 大族激光)가 실적 하락과 각종 스캔들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중국 주식시장에선 '어제의 스타 종목'이 하루아침에 '문제 종목'으로 '몰락'하는 사례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어, 한스레이저의 향방에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스레이저는 중국 레이저 장비 업계 선두 기업이면서, 전 세계적으로 몇 안되는 '자외선 레이저 특허'를 보유한 회사로 중국 기관투자자들도 주목하던 기대 종목이었다. 특히 올해 3월 외자 지분율이 28%로 중국 증권당국이 규정한 상한선에 도달해 선강퉁 매수 거래가 중단된 바 있고, 이를 통해 외국 자본이 '찍은' 기대주로 불리면서 몸값이 더욱 상승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 보름 사이 각종 문제들이 불거지면서 주가가 급락하고 회사 가치가 반 토막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시장에 1차적 충격을 가져온 것은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치는 실적이다. 지난달 7월 13일 발표된 2019년 상반기 예비 실적 발표 결과,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0~65% 하락할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여기에 불성실 공시, 지배 주주의 공금 횡령, 고정자산 규모 부풀리기 의혹 등 각종 스캔들이 연이어 터져 나오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7월 15~23일 7거래일 동안 한스레이저의 주가는 27%가 하락했고, 회사 시총은 95억위안 가까이 증발했다.
그러나 한스레이저 측이 사태 진화에 나서면서 주가가 다시 회복세를 나타냈다. 7월 23~30일 한스레이저의 주가는 최저치 기준 16%가 상승했다.
수습되는 듯했던 한스레이저 사태는 직원 임금 체불, 유럽 연구개발 센터 건설 진위 의혹이 불거지면서 다시금 논란이 되고 있다.
최근 중국 관영 CCTV가 한스레이저 측이 유럽에 건설 중인 연구개발센터에 대해각종 의혹을 제기한 것이 사건의 발단이다. 한스레이저가 유럽 R&D 건설을 추진한 지 8년이 흘렀지만, 뚜렷한 진척이 없고 건설 예산은 5000만 위안에서 10억 위안으로 20배가 뛰었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R&D 센터 일부가 5성급 호텔로 설계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한스레이저의 R&D 센터 건설 프로젝트의 진실성이 의심받고 있다. 이어지는 불미스러운 소식으로 한때 600억 위안에 달했던 한스레이저의 시총은 300억 위안 수준으로 고꾸라졌다.
여기에 한스레이저 대표가 의혹 보도를 한 CCTV 기자에 폭언을 한 것이 밝혀지면서 회사 이미지가 다시 한 번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시장의 논란이 커치자 선전증권거래소가 진위 파악에 나섰다. 지난달 17~22일 선전증권거래소는 한스레이저 측에 유럽 R&D 센터 건립에 관한 질의서를 발송했다.
이에 한스레이저 측은 R&D 센터 건립을 위해 매수했던 호텔 외에 추가로 건물을 건설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유럽 현지의 복잡한 행정 절차로 건설 기한이 대폭 연장됐으며, 각종 세미나와 행사 개최 및 연구원 교류를 위해 숙박시설이 필요함에 따라 일부를 호텔로 설계했다고 해명했다.
jsy@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