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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정재형 "클래식 앨범 낼 수 있는 환경, 이젠 고맙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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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작업할 땐 화도 나지만, 음악이 주는 행복함이 조금은 생기더라고요.”

예능에서 더 자주 만날 수 있던 정재형이 오랜만에 본업으로 돌아왔다. 무려 9년 만에 피아노 연주곡 앨범 ‘아베크 피아노(Avec Piano)’를 통해서다. 오케스트라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퀄텟, 첼로, 바이올린, 그리고 정재형의 피아노 등 소규모 연주로 채워졌다. 

[사진=안테나뮤직]

“9년 만에 발매해서 좋아요. 막상 낼 때는 망설여지고, 이걸 또 어떡하지 했는데 ‘서울재즈페스티벌’에서 첫 선을 보이고,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 방송도 하니까 이제 앨범 나오는 게 실감나요. 오래 공부했지만 여전히 부족함도 많이 느끼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어요.”

정재형이 ‘르 쁘띠 피아노(Le Petit Piano)’ 이후 선을 보이는 이번 앨범은 한없이 서정적이고 소박하면서도 전작에 비해 실험적인 면모를 더했다. 피아노를 주축으로 전체적인 볼륨에 방점을 찍었다.

“앨범이 나오기까지 9년이 걸렸죠. 진짜 스스로 한심하더라고요. 하하. 계속해서 작업은 하려고 했는데, 전체적인 그림이 안 그려졌어요. 이번에 소규모 편성으로 했는데, 이 재료를 가지고 음악을 하려니 막막하더라고요. 그래서 더 헤맸어요. 중간에 뮤지컬에도 도전한다고 시간을 더 보냈고요. 그 사이에도 앨범에 대한 그림이 안 그려져서 고민이 컸어요. 사실 앨범에 오케스트라가 들어갈 생각은 없었는데 ‘안단테’에 들어가요.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있는데, 그 한곡만 녹음하기 아까워서 2곡정도 함께 했어요. 그래도 주가 되는 건 소규모 편성이고요.”

정재형은 일본 가마쿠라에서 이번 앨범을 완성했다. 바다로 둘러싸인 가마쿠라에 머물며 연주곡을 차근차근 써내려갔다. 타이틀곡 ‘라 메르(La Mer)’는 그가 머물렀던 곳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

[사진=안테나뮤직]

“파도가 넘실대는 바다에 작업실 하나밖에 없었어요. 하루 종일 파도 소리밖에 안 들렸죠. 그래서 타이틀곡도 자연스럽게 바다가 주제가 됐어요(웃음). 파도는 겉으로 봤을 땐 잔잔하지만, 안에 들어가면 강한 힘으로 인해 밀려나기도 해요. 그게 저희 인생 같았죠. 누군가의 인생을 옆에서 보면 참 서글프고 애쓴다는 느낌을 자주 받았어요. 그래서 힘들지만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보자는 마음이 들었죠. 누군가에 대해 평가하고 욕하기보다, 응원하길 바라는 마음을 담은 노래에요.”

9년 만에 나온 만큼, 나름 신경도 많이 썼다. 수록곡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은 1번 트랙 ‘미스트랄(Mistral)’이다. 가장 힘들었던 곡으로는 마지막 트랙 ‘왈츠 포 엠티니스(Waltz for Emptiness)’를 꼽았다.

“1번 트랙은 첼로곡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어요. 김상진 씨랑 함께 한 ‘안단테(Andante)’도 좋고요. 이번엔 제가 다 좋아하는 곡들만 실었어요. 당연히 싫은 곡은 뺐죠. 하하. 제일 힘든 곡은 마지막 트랙이에요. 전자 음향이 들어가는데, 일렉트로닉 소스와 현을 같이 작업하는 게 너무 힘들더라고요. 전혀 다른 두 가지의 생각을 합치는 게 어려웠어요. 그래도 잘 나와서 만족스럽죠.”

[사진=안테나뮤직]

엄청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클래식은 여전히 대중과 일정한 거리가 있다. ‘클래식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이 클래식을 비주류로 만들었다. 그럼에도 정재형은 오랜 시간 클래식을 놓지 않고 있다. 이유가 뭘까.

“아무래도 집착 때문에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음악에 대한 집착, 끈기가 없었다면 아마 저도 못했을 거예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피아노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있던 게, 돌이켜보면 가장 고마운 일이죠(웃음). 이제는 클래식 앨범을 낼 수 있는 환경이 고맙다는 생각까지 들어요. 어떤 뮤지션이 이런 음악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어요. 지금 이 순간도 많은 분들에게 제 음악이 어떻게 들릴지 걱정되고 고민이에요. 확신을 갖게 하는 직업은 아니에요.”

앨범을 준비하기 전, 대중은 정재형을 무대가 아닌 브라운관을 통해 접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의 MC로 말이다. 긴 시간이 걸려 다시 본업으로 돌아온 만큼, 정재형은 대중과 마주할 공연에도 뜻을 두고 있다며 웃었다. 

“작업할 때 화도 나고, 많은 시간 공부를 했음에도 능숙해지는 게 아니라 더 어렵더라고요. 다만 어떤 지점에서는 음악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들고, 음악이 주는 행복함이 저한테도 조금씩은 생기는 것 같아요. 힘듦을 음악이 위로해준다는 생각이 들었고요. 그래서 공연을 계속할 생각이에요. 공연은 ‘나’에 대한 주제가 가장 클 것 같아요. 음악이 내 안으로 왔을 때 행복함이 분명 있어요. 앨범을 통해, 공연을 통해 그런 시선들과 마음들이 전달됐으면 하죠.”

alice09@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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