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오징어 양식시대 온다"
1세대 부화·2세대까지 성장
전 주기적 양식기술 개발성공
[세종=뉴스핌] 이규하 기자 = 부드러운 식감과 담백한 회맛이 일품인 ‘갑오징어’의 양식 시대가 열린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최근 국립수산과학원은 민간업체와 함께 국내 최초 갑오징어 ‘전 주기적(whole life cycle)’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전 주기적 양식’이란 자연산 어미로부터 알을 받아 수정·부화(1세대)시켜 어미로 성장, 다시 이 어미에서 알을 받아 부화(2세대)시켜 기르는 기술(생애 전체를 사람이 인공적으로 관리하는 양식기술)을 일컫는다.
지난 1일 수산과학원은 전남 해남에 위치한 민간양식장 대오수산에 어린 갑오징어와 알 등 5만여 마리를 넣는 대량양식 시험에 착수한 바 있다. 대오수산은 국내 유일 갑오징어 양식 업체로 지난해 소량 출하에 성공했지만, 경제성 확보에 애를 먹어왔다.
가장 난이도가 높은 기술은 ‘부화 직후의 어린 갑오징어 초기먹이’를 밝히는 일이었다. 수산과학원과 업체는 이를 토대로 성장단계에 따라 맞춤형 먹이를 공급하는 등 어미로 성장시키는 데까지 성공했다.
전 주기적 양식기술 개발에 성공한 갑오징어 [뉴스핌 DB] |
이후 어미 갑오징어에 대한 집중 관리 등 올해 1월 중순부터 산란을 시작, 2월 하순부터 부화를 시작했다. 즉, 국내 최초 갑오징어의 전 주기적 양식기술 개발이 성공한 시점이다.
무엇보다 같은 기간 자연에서 성장한 갑오징어보다 생육성장도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과학원은 갑오징어 양식 경험을 가진 대오수산에 어린 갑오징어를 제공하고 초기먹이를 비롯한 사육관리 방법 등의 기술을 이전할 계획이다.
과학원의 실내실험 결과를 토대로 한 경제성 분석(김도훈 부경대학교 교수 ‘갑오징어 양식 경제성 분석’)을 보면, 갑오징어 1ha(1만㎡, 3025평) 규모의 양식은 연 1억3000만원 이상의 수익성(위판장 기준 1kg당 8000∼1만원, 소매가 한 마리당 2~3만원 가량)을 확보할 수 있다.
갑오징어는 부화 후 6~7개월 정도의 짧은 기간에 출하가 가능해 양식업체의 소득 창출이 클 수 있다는 게 김도훈 교수의 분석이다.
전 주기적 양식기술 개발 과정의 갑오징어 [뉴스핌 DB] |
한편 1980년대 중반 연간 약 6만톤이 어획된 갑오징어는 무분별한 어획과 연안환경 변화로 자원이 감소해 최근 연간 5~6000톤까지 어획량이 급감했다. 갑오징어의 가격도 급등해 1kg당 도매가 1만원의 고부가가치 어종으로 분류돼 있다.
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자원회복 측면과 시장수요 측면에서 갑오징어 양식기술의 가치를 발견하고, 지난해부터 갑오징어 양식기술 개발을 시작했다”며 “현장 시험을 통한 문제점 파악과 해결방안을 모색하는 등 양식기술 정립 후 어업인 보급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장우 수산과학원장은 “국민들이 좋아하는 오징어류의 전 주기적 양식기술이 개발된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라며 “양식어업인 및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조해 갑오징어가 새로운 고부가가치 양식 품종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jud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