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측 요청…北 미사일 관련 신중 기하는 듯
[서울=뉴스핌] 이고은 기자 =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10일 예정된 약식 기자회견을 취소했다. 전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함에 따라 관련된 발언을 아끼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비건 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워킹그룹 회의 후 취재진에 별도로 설명하는 시간을 갖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약식회견 취소는 미국 측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8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한국에 첫 방문하는 스티븐 비건 대표는 내일(9일)부터 모레까지 서울에서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협의를 하고, 비핵화와 남북관계 실무협의체 회의도 진행할 예정이다. 2019.05.08 pangbin@newspim.com |
비건 대표는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이도훈 외교부 본부장과 한미 워킹그룹 회의를 공동주재하고 정오께 취재진에게 회의 결과를 설명하는 약식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었다.
비건 대표는 워킹그룹 회의에 앞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예방하고 모두발언을 공개할 계획이었지만 이 발언도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비건 대표의 이같은 움직임은 전날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한데 대해 미국 측이 북한에 대한 메세지를 내는데 신중을 기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취임 2주년을 맞아 진행한 KBS 대담에서 "비록 단거리라도 탄도 미사일이라면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소지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 이후 미 국방부는 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북한의 발사체가 "여러발의 탄도미사일"이라면서 "300km 이상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지난 2017년 12월 29일 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15형 발사 이후 526일 만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을 위반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의 안보리 결의 위반 여부에 대해 청와대와 백악관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한편 비건 대표는 이날 청와대를 찾아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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