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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갑질 이제 그만]②여전한 폭언·인격모독...감정노동자의 한숨

기사입력 : 2019년04월16일 05:00

최종수정 : 2019년04월19일 16:25

서비스업 고객 '갑질' 계속...고성부터 폭언, 성희롱까지
정부·기업 대응 나섰지만...감정노동자, 지속적 고통 호소
"감정노동자 44% 우울감 경험, 자살 고위험군 18%"

[서울=뉴스핌] 윤혜원 기자 = #한 대형마트의 계산대 직원으로 일하고 있는 50대 여성 A씨는 반년 전 겪은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이 방망이질 치듯 뛴다. 당시 마트에서 구매한 물건에 하자가 있다며 소리 지르며 따져 묻던 한 중년 남성 고객은 일순간 A씨를 향해 손을 뻗쳤다. 남성 고객은 “당신 이름 좀 보자”며 A씨의 왼쪽 가슴에 달린 이름표를 잡아 당겼다. A씨는 갑작스레 들이닥친 남성 고객의 손이 자꾸 떠올라 한달가량을 제대로 잠들지 못했다. 지금도 A씨는 근무 중에 당시 남성 고객과 비슷한 생김새를 지닌 고객을 보면 깜짝깜짝 놀란다.

# “대기업이면서 이런 것도 안 해줘? 이런 것도 못하니까 상담사나 하고 있지.” 대기업 콜센터에 10여년 째 재직 중인 B(39)씨가 고객에게 비일비재하게 듣는 말이다. B씨는 최근 대놓고 욕설을 퍼붓는 고객은 줄었지만 상담사를 비하하거나 인격적으로 모독감을 주는 고객을 자주 접하게 됐음을 체감한다. 지난해 감정노동자를 보호하는 법안이 만들어지면서 여러 기업이 콜센터 안내음에 욕설과 폭언 등을 자제해달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도록 조치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B씨는 상담사의 마음에 생채기를 내는 말은 겉모습만 바꾼 채 횡행하고 있다고 토로한다.

대표적인 ‘감정노동자’로 꼽히는 서비스업 종사자들이 고객의 폭언과 성희롱 등으로 여전히 고통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정노동이 도마에 오르고 이에 대한 정부와 기업 차원의 대책이 마련됐지만 현장에서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는 목소리가 계속 터져나오는 양상이다.

대형마트 모습 [뉴스핌DB]

감정노동자는 고객을 응대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고객의 감정에 맞추는 노동자를 일컫는다. 감정노동자를 향한 일부 소비자의 ‘갑질’과 이로 인한 피해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받아왔다.

앞서 지난해 11월 울산의 패스트푸드 매장에서 한 고객이 주문한 음식을 봉투째 직원 얼굴에 집어던지는 영상이 공개돼 공분을 샀다. 지난해 7월 경기도의 한 백화점 화장품 매장에서 제품이 피부에 맞지 않는다며 점원에게 욕설을 하고 화장품을 던진 고객이 형사처분을 받았다.

2015년에는 부천의 한 백화점 지하주차장에서 주차 직원의 안내를 무시하고 무릎 꿇게 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2013년 한 고객은 3개월에 걸쳐 콜센터에 1600차례 전화를 걸어 상담원에게 욕설과 음담패설을 일삼다 체포되기도 했다.

201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유통사업장 노동환경 실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유통 사업장 114곳 3470명의 매장 종사자 중 61%는 고객에게 폭언, 폭행, 성희롱 등을 경험했다. 전체 응답자 중 89.3%는 강압에 의한 감정표현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감정노동자들이 처한 현실은 10여 년 전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2008년 국가인권위원회의 ‘텔레마케터 인권상황 실태보고서’에 따르면 텔레마케터의 74%가 ‘감정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7%는 ‘언어를 통한 성희롱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전했다.

감정노동자를 둘러싼 논란이 확산하자 정부와 기업도 대응에 나섰다. 지난해 10월 시행된 ‘감정노동자 보호법’은 노동자가 폭언이나 폭력을 당하지 않도록 고용주가 보호와 예방 조치를 마련하고, 이를 어기면 과태료를 물도록 했다. 일부 기업도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응하는 매뉴얼을 제작해 배포하고, 콜센터에 고객의 폭언과 폭행 등에 대해 처벌받을 수 있음을 안내하는 음성을 공지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감정노동으로 인한 고통이 여전하다고 입을 모은다. 감정노동 재발방지책이 마련되면서 과거에 비해 고객 갑질의 수위가 낮아진 측면은 있지만, 현장에 만연한 감정노동을 근절하기에는 멀었다는 평가다.

B씨는 “감정노동 문제가 과거에 비해 널리 알려지면서 욕설이나 음담패설을 하는 고객은 예전만큼 많지는 않다”면서도 “상담사라는 직업 자체나 노동자 개인을 하대하는 발언은 아직도 빈번하다. ‘네가 그 정도밖에 못 하니까 상담사나 하고 있지’ ‘서비스업 노동자면서 그딴 식으로밖에 못 배웠냐” 등의 발언이 대표적“이라고 말했다.

감정노동의 고통은 노동자들이 겪는 각종 질환으로 나타난다. 지난 3월 안산시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호경 교수 연구팀이 감정노동자 489명을 대상으로 실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44.1%가 우울감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전체 응답자의 35.5%는 불안감을 느낀 경험이 있었고 자살 고위험군은 18.2%에 달했다.

경기도 소재 마트 고객센터에서 근무중인 C(55)씨는 “고객이 소리를 지르거나 폭언을 하는 자리에선 직원들은 담담히 대응을 한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이 끝나고 나면 가슴이 뛰거나 손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곤 한다”며 “불면증을 겪는 동료도 있고, 다들 마음 한켠에 ‘또 폭언이나 폭행을 하는 고객이 나타나면 어쩌나’하는 불안감을 안고 산다”고 밝혔다.

감정노동자들은 고객의 폭언과 폭행으로부터 노동자를 보호할 한층 체계적인 시스템과 감정노동자를 향한 사회적 인식 변화가 이뤄졌으면 한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C씨는 “마트에서 일한다고 해서 낮잡아 보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마트에서 일하는 사람도 자기 일을 사랑하고 자기 삶을 열심히 사는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국가와 기업이 함께 감정노동자를 보호할 법과 규정을 만들어 나가고 이에 대한 홍보를 해서 감정노동자 문제가 개선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hwyoo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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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동행카드, 고양·과천도 30일부터 [서울=뉴스핌] 이경화 기자 = 서울시는 '기후동행카드'가 오는 11월 30일 첫 차부터 고양시와 과천시까지 서비스를 확장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로써 서울~고양~과천을 오가는 시민들도 월 5만~6만원대로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된다. 지난 1월 27일 서울 지역을 대상으로 출발한 기후동행카드는 3월 30일 김포골드라인, 8월 10일 진접선·별내선까지 확대됐다. 서울 공동생활권인 인구 100만의 대규모 도시 고양시와 지리적으로 서울시와 경기남부의 길목에 위치한 과천시까지 연결됨에 따라 수도권으로 본격 확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한다.  서울 외 지역 기후동행카드 이용 가능 도시철도 구간 [이미지=서울시] 서울시와 고양시, 과천시는 지난해 2~3월 기후동행카드 참여 업무협약을 체결한 이후 후속 논의를 통해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마련하고 11월 30일 고양시(3호선·경의중앙선·서해선), 과천시(4호선)의 기후동행카드 참여를 확정지었다. 관계기관들과 함께 시스템 개발·최종 점검을 완료했다. 이번 확대로 3호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역에서 서울시 송파구 오금역까지 모든 역사(44개)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경의중앙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탄현역에서 구리시 구리역까지 34개 역사, 서해선은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역에서 서울시 강서구 김포공항역까지 7개 역사, 4호선은 남양주시 진접역에서 과천시 정부과천청사역사까지 34개 역사에서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다. 이에 더해 현재 기후동행카드 서비스 범위에 이미 고양시를 경유하는 서울 시내버스 28개 노선과 과천시를 경유하는 6개 노선이 포함돼 있음을 고려하면 서울과 고양·과천을 통근·통학하는 약 17만 시민의 이동 편의가 더욱 증진될 것으로 보인다.  또 이용범위가 대폭 확대되면서 과천·고양 등 시민들도 기후동행카드의 다양한 문화 혜택을 동일하게 누릴 수 있다. 과천시 4호선 확대로 대공원역도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할 수 있는 만큼 방문 시 서울대공원 50% 할인 등 혜택을 참고하면 된다.  기후동행카드는 올해 1월 23일 서비스 시작 이후 70일 만에 100만 장이 팔리는 등 시범사업 단계부터 큰 호응이 확인된 바 있다. 7월부터 본사업에 들어가면서 청년할인권·관광객을 위한 단기권 등 다양한 혜택이 더해졌다. 평일 최대 이용자가 65만명이 넘어가는 등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 서울시는 고양·과천 지하철 적용을 시작으로 수도권 시민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할 수 있도록 관련 협의·시스템 개발 검토를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향후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확장을 위한 타 경기도 지자체와의 논의 역시 급물살을 탈 것으로 기대된다고 시는 덧붙였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 기반 휴대전화에서 '모바일티머니' 앱을 무료로 다운받아 충전하면 된다. 실물카드는 서울교통공사 1~8호선 고객안전실, 지하철 인근 편의점 등에서 구매한 후 서울교통공사 1~8호선, 9호선, 신림선·우이신설선 역사 내 충전기에서 권종을 선택·충전 후 사용할 수 있다.  기후동행카드의 고양시, 과천시 확대 등에 관한 자세한 내용은 고양시(031-909-9000), 과천시(02-3677-2285), 서울시 120 다산콜센터로 문의하면 된다. 윤종장 서울시 교통실장은 "김포·남양주·구리에 이어 고양·과천 확대로 경기도 동서남북 주요 시군까지 기후동행카드의 무제한 대중교통 혁신이 이어지고 있다"며 "교통비 절감·생활 편의·친환경 동참 등 일상 혁명을 수도권 시민들까지 누릴 수 있도록 수도권 지역 서비스 확대·편의 향상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kh99@newspim.com 2024-11-21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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