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검경수사권·탄력근로제·최저임금 제도 개선 공조 역할론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공동교섭단체 구성은 '먹구름'
[창원=뉴스핌] 김현우 기자 = 창원성산 4.3보궐선거에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당선되며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의 정책공조가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선거법 신속처리안건 지정(패스트트랙)에 정의당도 보다 적극 협력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정의당의 공약 달성을 돕는 대신, 정의당으로부터 개혁 입법 공조를 받아내겠다는 계산이다.
정의당은 창원 성산 지역구 의석 1석을 더해, 민주평화당과 공동교섭단체인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을 재건할 속내다. 교섭단체 지위를 회복해 정의당의 존재감을 보여주며 창원 성산을 진보정당 텃밭으로 굳히려는 심산이다.
[창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이정미 정의당 대표(왼쪽),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 세번째)가 2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 성산구 성원주상가 삼거리에서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영국 정의당 후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04.02 kilroy023@newspim.com |
◆ 창원 경제 지원과 개혁입법 공조 가능성
두 당은 선거 유세과정에서 ‘여영국은 우리 후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고용위기지역 지정과 지원 기간 연장을 선물로 내놨다.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 혹은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되면 지역 내 근로자·실직자들은 생계안정자금이나 재취업 등을 정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또 지역 기업에 대한 금융 및 세제지원도 포함된다. 이 대표는 “창원 진해구만 지정돼 있는 위기지역을 창원시 전역으로 확장하고 기간도 늘리겠다”고 선거 유세에서 밝혔다.
정의당 역시 “힘 있는 여당이야말로 창원 경제를 살릴 수 있다”고 거들었다. 다만 자유한국당을 쓰러뜨리기 위한 단일화임을 덧붙였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유세과정에서 “창원 시민들이 한국당을 쓰러뜨리라고 단일화란 숙제를 냈다”면서 “20대 국회가 남은 기간 동안 민주당을 돕되 민주당이 잘못한다면 따끔하게 지적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당은 단일화 없이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강기윤 한국당 후보는 약 0.5%p 차이로 석패했다. 개혁입법에 적극 동참해야 하는 '빚'이 생긴 셈이다. 이해찬 대표는 정의당 승리가 발표되자 “이번 결과는 민주당과 정의당 공동의 승리이자 창원 성산의 미래를 선택한 시민 모두의 승리”라는 입장을 냈다.
정의당으로선 이를 뿌리치기 쉽지 않다. 앞으로 정의당은 청와대와 민주당 지도부가 강조하는 공수처법·검경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은 물론 노동계와의 협상에서 난항을 겪는 탄력근로제 확대, 최저임금 제도 개선 등에서도 ‘지렛대’ 역할을 주문받을 것으로 보인다.
[창원=뉴스핌] 최상수 기자 = 4·3 보궐선거에 출마한 여영국 정의당 후보가 2일 오후 경상남도 창원 성산구 성원주상가 삼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19.04.02 kilroy023@newspim.com |
◆ 이상기류 감지되는 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 재구성
지난해 4월 민주평화당과 정의당은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이라는 공동교섭단체를 꾸렸다. 정의당은 이번 선거에서 1석을 획득, 공동교섭단체 부활시키겠다고 장담해 왔다. 이정미 대표는 “반드시 승리해 공동교섭단체를 재구성하겠다”며 “이를 토대로 20대 국회 마지막 1년을 가장 개혁적인 국회로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여영국 당선자도 당선 인사에서 “창원 경제 살리는데 의원으로서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국회에서 가장 진보적이고 개혁적인 원내 교섭단체를 만들어 민생 경제를 주도 하겠다”며 교섭단체를 강조했다.
하지만 민주평화당 기류가 심상치 않다.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과의 합당 혹은 신당 창당 가능성이 아직 남아서다. 민주평화당과의 공동교섭단체를 꾸리려던 정의당으로선 ‘정계 개편’ 바람이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총선에서 ‘경제 심판론’ 민심을 확인했다. 21대 총선까지 1년여 남은 가운데 반드시 경제든 남북관계든 성과를 내야한다. 하지만 정의당과 평화당이 교섭단체를 꾸리지 못하는 이상 민주당이 원하는 개혁 입법은 사실상 어렵다. 후보 단일화를 지렛대 삼아 여야4당 공조를 이끌어내려던 민주당 구상이 복잡해질 전망이다.
4.3 창원 성산 보궐선거에서 여영국 더불어민주당·정의당 단일 후보가 500여 표차, 득표율 0.54%p 차이로 진땀승을 거뒀다. <사진=최상수 기자> |
with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