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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륵사지 석탑보수 '부적정'…감사원 판단에 문화재청 "예정대로 준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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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미륵사지 석탑 적심·충전재 당초 계획과 다르게 보수
문화재청 "옛것만 고집하면 안돼...현대 기술·재료도 필요"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미륵사지 석탑보수가 부적정하다는 감사원 판단에도 문화재청이 추가 보수 없이 계획대로 오는 4월 말 준공식을 갖는다. 아울러 지난 23일부터는 문을 연 일반인 관람객 공개도 차질없이 이어간다.

이번에 보수된 미륵사지 석탑(국보 제11호)은 동아시아 최대규모, 국내 현존하는 최대 크기(약 9m 추정)의 석탑이다. 본래 미륵사에는 3개(동쪽, 서쪽, 목탑)의 탑이 있었는데 이번에 보수한 것이 서쪽 석탑이다. 본래 9층으로 추정된 석탑이지만, 남아있던 형태 그대로 6층까지만 복원해 높이는 14.5m다. 원래 석탑의 높이는 25m로 추정된다. 

수리 후 미륵사지 석탑 [사진=문화재청]

문화재청 관계자는 25일 뉴스핌에 감사원의 보고서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관계자는 "보수의 필요성을 못 느끼고 있다. 준공식은 4월 말 예정돼 있다"며 "계측기를 설치했는데 변화가 없다. 구두 안전 점검은 10월까지 진행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21일 감사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수복원사업 추진실태'를 발표하고 익산 미륵사지 석탑 보수는 부적정하다고 판단했다. 감사원은 문화재청(조치기관)과 국립문화재연구소(소관기관)의 안정성 검증 결과에 따라 적절한 조치 방안을 검토하고 향후 실측설계도서 없이 문화재를 수리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는 '주의' 통보를 내렸다.

감사원은 통보 이유로 △'문화재보호법' 제3조 규정에 따라 문화재의 보존·관리 및 활용은 원형유지 △'문화재수리 등에 관한 업무지침'(문화재청 고시) 제3조 제1호의 규정에 따른 문화재의 원형이 변형·왜곡되거나 가치게 훼손되지 않도록 문화재 수리 △제3조 제6호에 따른 외형뿐 아니라 내부도 원래의 구조와 형식으로 유지 등을 들었다. 석탑 내부를 채우는 적심과 충전재가 당초 계획과 다르고 이는 구조 안전성 문제와 직결된다고도 지적했다.

[사진=감사원]

이와 관련, 문화재청 관계자는 "감사원과 문화재청의 문화재 보수 기준이 다른 것 같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문화재청은 보수 공사에 대해 잘못됐다는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 전통 방식이 최고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며 "원형을 보존하고 계승·발전시켜야 하지만 현대에 더 좋은 건축 재료가 있고 더 나은 현대 기술이 있다면 원형을 훼손하지 않은 선에서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1863년 흥선대원군이 경복궁 중건 당시 눈에 보이지 않는 보수공사가 많았다. 시대가 바뀌면 건축 도구나 기법도 바뀐다. 예전의 기술이 현대 기술을 못 따라간다는 장인도 있지만 구조적 보완을 위해서는 현대기술과 재료로 보수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했다.

[사진=감사원]

문화재청은 미륵사지 석탑 내부 상·하 적심의 구성이 달라졌다는 감사원 지적은 인정했다. 다만 "석탑 보수과정에서 내부 1~2층은 당초 설계와 같이 신석재로 채워 견고히 했으나 3층 이상은 전문가 자문과 문화재위원회 검토 등을 거쳐 구석재를 재활용해 보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사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더 이상 문제로 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감사원이 밝힌 사진 자료 '해체 시와 축석 후 평면 비교'를 살펴보면 해체 시와 축석 후 1층, 2층 자료가 큰 차이를 보인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축석 후 자료에서 돌의 높낮이가 같아보이지만 위에서 사진을 찍어 같아보이는 것뿐, 해체 시와 같이 높낮이가 다르다. 다만, 원형이 훼손돼 있던 상태라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어 보수 과정에서 돌을 더 사용했다. 옛 방식으로 탑을 세우면 보수의 의미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사진=감사원]

감사원은 공급 채움에 실리카퓸 배합 충전재 대신 황토 배합 충전재를 사용한 사유와 타당성에 대한 자문 또는 연구도 거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공사 초기에는 성능이 가장 우수한 실리카퓸 배합 충전재를 사용했으나 시멘트와 유사하다는 우려 등으로 사용범위를 축소했다"며 "황토 배합 충전재는 실리카퓸보다 성능이 낮은 편이지만 흙, 석회보다 훨씬 안정적이며 성분, 색상 등이 기존 흙과 유사해 문화재에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편 미륵사지 석탑은 보수기간이 20년이고 문화재청 예산 225억원이 투입됐다. 숭례문 보수 다음으로 가장 많은 비용이 들었고 국내 문화재 보수 기간으로는 최장 기록을 갖게 됐다. 이와 관련, 문화재청 관계자는 "일제시대에 석탑에 바른 시멘트를 해체하는 데만 10년이 걸렸다"며 "보수 재료를 개발하고 특허하는 과정 그리고 기록 등에 추가로 시간이 걸린 것"이라고 답했다.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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