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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의 인생야구] WBSC 사무총장의 방문... 라오스 야구, 롤모델 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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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이만수(60) 전 감독은 헐크파운데이션을 세워 국내외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KBO 육성위원회 부위원장이자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그는 지난해 8월 대표팀 '라오J브라더스'를 이끌고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기도 했다. 현역 시절 16년(1982~1997년) 동안 삼성에서 포수로 활약한 그는 KBO리그 역대 최고의 포수로 손꼽힌다. 2013년 SK 와이번스 감독을 그만둔 뒤 국내에서는 중·고교 야구부에 피칭머신 기증, 야구 불모지 라오스에서는 야구장 건설 지원 등을 주도하는 등 야구 발전을 위해 헌신하고 있다.

이만수 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 등이 현지에서 겪은 경험을 공유한다.

#1. 라오스 비엔티안 와따이 국제공항

입국장 문이 열리고 걸크러쉬의 매력을 뽐내는 한 여인이 성큼성큼 걸어옵니다. 그녀의 이름은 벵츄로(Beng Choo Low).

국적은 말레이시아, 직업은 말레이시아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하지만 우리를 더 설레게 하는 그녀의 직업이 또 하나 있는데요. 바로 'WBSC(세계야구소프트볼협회) 사무총장'

벵츄로 사무총장이 라오스를 방문했습니다. 말로만 듣고 뉴스로만 보던 WBSC 사무총장이 라오스에 오다니…. 설레는 마음과 함께 라오스 여자 야구단 박상수 감독은 유니폼을 단정히 차려 입고 라오스 여자 선수들과 함께 공항으로 마중을 나간 겁니다.

벵츄로 총장은 오랜 친구를 만난 것처럼 환하게 웃습니다.

"안녕하세요. 벵츄로입니다. 고마워요. 생각치도 못했는데 이렇게 선수들이 마중까지 나와줬네요? 너무 예쁘고 고마워요"

첫 인상처럼 시원시원하면서도 상냥한 벵츄로 총장.

라오스 야구를 직접 보러 온 벵츄로 WBSC 총장. [사진=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2. 달리는 차안

"사실 라오스는 아직도 야구가 걸음마 수준이에요. 이제 막 불모지 수준을 벗어났어요. 이런 곳에 WBSC 사무총장이 직접 방문한 것은 놀라운 일이랍니다"

운전을 하던 라오스 야구협회 제인내 사무총장은 남다른 소회를 밝힙니다. 달리는 차창밖을 바라보는 선수들의 표정도 상기돼 있는데요. 아직은 수줍은 듯 벵츄로 총장에게 아무도 말을 못 건네자 벵츄로 총장이 그 서먹함을 먼저 깹니다.

"다들 야구를 해보니까 어때요? 재미있죠?"

"네. 우리는 꼭 세계대회에 나갈 거에요!!"

라오스 여자 선수 까따이의 당찬 발언에 모두들 웃고 차 안의 공기가 훈훈해지는 것이 느껴집니다. 벵츄로 총장 역시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창밖으로 돌리고 비엔티안 거리 구경 삼매경에 빠져듭니다.

라오스 야구 감독, 선수들과 함께 포즈를 위한 벵츄로 WBSC 총장. [사진=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3. 라오스 야구협회 회의실

"제가 라오스에 온 이유는 하나예요. 라오스에 야구 문화가 제대로 뿌리내리도록 하고 싶어서입니다. 제가 WBSC 사무총장으로서 최대한 많은 것을 지원해 주고 싶어요"

벵츄로 총장의 말에 라오스 야구협회 직원들이 모두 박수를 칩니다.

"어떤 국가에 생소한 스포츠가 국민들 사이에 문화로 자리잡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알고 있어요. 특히 동남아시아에서는 축구가 인기가 더 많죠. 그래서 라오스에 야구가 뿌리 내린다는 게 어렵다는 걸 압니다"

모두들 벵츄로 총장의 말에 동감한 듯 고개를 끄덕입니다.

"작년 아시안게임에서 라오스 국가대표팀 경기를 정말 감명 깊게 봤어요. 그 어떤 드라마보다 재미있던데요? 라오스 대표팀의 스토리를 다른 동남아시아 국가에 야구를 보급하는 롤모델로 삼고 싶습니다"

벵츄로 총장의 말에 모두들 의아한 표정을 짓습니다.

'롤모델? 우리는 야구장도 없고 아직 제대로 된 리그도 없는데?'

벵츄로 총장은 라오스 야구협회 직원들의 표정을 살핀 후 말을 이어 갑니다.

"여러분들 표정을 보니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 는지 알 것 같네요. 호호호. 여러분들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제가 볼 때 라오스에는 지금 기적이 일어나고 있는 거에요. 정말 놀라운 일이죠. 축구나 농구와 달리 야구가 보급되는 것이 몇배로 더 힘들거든요. 그런데 야구가 보급된 지 불과 5년 만에 아시안게임에 참가하고 또 이렇게 야구협회까지 있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놀라운 일이 있어요"

또 하나의 놀라운 일이 있다는 말에 사람들의 시선은 그녀에게 향합니다.

"바로 제가 이렇게 여기 라오스에 왔다는 거예요. 호호호"

그녀의 농담에 사람들은 크게 웃고 분위기는 이내 부드럽게 풀립니다.

"이만수라는 한국의 레전드 야구 선수가 라오스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작년 아시안게임에서도 그분을 만났지만 이렇게 대단한 분인지는 나중에 알게 됐어요. 말레이시아의 한국인 친구들한테 물어보니 이만수 선수는 정말 대단한 선수였다고 하더라구요. 그런 분이 라오스에 야구를 보급하다니…여러분들은 정말 행운아입니다"

그 때 누군가의 전화벨이 울립니다.

"식당에서 음식 세팅이 끝났답니다. 가시죠"

벵츄로 WBSC 총장함께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4.식당

비가 내린 후 맑게 개인 하늘 때문이었을까요. 첫 회의가 끝난 후 라오스 야구협회 사람들의 표정에는 왠지 모를 생기가 돋는 것 같았습니다. 장소를 옮겨 근처 한국 식당으로 들어가는 일행들.

"와우~ 저 정말 한국음식 먹어 보고 싶었는데 정말 나이스네요. 호호호"

걸크러시는 어디로 가고 소녀같은 벵츄로 총장만 남았습니다.

김치 부침개, 된장찌개, 삼겹살… 벵츄로 총장은 한국인 못지않게 화려한 손놀림으로 많은 음식들을 접시에서 비웁니다.

"이 한국 음식들은 제가 친구가 될 것 같은 사람에게만 대접하는 거에요. 벵츄로 총장님께서 앞으로 저희랑 친구가 될 것 같습니다"

열심히 음식을 먹고 있던 뱅츄로 사무 총장은 제인내 총장의 호의적인 멘트에 눈을 크게 뜨고 소리 없는 미소를 크게 짓습니다. 그렇게 그들은 친구가 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벵츄로 WBSC 총장과 함께 라오스 협회 정문에서 포즈를 취한 모습. [사진=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5. 다시 회의실

첫 회의 때의 서먹함은 이제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가볍게 티타임을 즐긴 후 벵츄로 총장은 다시 걸크러시 모드로 변하는데요. 물잔에 가볍에 입술을 적신 후 벵츄로 총장이 진지하게 말을 합니다.

"WBSC가 국제대회만을 운영하는 단체로 많은 분들이 오해하고 있어요. 사실 WBSC는 행정, 국제 경기 참가, 지도자 교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나라의 야구 리더들을 돕는 것이 주요 업무 중 하나예요"

벵츄로 총장은 다시 물을 한모금 마십니다.

"저도 소프트볼 선수 출신이에요. 운동 덕분에 제 인생이 많이 달라졌어요. 그래서 라오스 국민들도 스포츠로 많은 사람들이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그게 야구 때문이면 더 좋겠죠"

"네 맞습니다. 안그래도 지금 라오J브라더스 야구단 덕분에 라오스 내에서 긍정적인 효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어요. 청소년들이 야구를 통해 미래를 꿈꾸기도 하고 생활에 활력을 가지게 되는 동기 부여도 갖게 됐다고 하더라구요"

라오J브라더스 권영진 감독의 말투에는 자부심이 느껴졌습니다.

"바로 그거예요. 그래서 WBSC가 더욱 도와주겠다는 거예요. 국제 경기든, 국제 회의든 요청만 하면 비용을 일부 지원할 수도 있고 라오스 야구협회의 고충이나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대해서 저한테 이메일로 보내주시면 제가 최대한 도움을 드리고 싶어요"

그 때 묵묵히 얘기를 듣고 있던 라오스 야구협회 제인내 사무총장이 하얀 앞니를 드러내며 벵츄로 총장을 향해 가볍게 눈인사를 합니다.

"벵츄로 총장님. 사실 저는 WSBC에서 라오스를 방문한다는 얘기를 듣고 정말 놀랐습니다. WBSC가 우리를 알고 있다니…게다가 이렇게 좋은 얘기와 정보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느끼셨겠지만 저희는 아직 걸음마 단계입니다. 방금 말씀해 주신 것들이 저희에게 정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라오스 야구가 라오스를 넘어 동남아시아 일대에 영향을 끼치는 큰 역할을 하는 꿈을 꾸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벵츄로 WBSC 총장과 함께 식사를 함께 한 모습. [사진= 이만수 라오스야구협회 부회장]

#6. 출국날, 비엔티안 와따이 국제 공항

2박 3일간의 여정동안 그녀의 얼굴에서는 미소가 떠난 적이 없었는데요. 라오스 여자 선수들은 이미 그녀의 팬이 된 것 같았습니다.

"정말 너무 환상적인 시간이었습니다. WBSC에 돌아가서 보고서에 쓸 라오스 야구 얘기가 생각보다 많아졌네요. 호호호. 조만간 다시 올 거에요. 아 그리고 저한테 이메일로 자주 연락주세요. 별 일 없어도 말이에요. 그래야 우리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죠. 호호호"

그렇게 벵츄로 사무총장은 라오스 야구와 친구가 되자는 약속을 뒤로 하고 출국장으로 향했습니다. 그녀의 뒷모습이 사라질 때까지 눈을 뗄 수가 없었는데요. 이제 그녀는 우리의 친구이기 때문입니다. 라오스 야구의 친구 벵츄로… 다시 만날 때까지 안녕.

/ 이만수 헐크재단 이사장·라오스 야구협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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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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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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