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현대차·모비스 주총…재무구조·지배구조 투명성 제고
"엘리엇 사외이사 후보, 이해상충 등에 문제"
[서울=뉴스핌] 조아영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이 사외이사를 중심으로 한 이사회 보강 계획을 밝혔다. 특히 국적과 상관없이 전 세계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확보하고 있는 사외이사 후보군 80여명의 풀을 만들어 운용 중인 점을 강조했다.
서울 양재동 현대기아차 본사 [사진=뉴스핌DB] |
현대차그룹은 내달 22일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주주총회와 연계해 1차로 사외이사 후보를 글로벌 자본시장에서 수혈하고 재무구조와 지배구조 투명성 제고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이어 앞으로 ICT, 자율주행, AI 등 미래 기술과 전략분야의 세계적 전문가를 사외이사진으로 계속 보강할 방침이다.
현대차그룹은 각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이사회를 구성해 현대차와 모비스가 최근 발표한 중장기 투자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시장과 주주들로부터 존중 받는 전문성과 다양성을 구비한 사외이사를 이사회에 합류시켜 다양한 주주의 이해관계를 경영에 반영하고,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확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 ISS·글래스 루이스, 현대차 주총 안건 대부분 찬성
이번 현대차, 모비스 정기 주총 안건과 관련해서 ISS, 글래스 루이스 등 양대 외국계 의결권 자문사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ISS, 글래스루이스 등 두 의결권 자문사는 현대차의 현금배당을 비롯한 재무제표 승인, 정관 일부 변경,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현대차 이사회가 정기 주총에 상정한 안건에 대부분 동의했다.
하지만 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글래스 루이스가 현대차 이사회 안에 손을 들어준 가운데, ISS는 현대차와 엘리엇 양측의 제안을 일부씩 수용하는 권고안을 내놓았다.
ISS는 현대차 이사회가 제안한 윤치원 후보와 엘리엇이 제안한 존 리우, 로버트 랜달 맥귄 후보에 찬성했다. 또, 모비스 사외이사 선임의 건에 대해 이사회가 제안한 칼 토마스 노이먼 후보, 브라이언 존스 후보 2명, 엘리엇이 제안한 로버트 앨런 크루즈, 루돌프 윌리엄 폰 마이스터 후보 2명 등을 모두 찬성했다.
◆ 현대차그룹 "ISS 찬성 엘리엇 사외이사 후보, 이해상충 등 문제 커"
현대차그룹은 ISS가 찬성한 엘리엇 제안 사외이사 후보들에 대해 적합성과 경영간섭 논란이 있다고 주장한다.
현대차그룹은 "ISS가 찬성 의견을 제시한 현대차 로버스 랜달 맥귄 후보와 현대모비스 로버트 알렌 크루즈 후보의 경우 양사의 경쟁 업체에서 현재 근무 중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로버트 랜달 맥귄은 수소연료전지를 개발, 생산 및 판매하는 회사인 발라드파워스시템 회장으로, 수소전기차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삼고 있는 현대차와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다.
또, 로버트 알렌 크루즈는 중국 전기차 업체인 카르마의 CTO이다. 올해 모비스는 카르마와 거래 관계를 확대할 예정으로, 상호 이해상충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발생한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다른 두 후보 역시 회사의 미래전략을 수행하기에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현대차의 존 리우 후보의 경우 ICT 분야 경력이 통신사업 부분에 집중되어 있어 자동차 관련 ICT 사업분야에 대한 적정성을 보장할 수 없다고 봤다.
모비스 루돌프 마이스터 후보는 변속기 제조사인 ZF사에서 근무했지만 A/S 부품유통사업에 치우쳐, 모비스의 미래 자동차 핵심 신기술 집중 전략과는 부합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ISS는 다양성을 강조하면서 일부 엘리엇 제안 후보들에 찬성했는데 기업경영 측면에서 과연 다양성이 이해상충 문제보다 더 중요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며 "ISS가 이 같은 심각한 문제 간과한 것 같아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어 "엘리엇 후보들이 사외이사가 될 경우 엘리엇의 입맛대로 배당 확대와 무리한 경영 자료 요구를 해 올 것이 자명해 안정적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부 엘리엇의 주장을 받아들인 ISS와 달리 앞서 권고안을 내놓은 글래스 루이스는 현대차 이사회 안건에 대부분 찬성해 서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국내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양대 의결권 자문사의 찬성률로만 단순 비교해도 회사 측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특히 현금배당과 관련해 회사 이사회 안건에 대한 찬성이 압도적이라는 점에서 이번 주총도 회사의 지속 가능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likey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