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재계·경영

속보

더보기

"내가 양보하면 된다"...평생 검소·겸손했던 고 박용곤 명예회장

기사입력 : 2019년03월04일 14:08

최종수정 : 2019년03월04일 14:16

두산 직원들 "상대방 진심 믿고 의견 듣던 침묵의 거인"
어렸을 때부터 '검소함' 몸에 배...가훈은 '수분가화'

[서울=뉴스핌] 유수진 기자 =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이 향년 87세의 나이로 별세한 가운데 일평생 검소하고 겸손했던 고인의 생전 성품이 주목받고 있다. 지인들은 박 명예회장을 "내가 양보하면 된다"며 주변을 넉넉하게 품어줬던 '큰 어른'으로 기억한다.

고 박용곤 두산그룹 명예회장. [사진=두산그룹]

4일 재계에 따르면, 고 박두병 두산그룹 초대회장의 장남인 박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87세다. 지난 1963년 평사원으로 동양맥주에 입사, 한양식품 대표와 동양맥주 대표, 두산산업 대표 등을 거쳐 1981년 두산그룹 회장에 오른 박 명예회장은 인화를 중심에 둔 인재 중시 경영으로 '글로벌 두산'의 기틀을 닦은 인물로 평가 받는다.

고인은 한 번 일을 맡기면 상대방을 신뢰하고 오래도록 지켜보는 '믿음의 경영'을 실천했다. 두산 직원들은 고인에 대해 "세간의 평가보다 사람의 진심을 믿었고 다른 이의 의견을 먼저 듣고 존중하던 '침묵의 거인'이셨다"고 기억한다.

특히 고인은 집이나 직장에서 좀처럼 먼저 입을 열지 않은 것으로 유명했다. 자신에게 최종 결정 권한이 있었지만 일단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경청한 뒤 짧고 간결하게 뜻을 전했다. 사업적 결단이 필요한 순간에도 마찬가지였다. 실무진의 의견을 먼저 듣고 난 뒤에야 직접 입을 열어 방향을 정했다.

생전에 박 명예회장은 '책임감' 때문에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는 "말을 많이 하다 보면 쓸데없는 말을 하게 된다. 또한 내 위치에서 무슨 말을 하면 그 말은 모두 약속이 되고 만다"며 "그러니 말을 줄이고 지키지 못할 말은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명예회장은 늘 검소하게 살려고 애썼다. 어려서부터 선친에게서 받아온 "늘 겸손해야 한다"는 가르침 때문이었다. 그래서인지 고인은 '분수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품고 지내면서 "내가 먼저 양보하면 된다"는 말을 자주했다.

사실 박 명예회장은 '검소함'이 몸에 밴 사람이었다. 유치원에 다닐 때 집안이 큰 포목상을 했지만 색이 다 바랄 때까지 무명옷을 입었다. 고무신도 닳아서 물이 샐 때까지 신었다. 그러면서도 살뜰히 주변을 챙겼다. 경성사범학교 부속 보통학교 다닐 때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은 급우들을 위해 어머니가 챙겨준 도시락을 한 가방씩 들고 등교했다.

집안의 가훈은 '수분가화(守分家和)'로 정했다. '자신의 분수를 지켜야 가정이 화목하다'는 뜻이다. 고인은 형제와 자녀들에게 '수분가화'라는 붓글씨가 적힌 액자를 선물하며 분수에 맞는 삶을 강조했다. 

이런 일화도 있다. 하루는 박 명예회장이 직접 차를 몰고 회사로 출근해 사무실에 난리가 난 적이 있다. 운전기사가 아파서 결근을 한 탓이다. 하지만 박 명예회장은 아무 일 없다는 듯 조용히 집무실로 들어갔다. 그 운전기사는 선대 때부터 일을 한 사람으로 박 명예회장과도 40여년간 일을 함께 했다.

고인은 야구에 각별한 애정을 갖고 있기도 했다한국 프로야구 출범 때 가장 먼저 야구단(OB베어스)을 창단했고, 2군 창단과 어린이 회원 모집도 가장 먼저 했다. 심지어 거동이 불편해진 뒤에도 휠체어를 타고 직접 베어스 전지훈련장을 찾아 일일이 선수들의 손을 맞잡았다.

특히 지난 2008 4 17 77세 희수연 때 자녀들로부터 등번호 77번이 찍힌 두산베어스 유니폼을 받아 들고 그 어느 때보다 환한 웃음을 지었다.

uss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사진
내란특검, 尹재판 증인 72명 신청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에서 증인 72명을 추가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3일 내란우두머리·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의 9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 [사진=뉴스핌DB] 특검 측은 앞서 1차로 38명의 증인을 신청한 데 이어 이날 재판부에 증인 72명을 추가로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는 10일 열릴 10차 공판에서는 이날 증인신문을 마치지 못한 고 전 처장에 이어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준장), 김영권 방첩사 방첩부대장(대령)을 불러 신문할 예정이다. 정 전 처장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선관위 전산실 통제와 서버 확보를 지시받은 인물이며 김 부대장은 비상계엄 당일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지시받을 당시 함께 합참 지휘통제실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재판에서 윤 전 대통령 측은 조은석 특검이 검찰로부터 사건을 이첩받은 절차가 위법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특검은 "법과 상식에 비춰봤을 때 납득할 수 없는 주장"이라고 반박하며 신경전을 벌였다.  sykim@newspim.com 2025-07-03 20:47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