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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톡] '극단 소년' 표지훈·이한솔·이충호·최현성·임동진…"대학로에 붐 일으키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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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예고 1기 졸업생 절친들이 모여 만든 '극단 소년'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로 세 번째 창작 공연 선보여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누군가는 금방 그만둘 거라 생각했다. 절친들과 의기투합해 극단 소년을 창단하고, 십시일반 모은 자금으로 작품을 개발하더니, 벌써 세 번째 창작극이 무대에 올랐다.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를 공연 중인 극단 소년의 주역들 표지훈(블락비 피오), 이한솔, 이충호, 최현성, 임동진을 지난 20일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만났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배우 피오(왼쪽부터), 이충호, 최현성, 임동진, 이한솔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는 2005년 개봉한 박해일, 염정아 주연의 동명영화가 원작이다. 미혼모의 아들로 태어나 미혼모와 결혼하는게 꿈인 13세 소년 네모가 33세 어른으로 변해 꿈 같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 7일 티켓 오픈 직후 전석 매진을 기록한 작품으로, 지난 16일 개막해 순항 중이다.

"영화가 원작이라 각색해 올릴 때 걱정이 많았어요. 막상 올리고 나니 되게 재밌는 것 같아요. 창작을 하는 집단이다보니 원작을 각색한 게 이번이 처음이에요. 저희가 하고 싶었던 장르기도 하고, 평소에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던 부분이라 재밌게 연습했어요." (이한솔)

극단 소년은 한림연예예술고등학교 1기 졸업생 이충호, 이한솔, 임동진, 최현성, 표지훈이 언제나 '소년' 같은 순수함과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관객들과 평생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담아 2015년 설립했다. 2017년 '마니토즈', 2018년 '슈퍼맨닷컴'에 이어, 이번 작품은 표지훈이 먼저 극화를 제시했다. 의도된 촌스러움으로 옛스러움은 살리되 시간 순서, 캐릭터 변화 등 각색으로 무대의 한계를 최대한 벗어나고자 했다.

"어릴 때 이 영화를 보고 좋아했었는데, 지나가는 말로 연극으로 올리면 재밌을 것 같다고 얘기를 했었거든요. 친구들과 다른 작품도 준비 중이었던 터라 고민이 많았죠. 어렸을 때 우리가 어떤 생각을 했는지, 어떤 궁금증이 있었고, 크면서 어떤 것들이 없어졌나 생각이 들었어요. 죽으면 어떻게 될까, 천국이 있을까, 엄마 아빠를 또 볼 수 있을까 이런 생각을 하잖아요. 그걸 무섭지 않게 해소시켜준 영화인 것 같아요. 원작을 각색해서 연극으로 만들면 저희 극단과 맞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죠." (표지훈)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최현성 프로듀서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원작이 오래됐기 때문에 지금 색에 맞지 않는 부분이 있어요. 그래도 의도된 촌스러움을 보여주고자 했죠. 포스터도 옛스럽게, '레트로' 느낌을 많이 살렸어요." (최현성)

"연극으로 올릴 때는 시간이나 공간 제약이 많으니까 오히려 타임라인을 역순으로 진행했어요. 원작에서 파출소장이 악역으로 안 보여지지만, 연극에서는 더 확실하게 악역으로 만들어 조금 더 풍성한 스토리라인을 만들려고 했죠.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가고 싶어서 요즘 쓰는 사투리가 아니지만 그대로 사용해요." (이충호)

"원작처럼 시간 순서대로 가면 관객들의 이해는 도울 수 있을 지언정, 오히려 지루하고 재미가 떨어질 것 같았어요. 구조만 서너번 바꾼 것 같아요. 마지막에 선택한 게, 처음에 관객들에게 질문을 던지고 공연을 진행하면서 나오는 조각들이 마지막에 맞춰지는 걸로 가자고 결정을 내렸죠." (이한솔)

이충호와 이한솔은 극 중 어른이 된 '네모' 역으로 번갈아 무대에 오른다. 표지훈은 미혼모 '부자'에게 치근덕거리며 지위로 사람들을 휘어잡으려는 '파출소장' 역으로 분한다. 임동진은 저승으로 안내하는 '저승사자'를 비롯해 멀티 역으로 활약한다. 최현성은 극단 소년의 프로듀서다. 친한 사이지만 오디션을 통해 배역이 결정된다. 연출은 이한솔의 대학교수 김형은의 도움을 받는다.

"저희들도 오디션을 봐요. 대본을 쓰고 같이 작업하면서 하고 싶은 역할이 있으면 어필도 많이 하고, 저희 안에서 경쟁이 있죠. 이번에는 사실 '네모'를 피하려고 치열했어요(웃음). 모든 역할이 다 노력해야하지만, '네모'는 분량도 많고 너무 어려울 것 가았거든요. 하지만 최종 결정은 연출님이 하세요." (표지훈)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블락비 피오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이 외에도 '네모'의 짝사랑을 받는 미혼모 '부자' 역은 오유민, 그의 아들 '기철' 역은 서동현, '네모'를 짝사랑하는 친구 '두부' 역은 김수아, '네모 아빠' 역은 김기주, '네모 엄마' 역은 변하늬가 출연한다. 지인들이지만 모두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 됐다. 특히 '두부' 역의 김수아는 한림예고에 직접 찾아가 오디션을 보고 뽑힌 케이스다. 배우 뿐만 아니라 공연 진행 전반적인 과정에서 지인들의 도움이 크다.

"(김)수아 배우가 한림예고 10기에요. 후배들과 하고 싶어서 선생님들께 부탁드려서 직접 학교에 찾아가서 오디션을 봤죠. 애들이 정말 열심히 준비했더라고요. 거기서 보석을 발견했어요(웃음). 앞으로도 계속 한림예고 친구나 후배들과 함께 하고 싶어요." (표지훈)

"원작 영화에 애니메이션 장면이 몇 번 나와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영상과의 컬래버레이션에 도전해봤죠. 제 후배가 직접 그려줬어요. 동화같은 일러스트로 한층 작품을 풍성하게 만들어줬죠(웃음)." (이충호)

"친구 공유빈이 음악감독으로 합류하게 됐죠. 장르가 판타지다 보니까 연극이지만 음악의 힘을 많이 빌렸어요. 말로써 주구장창 풀어야할 부분을 음악으로 훨씬 간단명료하게 풀렸어요." (이한솔)

"특히 스태프 파트는 주변에 도움을 많이 요청해요. 처음 시작할 때는 정말 돈이 없어서 다들 미래를 보고 도와줬죠(웃음). 저희가 믿음을 보여줘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임동진)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배우 임동진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절친한 사이기에 스스럼 없는 의견 개진은 싸움을 불러일으키거나 한단계 더 발전하는 발판이되기도 한다. 취향도 성향도 개성도 각자 너무 다른데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아 의견 조율은 필수. 이들은 민주적으로 무조건 '다수결'로 해결한단다.

"말도 못할 때가 많아요. 정말 쌍욕하고, 다신 안 볼 사람처럼 싸우기도 하고, 술먹다 울기도 하고(웃음). 친구다보니 모든 것을 다 얘기해 오히려 더 도움이 되기도 하죠. 단점들을 막 말하니까 바꿔야 할 것들이 잘 보이는 거죠. 각자 너무 달라요. (최)현성이는 별장에 귀신나오는 스릴러가 하고 싶다고 하고(웃음), 저는 엄청 도전적이에요. 그나마 (임)동진, (이)충호, (이)한솔이가 중간 의견을 많이 내는 것 같아요. 다들 의견이 강하니까 무조건 다수결로 해결합니다(웃음)." (표지훈)

사실 표지훈은 그룹 블락비 활동은 물론, 최근 tvN '신서유기' 등 다양한 예능에서 활약했다. 이에 극단을 창단하고 연극 활동을 하는 것에 의문의 시선을 가지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 표지훈은 "연극할 때 행복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공연을 하면 기를 받는 것 같아요. 카메라 앞에 서는 것도 좋지만 관객들 바로 앞에서 이야기하는 게 더 많은 에너지를 받는 것 같아요. 저는 연기하지 않을 때도 무대 뒤 커튼을 열어서 관객들의 표정을 봐요. 저희가 만든 걸 재밌게 봐주실 때 너무 행복해요. 물론 연극 때문에 못하는 스케줄도 생기지만 제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거라서 괜찮아요. 처음 1~2년 때는 회사가 엄청 싫어했죠(웃음). 제가 연극을 해야 드라마도 잘 할 수 있고, 더 배울 수 있다고 말씀드렸어요. 이제는 지지해주고 있어서 감사하죠. 하면 할수록 연극에 대한 갈증은 심해지고 하고 싶은게 너무 많아요(웃음)." (표지훈)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배우 이한솔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2017년부터 1년에 한 편씩 벌써 세 번째 작품이지만, 여전히 목마른 '극단 소년' 멤버들. 최근에는 유튜브를 개설해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일 계획 중이다.

"이제는 조금씩 극단의 팬도 생긴 것 같아요. 공연말고도 어떻게 재밌는 걸 해드릴 수 있을까 생각하다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죠. 매일 방송하지는 못하지만 재밌는 영상을 기획해서 올리자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표지훈)

"완성된 작품처럼 웹드라마나 단편영화 같은 것도 도전할 계획이 있죠. 패러디나 몰래카메라 콘셉트, 반전드라마, 광고를 빙자한 그런 재밌는 영상들을 올릴 생각도 있어요." (이한솔)

"저희가 작품을 구상할 때 아무나 한 문장이든, 그냥 한 단어든 아이디어를 던지면 거기서부터 파생돼 디벨롭시켜요. 지금도 계속 서너가지 얘기 중이죠. 유튜브를 위한 콘텐츠도 얘기하고 있고, 일단 다들 욕심이 많아요(웃음)." (이충호)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배우 이충호가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연극이 좋아 모인 '극단 소년' 멤버들. 이들의 가장 큰 목표는 연극만 해도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음을 증명하는 것. 그만큼 극단 소년의 책임감과 부담도 크지만, 새로운 작품에 대한 열정을 키울 수 있다. 극단 소년의 활발한 활동을 통해 대학로에 다시 한번 연극 붐이 생기고, 연극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란단다.

"저희는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르보다는 '극단 소년'을 더 잘 보여주고, 구체적인 생각이나 궁금증을 자아낼 수 있는 작품에 도전하고 있어요. 앞으로도 마냥 웃기기만 한 연극을 만들진 않을 거에요." (최현성)

"저희 연극을 보고 '어렸을 땐 이랬지' 생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고 싶어요. 최근에 언더그라운드 공연이 열풍이 불어 래퍼들이 관객들이 꽉찬 공연장에서 공연을 많이 하잖아요. 그것처럼 저희도 대학로에서 열심히 해서 팬층을 많이 만들고, 대학로에 붐을 일으키는 활기찬 극단이 되고 싶어요. 연극하면 돈이 안 된다는 얘기가 많은데, 연극만 해도 너무나 행복하게 집도 사고 차도 살 수 있고, 삶이 이뤄질 수 있구나를 보여주고 싶어요." (표지훈)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극단 소년 소속 배우 피오(왼쪽부터), 이충호, 최현성, 임동진, 이한솔이 20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열린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2.20 mironj19@newspim.com

극단 소년의 연극 '소년, 천국에 가다'는 오는 3월3일까지 대학로 서경공연예술센터 SKON 2관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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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듀오 내년 1월까지 배송 지연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심재민 인턴기자 =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가 사전예약 직후 품귀 현상을 빚으며 배송 일정이 내년 1월까지 밀렸다. 이례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 신호로 해석되고 있지만, 실제로는 생산 수율 저하와 핵심 부품 공급 차질이 물량 부족을 심화시켰다는 분석이 나온다. 생산이 안정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70여개국 동시 출시를 추진한 애플의 전략적 판단도 공급난을 키웠다는 지적이다. 애플의 첫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 듀오' [사진=로이터 뉴스핌] ◆ 10대 중 4대 품질 기준 미달…증산에도 공급난 지속 21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아이폰 듀오는 지난 16일 사전예약을 시작한 지 30분 만에 일부 모델의 배송 예정일이 내년 1월로 미뤄졌다. 오는 23일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지금 주문하면 제품을 받기까지 약 3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셈이다. 애플은 사전예약 수요가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실제 예약 건수와 초기 공급량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장기간의 배송 지연을 수요 폭증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핵심은 생산 수율이다. 중국 경제매체 지몐신문은 지난달 21일 폭스콘 공급망 관계자를 인용해 아이폰 듀오의 완제품 조립 수율이 9월 17일 기준 6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생산된 제품 10대 중 4대 가까이가 품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당시 공급망 관계자는 애플의 품질 기준을 유지할 경우 생산라인이 안정적인 수율에 도달하기까지 6개월에서 1년이 걸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율 문제는 최근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9일 보고서에서 외장 힌지와 초박형유리(UTG) 등 핵심 부품뿐 아니라 최종 조립 단계에서도 수율 부진이 발생해 생산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애플이 공급망 주문량을 늘리고 있지만 단기간에 물량 부족을 해소하기 어려운 이유다. 중국 증권시보는 지난 10일 애플이 아이폰 듀오의 부품 주문량을 기존보다 30% 늘렸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부품 확보량을 늘리더라도 최종 조립 수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실제 출하량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 애플의 폴더블 스마트폰 '아이폰듀오' [사진=블룸버그통신] ◆ 70여개국 동시 출시 강행…국내 초기 물량 3만대 공급 부족을 예상하고도 글로벌 동시 출시를 선택한 판단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블룸버그는 지난 18일 애플이 당초 미국과 중국에 먼저 출시한 뒤 판매 국가를 확대하려던 계획을 바꿔 70여 개 국에서 동시에 사전예약을 시작했다고 전했다. 제한된 초기 생산 물량을 여러 국가에 배분하면서 공급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도 물량 부족이 현실화하고 있다. 통신업계가 파악한 아이폰 듀오의 한국 초기 공급 물량은 약 3만대 수준이다. 통신 3사의 일평균 스마트폰 개통량인 약 2만대와 비교하면 이틀 치에도 못 미친다. 통신사들은 첫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앞두고 고객 유치에 나섰지만 물량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제품 수령 지연에 따른 고객 문의와 불만까지 유통 현장에 집중되면서 정식 출시 이후에도 혼란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T업계 관계자는 "현재의 품귀 현상을 폭발적인 수요에 따른 흥행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생산 차질이 장기화하면 출하 목표 달성이 어려워지고 삼성전자 등 경쟁사가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flurry327@newspim.com 2026-10-2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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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사망설, 왜?…"독재 체제가 불러온 고질병"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42)이 뇌출혈로 쓰러져 중국 병원에서 숨졌다는 소문이 한반도를 넘어 지구촌을 뒤흔들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사망설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가짜뉴스다. 의료기록이나 목격자, 하다못해 정황을 뒷받침할 만한 최소한의 방증이나 전언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런데도 소문은 외신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는 물론 국내 언론과 증권가까지 순식간에 번졌다. 사망설 자체보다 이 소문 앞에서 우리 사회가 보인 허술한 대응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스핌]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지난 19일 '전국 피복·신발전시회-2026' 전시장을 찾아 간부들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다. 김정은의 오른쪽은 딸 주애.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중국 반체제 인사의 X 글'에 휘둘려 메가톤급 소문의 진원지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반체제 인사 셰완진(謝萬軍)이다. 그는 19일 자신의 X(옛 트위터)에 "전해지기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같은 병에 걸렸다. 김정은은 죽었고 시진핑은 죽음이 아직 멀었을까"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이어 김정은이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의식을 잃었고 북한의 열악한 의료 여건 때문에 중국에 도움을 요청해 중국 의료진이 급파됐다고 주장했다. 베이징의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으나 골든타임을 놓쳐 결국 사망했다는 얘기다 시신은 북한으로 비밀리에 운구됐고 북한은 이를 숨기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런 엄청난 이야기를 던지면서도 그는 어떤 출처나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셰완진이 중국에서 불법단체로 규정된 '중국민주당 주석'을 자처하며 시진핑 주석 사망설이나 대역설 같은 허위·날조 사실을 SNS에 올려온 인물이란 점에서 신빙성은 떨어진다.  그런데도 영국 더선 등 해외 매체들이 이를 받아 전하면서 소문은 증폭됐고 여기에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장의 권력 장악설이나 중국군 파병설까지 얹혔다. 근거 없는 이야기에 그럴싸한 살이 덧붙여지면서 가짜뉴스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사실 사망설이 한창 번지기 시작한 19일 김정은은 부인 이설주, 딸 주애와 함께 평양에서 열린 '전국 피복·신발 전시회-2026'을 참관했다. 이튿날 북한 관영매체들은 여러 장의 사진과 함께 이를 보도했다. 하지만 집요한 가짜뉴스는 이를 견강부회식으로 해석했다. '사망 사실'이 퍼지니 북한 당국이 이를 은폐하고 기만하기 위해 거짓으로 김정은과 가족의 일정을 공개한 것이란 주장까지 내놓으면서 그럴듯하게 포장을 했다. ◆'뇌졸중 쓰러져 中병원 이송'…뻔하고 반복된 레퍼토리 눈여겨볼 대목은 김정은 사망설에서 드러나는 클리셰(Cliché)다. 뇌출혈로 쓰러졌다거나 북한 의료진이 속수무책이라 중국 병원으로 옮겼다, 혹은 시신은 몰래 평양으로 반입했다는 등의 레퍼토리는 과거 북한 지도자의 신변 이상설이 나올 때마다 되풀이된 판박이다. 과거 북한 최고지도자의 사망설 확산 사례를 돌아보면 그 패턴이 드러난다. 1986년 11월 김일성 주석 피격 사망설이 나왔다. 당시 외신과 국내에서 소문이 크게 부풀렸고 최전방 북측 지역에 조기가 걸렸다는 말까지 나왔다. 결국 김일성이 얼마 뒤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면서 오보로 판명됐다. [서울=뉴스핌] 지난 2011년 12월 28일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열린 김정일 국방위원장 장례식에서 아들이자 후계 최고권력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당시 직책은 당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이 운구차 옆을 걷고 있다.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10.20 2008년 9월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정권수립 60주년 행사에 불참하면서 와병설이 퍼졌다. 이 경우는 뇌졸중으로 수술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망설과는 별개였고 김정일은 이후에도 3년 넘게 통치했다. 정작 2011년 12월 김정일의 실제 사망은 이틀 가까이 지난 뒤에야 공식 발표됐다. 김일성 주석 때도 1994년 7월 사망 후 하루 이상 지나서 발표됐다. 소문은 엄청나게 번지고 정작 진짜 사망 때는 깜깜무소식으로 있다가 북한 발표가 나오고서야 알게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이런 양상은 이어졌다. 2014년 9~10월 김정은이 약 40일간 공개 활동을 하지 않아 유고설이 불거졌지만 지팡이를 짚고 다시 나타났다. 과체중으로 추정되는 다리 혹은 관절 수술 때문으로 파악됐다. 2020년 4월에는 김일성 생일 참배 불참을 계기로 심혈관 수술 후 위중설, 사망설이 퍼졌다. 일부 정치인이 "99% 확신한다"고까지 단언했지만, 김정은은 20일 만인 같은 해 5월 1일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에도 원산에서 현지지도 중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다는 소문이 외교가와 증권가를 중심으로 돌았다. 번번이 오보로 끝났지만 가짜뉴스와 소문은 '죽지 않는 각설이'처럼 주기적으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일단 베껴 쓰고 보자'…줏대 없이 흔들린 언론 이번 사태에서 가장 뼈아픈 대목은 언론의 대응이다. 유력 외신뿐 아니라 우리 언론도 줏대 없이 흔들렸다. 확인되지 않은 소문이 확산일로를 걸으니 '일단 베끼거나 받아쓰고 보자'는 심리가 작동한 것으로 보인다. 남이 쓰니 나도 쓰고, 안 쓰면 낙종이 될까 불안해 쓰는 식이다. 그 결과 독자와 시청자, 국민은 전례 없는 혼란을 겪었다. 소문이 가장 먼저 들이닥친 주식시장은 출렁였고, 포털과 SNS에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넘쳐났다. 유튜브 일부 채널과 콘텐츠는 한술 더 떴다. 자극적인 제목과 섬네일을 앞세워 사망설을 기정사실처럼 다루며 혼란을 부채질했다. 조회수와 수익이라는 상업적 계산 앞에서 최소한의 사실 확인 의무는 실종됐다. 필자 또한 이번 사태의 한복판에서 적지 않은 시달림을 겪었다. 수많은 지인과 독자들로부터 '정말 사망한 것이냐', '평양이 지금 난리라는 데 파악해 볼 수 있냐'는 문의 전화와 질문 공세가 쏟아졌다. 지난 34년간 북한 취재 현장에서 여러번의 '사망·유고설'을 겪었지만 이번은 유독 파장이 크다. 최근의 남북관계와 북한 김정은과 김여정 남매의 비정상적이고 호전적인 도발 상황이 국민이 불안감을 키운 것이란 생각도 든다. ◆'강 건너 불구경'식 정부 대응도 문제 정부 대북부처의 대처도 비판받을 소지가 많다. '가짜뉴스 엄정 대응'을 공언해 왔지만 이번엔 사실상 강 건너 불구경하듯 했다. 국가정보원은 지난달 30일 국회에 김정은의 체중이 약 140kg에 이르러 심혈관계 질환 위험이 높다고 보고한 바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소문이 돌 때 더욱 신속하고 구체적인 사실관계 설명이 필요했다. 책임 있는 당국자가 직접 나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설명하고 소문을 일찍 진화했어야 했다. 국회 정보위원회의 대응도 도마에 오른다. 정보위가 국정원 긴급보고를 받아 사망설이 가짜라는 점을 확인하고, 즉각 공개했더라면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논란을 차단할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사안일수록 정보위가 정치적 계산을 앞세우지 않고 사실을 확인해 국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서울 내곡동 국가정보원 본부 청사와 원훈석 [뉴스핌 자료사진] ◆전문성 키우지 못한 언론도 책임 느껴야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은 북한 체제의 폐쇄성에 있다. 더구나 김정은 한 사람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된 수령 유일지배 독재체제다. 김정은이 유고상황에 빠지면 대책이 없어진다. 이런 사정에 있다보니 '사망설'을 비롯한 소문의 파괴력은 클 수밖에 없고, 거짓인 줄 알면서도 시장과 사회가 뒤흔들리는 기형적인 상황이 현실로 나타나는 것이다. 정보의 불투명성과 체제의 취약성이 만나 만든 구조적 고질병이라 할 만하다. 하지만 우리 언론의 책임도 결코 가볍지 않다. 북한 보도가 지라시 수준의 글에 휘둘리는 이유는 전문성을 갖춘 저널리스트를 제대로 키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때 언론사들이 전문기자를 두고 연구소 등을 운영하기도 했지만 경영 논리와 남북관계 경색에 밀려 유명무실해졌다. 북한 정보의 진위를 가려낼 안목과 취재 네트워크를 갖춘 기자가 줄어들면서 확인되지 않은 SNS 글 한 줄에 증시와 언론, 여론이 함께 휘청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정은 사망' 같은 민감한 대북 정보는 우리의 안보와 남북관계, 한반도 정세에 미칠 파장이 크다. 이번 일을 일과성의 해프닝으로 넘길 일이 아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대책마련이 없으면 김정은은 앞으로도 몇 번이고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고 그때마다 우리는 휘둘리게 될 것이 분명하다. 정부 대북 부처와 유관기관, 언론, 학계 등이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yjlee@newspim.com 2026-10-21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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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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