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 판매 중인 물만두, 소시지 등에서 바이러스 검출
위생 당국 해당 제품 판매금지 및 회수 나섰지만 불안 여전
[서울=뉴스핌] 정산호 인턴기자 = 중국 시중에 유통되는 돼지고기 가공식품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면서 소비자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중국 시민들은 위생 당국의 방역체계 및 식품안전 감독체계에 구멍이 났다며 분노하고 있다.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이 극에 달한 시민들은 수입산 돼지고기 구매에 나섰다. 관리 당국은 사태 진화에 나섰지만 연일 발생하는 먹거리 불안으로 민심이 요동치고 있다고 중국 디이차이징(第一財經)이 17일 보도했다.
아프리카 돼지 열병 바이러스 검출로 논란이 된 산촨스핀의 물만두 [사진=바이두] |
2018년 8월 발생한 아프리카 돼지 열병 사태가 해를 넘긴 올해에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정부 당국은 사태 확산 방지를 위해 가축의 이동제한 및 100만 두가 넘는 돼지를 살처분했지만 여전히 사태수습이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사태 장기화와 더불어 돼지 열병 확산세가 둔화되면서 시민들의 경계감이 다소 누그러지던 와중에 산촨스핀(三全食品)을 비롯한 정룽(鄭榮), 커디(科迪), 진뤄(金鑼) 등 소비자에게 익숙한 11개 브랜드의 물만두와 소시지 제품에서 아프리카 돼지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되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충격에 휩싸였다.
중국 국내산 돼지고기에 대한 불신감으로 인해 수입산 돼지고기를 찾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었다. 이번 사태로 홍역을 치른 돼지고기 가공 업체들 또한 수입산 돼지고기를 찾고 있어 가격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현재 가장 많이 수입되는 돼지고기는 홍콩산 돼지고기인데 가격이 작년 동기대비 톤당 800위안(약 13만 원)에서 1000위안(약 16만 원)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를 총괄 관리·감독 하는 농업농촌부는 서둘러 해당 제품의 판매금지 및 회수 명령을 내렸지만 관리 당국의 방역체계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의 목소리와 함께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신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농업농촌부는 성명을 통해 “2018년 아프리카돼지열병 사태가 발생한 이래 최선을 다해 대응해 왔고 사태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라면서도 “이번 사태가 광범위한 지역에 걸쳐 발생해 확산 경로 추적이 매우 어렵고 유효한 백신이 없어 사태가 장기화 되고 있다. 검역을 강화하고 있지만, 일부 제품에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고기가 혼입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방역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식품안전관리 전문가들은 “이번에 바이러스가 검출된 제품들은 모두 고온처리를 거치지 않은 생고기 제품들이다. 원료 단계에서 쉽게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돼지 열병 바이러스의 인체 감염 사례가 없고 충분한 고온으로 조리해 섭취하면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번 사태로 또 한 번 소비자들의 먹거리 안전에 대한 불안감을 심어주게 되었다”고 지적했다.
대형도축장에서는 매번 도축에 앞서 실시간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하고 있지만, 바이러스에 감염된 돼지를 완전히 걸러내지는 못하는 실정이다.
이번 바이러스가 감염 및 전파속도가 빠르고 치사율이 높아 양돈기업들은 되도록 사육 중인 돼지 수를 줄이는 한편 도축을 서두르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 관계자들로부터 올해 여름부터 전국적인 돼지고기 수급 대란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chu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