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전역서 마두로 퇴진시위 ‥야당 과도정부 선언
마두로 대통령은 美와 단교 선언하고 강경 대응
[뉴욕=뉴스핌]김근철 특파원=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축출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늘, 나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을 과도 정부 대통령으로 인정한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들에 의해 유일하게 합법적으로 선출된 베네수엘라 국회가, 니콜라스 마두로는 정통성이 없다고 선언했다”면서 “따라서 현재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공석”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용기 있게 마두로와 그 정부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고 자유와 법치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대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를 회복하기 위해 경제적·외교적으로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 다른 나라들도 과이도 의장이 이끄는 과도정부를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은 이날 과이도 국회의장이 “과도 정부 수반으로서 새로운 직무 수행에 착수한다"고 선언한 직후에 나왔다. 그는 마두로 대통령이 행사하던 국가원수의 모든 권한을 자신이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를 비롯한 전역에서는 수많은 시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지난해 대선불법 선거와 경제 파탄의 책임자인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도 이날 예정된 베네수엘라 반정부 시위를 앞두고 동영상을 통해 “미국인을 대신해 베네수엘라 국민의 목소리를 들려달라. 당신들이 민주주의를 회복하고 자유를 되찾을 때까지 우리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로이터 뉴스핌] |
한편 마두로 정부는 미국이 노골적으로 베네수엘라 정부에 대한 전복과 쿠데타 기도를 하고 있다면서 미국과의 단교를 선언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가 나온 직후 베네수엘라 주재 미국 외교관들에게 72시간 안에 떠나라고 명령했다. 그는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미국이 공개적으로 쿠데타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치러진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 지난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정부가 야당 후보 출마를 봉쇄하고 유권자 표를 매수하는 등 광범한 부정선거를 저질렀다고 비판해왔다.
특히 중남미 12개국과 캐나다는 마두로 대통령의 두 번째 정부의 합법성을 인정하지 않겠다고 발표했고 파라과이와 페루 정부는 단교 조치에 나서는 등 퇴진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
마두로 정부는 사망한 전임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 노선과 좌파 포퓰리즘을 승계했으나 정책 실패로 경제 파탄에 직면, 민심 이반을 자초하기도 했다.
kckim10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