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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 "대한체육회가 병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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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 자격 안되는 지도자 발탁...성폭력 사태 방관"
"40년 된 태릉선수촌...성폭력 예방 등 선수 안전 보호 미흡"
"합숙소 폐지보다 여성지도자 확대 등 시스템 고민해야"

[서울=뉴스핌] 노해철 기자 ='(온몸이) 턱 내려 앉는 기분'이라고 했다. '사라예보의 전설'을 넘어 최초의 여성 체육선수촌장을 지낸 이에리사 전 태릉선수촌장은 심석희와 신유용으로 이어지는 체육계 성파문에 선배로서 방관한 듯해 미안하고 부끄럽다고 했다.

이에리사는 한국 체육계의 산증인이다. 남북대결이 첨예하던 냉전시절 '공산권 유고슬라비아'에서 열린 제32회 사라예보 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단체전 우승을 거머쥐며 영웅으로 떠올랐다. 서울올림픽 여자탁구팀 감독에 이어 2005년부터 2008년까지 3년5개월간 여성 최초로 태릉선수촌장을 맡았다.

이후에도 토리노겨울올림픽(2006년)과 베이징올림픽(2008년) 한국선수단 총감독을 거쳐 19대 국회의원(2012년~2016년), 인천아시안게임선수촌장(2014년)을 역임하는 등 선수와 체육행정 모두를 통달한 한국체육계의 산증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체육계 거목이 온몸이 턱 내려앉는 기분이 들었다면 오죽했을까. 준비된 질문을 던지기가 오히려 민망했다.

그는 국회의원을 마치고 한발 물러섰던 스스로를 질책했다고 했다. 심석희 선수를 보면서 이제 할말은 해야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남녀 숙소 카드출입시스템 만들었더니..일부 코치 "사생활 침해다"

"그동안 선배로서 방관한 것 같아 미안하고 부끄러웠어요. 어린 시절부터 50년 넘게 체육계에 몸담으면서 부끄럽지 않게 일했습니다만, 현 시점에서 체육계를 보면서 국회의원 임기 후 한발 물러섰던 자신을 질책했어요. 내가 필요한 것을 찾아서 했어야 했는데…마지막 남은 여성 체육인의 목소리를 대신하는 것을 늘 생각했으나 실천하지 못한 것이 후회가 됩니다. 심석희 선수를 보면서 행동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현재 체육계 분위기에서는 제2, 제3의 심석희 선수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 '탑오브탑'급인 심석희 선수도 피해를 당한 마당에 성폭력이 체육계에 고질적인 병폐라는 점을 이제는 외면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 점에 대해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도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못한다. 무엇보다 대한체육회가 이같은 병을 키운것이나 다름없다는 점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직접 보지는 않았지만 고백하지 못한 선수들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러나 용기를 내기 어려운 환경이에요. 피해자들의 보호는 미흡한 반면 가해자들은 체육계에 여전히 발을 들이고 있기 때문이죠. 예전에 탈북인 출신 리듬체조 코치도 간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고백했지만 결과는 흐지부지됐죠. 조재범 전 코치도 2011년 승부조작으로 처벌을 받았지만, 대표팀 코치로 남아 있었구요. 국가대표의 지도자는 대한체육회 승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애초에 지도자 자격이 안되는 사람을 대한체육회가 승인을 하면 안되는거죠. 이런 사태는 대한체육회가 방관한 것이나 다름없는 거에요."

한국 체육계는 이제 '이에리사 선수' 시절이 아니다. 올림픽과 세계선수권 등에서 상위권에서 노는 '수준높은 스포츠강국'이다. 하지만 사람으로 비유한다면 신체 성장속도에 비해 정신적 성장속도는 어떨까. 몸이 크는 동안 마음은 곪아가는 '상처입은 선수'들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심석희 선수에 따르면 태릉·진천선수촌 빙상장이나 라커룸에서도 성폭력이 이뤄졌다고 한다. 선수촌에서 이같은 범행이 가능할 지 물었다.

"태릉선수촌장으로 있을 당시 열쇠를 통해 숙소와 훈련장을 들어갈 수 있었어요. 열쇠만 가지고 있으면 누구나 별다른 제재없이 남녀숙소를 오갈 수 있었던 겁니다. 태릉선수촌이 당시(2005~2006년) 만들어진 지 40년이 넘었는데 선수촌 내에서 도난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어요. 과연 선수촌이 선수들을 보호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나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우선 남녀 구분없이 마음대로 드나들게 돼 있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카드출입시스템을 만들었어요. 숙소별로 출입시스템이 인식할 수 있는 카드가 정해져 있게 만든거죠. 또 누가 들어갔는지 출입기록이 다 남기 때문에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추진한 일입니다. 그런데 일부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사생활을 침해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어요."

◆숙소 모자라 남자숙소에서 여자선수 잘 판..정부 '증축 안된다'

이에리사 전 촌장은 태릉선수촌장을 하면서 여성 선수들의 숙소 확대를 추진했다. 올림픽 금메달보다 높은 '정부'라는 장벽이 만만치 않았다.

태릉선수촌은 1966년도에 만들어진 것만큼 규모가 작았다. 당시에는 한국이 도전할만한 종목과 올림픽 등에서도 종목이 몇개 안 됐고, 나라 자체도 빈곤에 허덕였기에 크게 만드는 것 자체를 고려할 여지가 적었다.

"2006년에 접어들면서 아시안게임에서만 종목이 40개나 됐죠. 아시안게임을 위해 어딘가에서 훈련을 해야하지만 태릉선수촌 규모가 작아서 들어올 수 없었어요. 남자와 여자 선수가 반반이라고 했을 때, 여자 선수 숙소가 부족하다보니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 숙소에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5층짜리 숙소에서 3층까지 남자 선수를 쓰게 하고, 나머지 층은 여자 선수가 써야 하는데  숙소가 모자라니 남자 숙소에 여자가 혼숙하게 되는 일이 벌어지는 겁니다. 당시 문화재청이 여자 숙소 확대를 반대했어요. 문화재청에 찾아가 '당신 딸이 남자숙소에서 잔다고 하면 허락하겠느냐'며 끝까지 요구했지요."

문화재청이 반대한 이유는 태릉선수촌이 위치한 장소가 문화재 보호구역에 있기 때문이다. 태릉선수촌은 조선 중종의 계비이자 명종의 어머니인 문정왕후의 능인 태릉과 명종의 능인 강릉 사이에 있다. 두 능을 합쳐 태강릉이라 한다. 문화재 보호구역에서는 문화재청의 허가없이 건물을 증축하기도 쉽지 않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당시에는 남자 코치와 여자 선수가 의논할 열린 공간도 없었다. 

"미팅룸처럼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지도자와 선수간 접촉이 열린 공간에서 이뤄지도록 만들었어요. 여자 선수가 남자 코치를 만나려 해도 체육관과 숙소 밖에 없었습니다. 1대1 접촉이 자연스러울 수밖에 없는 환경이었던 겁니다. 당시 선수촌 지원금도 체육관과 숙소에 대한 것에 그쳤어요. 국가의 투자가 과연 국가대표선수에 준하는 투자인지 지금도 의문입니다. 현재 성적지상주의와 합숙소 문제를 비난하기 전에 과연 제대로 된 투자가 이루어졌는가 싶어요. 지금까지 제대로 됐다면 이러한 범죄 가능성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그러지 못했어요."

선수촌에 선수들의 고충을 들어주는 별도 인력은 없었는지 물었다.

"지도위원이라는 것이 있긴 했어요. 당시 남성 지도위원 4명, 여성 지도위원 1명으로 모두 5명이어요. 지도위원마다 각자 역할은 있었죠. 여자 지도위원은 여자 선수들 얘기를 듣고 고충과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듣는 역할을 해야 했습니다. 현재 진천선수촌은 어떻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그때도 선수 규모에 비해 부족했어요."

최근에 옮긴 진천선수촌에서도 범죄가 일어났다는 이야기도 많다. 선수촌은 여전히 범죄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셈이다.

"진천선수촌을 가보면 알겠지만 어머어마하게 큽니다. 나쁜 짓을 하려면 어디에서도 할 수 있어요. 규모는 어마어마하지만 진천은 고립돼 있습니다.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지만, 선수촌에서 술병이 발견됐다고 합니다. 술을 가지고 와서 선수들에게 받은 스트레스들을 선수촌 안에서 풀지 않겠어요? 진천선수촌 지을 때 태릉선수촌을 유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습니다. 진천선수촌은  교통 등 여러 여건을 보면 태릉선수촌에 비해 불편한 곳입니다. 선수들이 태릉이나 진천 양 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선수촌의 폐쇄성을 해결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태릉선수촌은 체육사적으로 상징성이 있는 승리관, 월계관, 챔피언하우스 등 건물 3동과 운동장을 제외하고 지난해 10월 철거에 들어갔다. 인근 태릉과 강릉을 포함한 태강릉의 조선왕릉 복원이 이뤄질 계획이다. 선수촌으로 기능은 이제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합숙소 폐지는 극단적 방법

이야기를 듣다 이에리사 전 촌장의 시절에도 이런 문제가 심각했을 것이라는 데 생각이 미쳤다.

"체육계만 질타를 받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런 일들이 다양한 분야에서 많잖아요. 사회가 변해가는 과정이죠. 유독 체육계만 이렇게 좋지 않은 모습으로 비춰져서 가슴이 아픕니다. 특히 금메달리스트, 스타의 폭로로 문제가 되면서 더 그런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선수촌장 할 때 선수들이 언제든지 선수촌장 방에 와서 상담하고 힘든 것을 얘기했어요.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어렵지만, 선수들이 지도자들로부터 성추행 문제나 인격적인 대우를 받지 못하는 부분을 털어놓기도 했어요. 당시 선수를 둘러싼 환경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체육계 성폭력 문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반복되는 이유는 무엇인지 궁금했다.

"체육계에서는 문제를 쉬쉬하고, 그러다보니 선수들은 용기를 내기 어려웠을 겁니다. 한국 체육은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 그 밑에 각 체육단체들이 연결돼 있는 구조입니다. 사실은 선수촌장을 했기 때문에 이런 문제에 대해 속속들이 알죠. 한국 체육의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리하고 기획, 운영하는 것은 대한체육회입니다. 그런 것 때문에 힘든 적도 많았죠. 태릉선수촌장으로 있을 때 관리와 인사, 예산을 위임 받아서 하려고 했습니다. 그래야 지휘감독을 할 수 있기 때문이죠. 선수촌장이 인사, 예산, 시설 관리 등 선수촌 내에서 벌어지는 모든 것을 다 지휘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 것에 대해 어려움이 있었죠."

엘리트체육에 대한 문제도 제기된다. 이에 대한 견해를 물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엘리트체육은 잘못된 겁니다. 왜곡된 엘리트체육을 바로 잡아야 합니다. 엘리트체육은 재능있는 선수를 국가에서 키워야 한다는 것이죠. 즉, 재능있는 선수가 좋은 성적을 위해 폭력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재능 있는 선수를 성폭력 등 폭력으로부터 안전하게 키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엘리트체육은 이런 관점으로 이해해야 하고 선수 보호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겁니다."

선수가 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한 지도자 밑에 있다 보니 주종관계가 형성된다는 얘기도 최근 체육계의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한국만 그렇지는 않아요. 어린 선수를 한 코치가 꾸준히 가르치는 것 자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도자들이 선수를 육성하는 것만큼 유능하고 도덕성을 갖춘 인재를 끌어들여야 하죠. 내가 선수 감독 시절에는 지도자는 무릇 24시간 눈동자 같이 선수들을 지키고 고민해야 한다고 얘기했어요. 반면 우리나라 지도자는 생활 체육으로 많이 가려고 합니다.  보수가 약하기 때문이죠. 국회에 있을 때도 한달에 300만원이던 월급을 350만원으로 올렸어요. 그때는 1년치 월급이 아니라 훈련 개월에 따라 급여를 지급했어요. 훈련을 1년 중 6개월 하면 그만큼만 지급하는거죠. 지도자에 대한 처우가 약하다보니 엘리트 지도자를 안하고 생활 체육을 합니다. 유능한 사람이 지도자를 하고 싶은 체육계가 돼야 합니다. 지도자를 교육하고, 잘못 하면 엄벌을 처하는 게 필요합니다. 지도자로 하면 안 될 짓을 했으면 다시는 발붙이지 못하도록 해야 하구요. 지금까지 시범케이스가 없었던 거죠."

합숙소 문제는 어떨까? 이에리사 전 촌장은 단호했다.

"합숙소를 폐지해야 한다는 것은 극단적인 방법입니다. 합숙소에서 훈련을 할 수 있게 하되, 문제가 무엇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합숙소가 폐쇄적이라고 하면 그 부분을 해결해야 하죠. 우리나라 특성상 합숙훈련은 필요합니다. 체육은 혼자 할 수 없습니다. 팀 운동은 같이 해야 손발이 맞죠. 개인 운동은 상대가 있어야 훈련을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측면에서 함께 훈련하고 지낼 수 있는 합숙소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습니다."

그럼 개선방안은 뭘까.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은 "합숙소 운영 시스템에 대해서 고민해야 한다"고 단언했다. 예전부터 여자 합숙소나 국가대표 훈련소에 여성 지도자를 배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자선수팀에는 여성지도자를 배치하는 것도 방법 중 하나다. 여성지도자가 여자 선수의 훈련 계획, 생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결국 사람을 뽑아야 하는 것인데, 돈이 많이 들지 않을까.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 지원을 해야 합니다. 국가에서 이런 부분에 대한 예산 지원이 인색하죠. 국회에 있을 때 엘리트체육에 들어가는 돈이 2000억원이 안된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은 올랐을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이 대한체육회 인건비, 국제대회 유치 지원금, 해외전지훈련비 등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여자 선수를 포함한 선수들의 인권과 복지에 대한 투자는 미미합니다. 대한체육회는 2016년에 국민생활체육회와 병합하면서 엄청 비대해졌습니다. 그러다보니 생활체육에 들어가는 돈이 절반 이상입니다. 국민생활체육회와 통합하면서 인건비, 행사비 등에 드는 돈도 많아졌죠."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이에리사 휴먼스포츠 대표 인터뷰. 2019.01.15 mironj19@newspim.com

 

◆제대로 된 보호센터와 위상 중요

체육계 성폭력 근절을 위해 필요한 것에 대해 물었다. '쇄신'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체육계 쇄신이 필요합니다. 쇄신하려면 하루빨리 체육인들이 신뢰할 수 있는 인물과 체육관련 전문가가 구성된 신고센터나 선수권익보호센터를 설치해야 합니다. 나는 국회에 있을 때 별도의 공정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요구했어요. 그런 것들이 만들어져 대한체육회가 벌벌떠는 조직이 돼야 합니다. 문체부에도 체육정책과장, 국장 같은 담당자가 있지만 수시로 바뀝니다. 그때마다 정책이 바뀌기 때문에 해결하기 어렵죠. 보호센터에서 나오는 얘기를 체육계가 적극 반영할 수 있고, 선수들이 마음 놓고 얘기할 수 있고,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들이 생겨나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호센터의 위상이 중요해진다. 이에리사 전 선수촌장은 여기에 동감했다.

"중요합니다. 위상이 확보돼야 지적하는 문제를 문체부나 대한체육회에서 적극 반영할 수 있습니다. 아쉬운 것은 국민들은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지만 체육은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남북단일팀과 같은 단발적인 이슈에만 관심을 가지죠. 그러다보니 이런 문제가 계속 반복되지 않느냐는 생각도 들어요."

체육계 ‘미투’, 앞으로 확산될까. "잘 되지 않을 것 같다"는 답이 돌아왔다.

"조직이 그대로인데, 피해자들 입장에서 용기를 내기 어렵습니다. 선수 입장에서는 지금까지 운동했던 것이 하루아침에 무너질지 모른다는 불안이 앞설 것입니다. 징계 받은 지도자들이 체육계에 돌아온 것을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어요. 피해자들이 ‘체육계가 변하고 있구나’ ‘국가가 대안을 마련하는구나’라고 먼저 느껴야 합니다."

sun90@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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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고비에 도전한 새 비만약 '에페' 가격은? [서울=뉴스핌] 김신영 기자 = 한미약품의 국산 비만 신약 '에페'가 위고비와 마운자로가 86%를 장악한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에 뛰어든다. 후발주자인 만큼 자체 생산을 통한 가격 경쟁력과 국내 환자 임상 데이터, 기존 병·의원 영업망을 앞세워 선발 제품 중심의 처방 시장을 파고든다는 전략이다. 관건은 가격 이외의 경쟁력을 실제 처방 전환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높은 인지도와 장기간의 처방 경험을 쌓은 데다 대표 임상에서 높은 체중 감량 효과를 제시했다. 에페가 연매출 1000억원 목표를 달성하려면 가격에 민감한 신규 수요를 확보하는 동시에 기존 GLP-1 치료제 사용자의 선택까지 끌어와야 한다. 17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오는 10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품목허가를 목표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 이후 연내 출시가 목표다. 한미약품 본사 전경 [사진=한미약품] ◆ 가격 경쟁력 갖췄지만…출시 이후 기존 제품 인하 변수 에페는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한 주 1회 투여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 비만치료제다. 약물이 체내에서 오래 작용하도록 한 한미약품의 지속형 플랫폼 기술 '랩스커버리'가 적용됐다. 에페가 진입할 시장은 이미 선발주자 중심으로 2강 구도가 형성돼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국내 비만치료제 시장은 2024년 2426억원에서 지난해 8195억원으로 1년 만에 3배 이상 확대됐다. 이 중 위고비와 마운자로 판매액은 각각 4833억원, 2209억원으로 두 제품이 전체 시장의 약 86%를 차지했다. 후발주자인 에페가 내세운 무기는 가격이다. 한미약품은 최종 공급가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4주 투약 기준 10만원대 가격이 거론된다. 현재 위고비의 시작용량인 0.25㎎의 4주분 공급가는 21만6000원, 마운자로의 시작용량인 2.5㎎은 27만8000원 수준이다. 한미약품이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배경에는 자체 생산체제가 있다. 회사는 경기도 평택 바이오플랜트에서 에페를 직접 생산한다. 외부 생산 의존도를 낮춰 공급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가격을 낮추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가격만으로 선발주자의 벽을 넘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출시된 비만치료제인 위고비는 마운자로의 국내 출시를 앞둔 지난해 용량별 차등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시작용량 공급가를 기존 37만2000원에서 21만6000원으로 약 42% 낮췄다. 경쟁 제품 등장에 맞춰 선발주자가 가격을 조정한 전례가 있는 만큼 에페 출시 이후 추가 가격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비만치료제의 핵심 경쟁력은 체중 감량 효과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에페 임상 3상 40주차 중간 결과에서 평균 체중 감소율은 9.75%였다. 체중이 5% 이상 감소한 환자는 79.42%, 10% 이상은 49.46%, 15% 이상은 19.86%였다. 선발 제품들은 글로벌 임상에서 더 높은 체중 감소율을 제시했다. 위고비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1961명을 대상으로 한 STEP 1 임상에서 68주 투여 후 평균 체중이 14.9% 감소했다. 체중이 5% 이상 줄어든 환자는 86.4%, 10% 이상은 69.1%, 15% 이상은 50.5%였다. 마운자로는 비만 또는 과체중 성인 2539명을 대상으로 한 'SURMOUNT-1' 임상에서 72주 후 평균 체중 감소율이 5mg 투여군 15.0%, 10mg 19.5%, 15mg 20.9%로 나타났다. 15mg 투여군에서는 70.6%가 체중을 15% 이상 줄였고, 56.7%는 20% 이상 감량했다. 다만 에페와 위고비, 마운자로의 임상은 투약 기간과 대상 환자, 용량과 시험 설계 등이 달라 체중 감소율을 단순 비교해 우열을 판단하기에 한계가 있다. 현재 공개된 에페의 임상 수치는 40주차 3상 중간 결과다. 한미약품 비만 신약 '에페' 로고 [사진=한미약품] ◆ 국내 환자 448명 임상으로 차별화, 브랜드·시장 경험은 숙제 이에 한미약품이 강조하는 에페의 차별점은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확보한 임상 데이터다. 에페 임상 3상은 국내 성인 비만 환자 448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위고비 역시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 환자 대상 임상을 진행했지만 에페는 3상 전체를 국내 비만 환자로 구성했다. 한미약품은 국내 환자로 구성된 임상을 통해 한국 진료현장에서 참고할 수 있는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점을 차별화 요소로 내세운다. 다만 국내 환자 대상 임상이라는 사실 자체가 기존 치료제보다 높은 효능이나 안전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임상에서 체질량지수(BMI) 30㎏/㎡ 미만 여성 환자의 평균 체중은 12.20% 감소했다. 한미약품은 이를 토대로 고도비만 환자뿐 아니라, 비만도가 낮거나 장기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환자까지 처방 수요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미약품은 에페가 GLP-1 비만치료제의 대표적인 부작용인 구역과 구토 등 위장관계 이상반응이 기존 제품 대비 낮다는 점도 내세우고 있다. 구역과 구토는 비만치료제의 투약을 중단하게 하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그러나 브랜드 인지도와 시장 경험에 있어서는 선발주자의 우위가 뚜렷하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각각 노보 노디스크와 일라이 릴리라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의 제품으로, 해외에서 이미 대규모 판매와 처방 경험을 축적했다. 환자들의 실제 사용 경험과 장기 데이터가 쌓였다는 점도 후발주자인 에페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려운 부분이다. 반면 한미약품은 국내 병·의원을 대상으로 구축한 영업망과 자체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기존 영업망을 치료제 처방으로 연결할 수 있느냐가 후발주자의 한계를 극복할 변수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미약품은 에페를 연 매출 1000억원 이상 품목으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 등 회사가 내세운 강점을 처방 확대로 연결할 수 있어야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에페는 가격과 국내 환자 대상 임상 데이터에서 차별화 요소가 있지만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높은 인지도와 처방 경험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후발주자인 만큼 실제 진료 현장에서 의사와 환자의 선택을 얼마나 바꿀 수 있느냐가 시장 안착의 관건"이라고 봤다. sykim@newspim.com 2026-09-17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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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일정 최소화 '18일 회견' 준비 몰두 [서울=뉴스핌] 김미경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기자회견을 하루 앞둔 17일 공식 일정을 최소화하고 회견 준비에 몰두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4일부터 3일간 중앙아시아 5개국 정상과 연쇄 회담을 하고 1차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주재하며 외교 일정으로 숨가쁘게 지냈다.  이 대통령이 기자회견 일정을 18일로 정한 것도 외교 일정을 모두 마무리하고 하루 정도 준비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상 목요일에 열던 수석보좌관회의도 없이 파티 비롤 국제에너지기구(IEA) 사무총장을 접견하는 일정만 소화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1주녁 기자회견에서 주택공급을 위해 재건축·재개발도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 "국민이 궁금한 국정 현안, 진솔하게 소통할 것" 이 대통령은 비롤 사무총장 접견 외 나머지 시간은 회견 준비에 쓸 것으로 예상된다. 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서 분야별 핵심 쟁점과 추진 방향을 보고받고 예상 질문을 추려 답변을 거듭 다듬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견은 18일 오전 10시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다. 모두발언과 질의응답, 마무리 발언을 합쳐 90분가량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기자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150여 명이 참석한다. 질의응답은 정치·외교와 정책·경제 두 분야로 나눠 주제 제한 없이 진행하고 실시간 국민 댓글도 소개한다. 청와대는 회견 제목을 수식어 없이 '이재명 대통령 기자회견'으로 정했다. 회견장 배경막에는 '국민의 뜻, 국민의 삶, 더 살피겠습니다'라는 문구를 건다. 성기홍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 15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의 확고한 개혁 의지와 민생 최우선 국정 기조, 더 단단한 국민 통합의 메시지를 전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국민이 궁금해하고 듣고 싶어 하는 국정 현안을 진솔하고 충실하게 소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스핌] 이건주 기자 = 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이재명 대통령 취임 1주년 기자회견 '대체불가 대한민국'이 생중계되고 있다. 2026.06.08 kunjoo@newspim.com ◆연임·공소취소·파병 정치 현안에 부동산·증시 민생 현안 산적  회견의 관심은 산적한 현안에 이 대통령이 과연 명확한 입장을 밝힐 것인지다. 특히 공소 취소와 연임 헌법 개정(개헌) 논란은 피할 수 없는 질문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조작기소 특검법안'을 9월 중 처리하겠다고 예고했다. 특검에 공소취소 권한을 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대통령 사건 공소 취소를 앞장서 주장했던 김승원 의원이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고 민주당 주도로 국회 인사청문 경과보고서가 채택됨에 따라 야권의 공세는 더 거세졌다. 인사 검증 문제에 대한 언론의 질의도 예상된다. 용혜인 전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자진사퇴했고 김승원 후보자는 '식약처 청탁 의혹'에 휩싸였다. 미국 요청에 따른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와 대미 투자 협상 관련 질문도 이 대통령에게는 고난도 문제다.  민생 현안으로는 부동산이 첫손에 꼽힌다. 정부는 취임 후 8·13 대책을 포함해 6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한국부동산원 집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주간 매매 가격이 지난해 2월 첫째 주부터 83주 연속 올랐다. 문재인 정부 시절 세운 최장 기록(85주)에 바짝 다가섰다. 강남 3구 집값은 약세로 돌아섰지만 수도권 중저가 아파트값이 오르고 전세 매물 품귀와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부동산 정책 효과에 대한 논란이 적지 않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이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이번엔 어떤 답 낼까 이 대통령이 앞서 일부 현안에 짧게 입장을 밝히기는 했지만 대체로 원론적 언급에 그친 경우가 많았다.  연임 개헌 논란을 두고는 프랑스 국빈방문 중이던 지난 9일(현지시간) 파리 동포 오찬간담회에서 "(대통령) 임기는 헌법상 명확하게 제한돼 있다"고 했다. 취임 초 해외 순방을 자주 다니는 이유를 설명하는 차원의 언급이었지만 연임 논란을 의식한 우회적 입장 표명이라는 해석이다.  공소 취소와 관련해서는 지난 6월 8일 진행한 취임 1주년 회견에서 "(조작기소 여부의) 진상 규명은 해야 한다"는 원론적 답변을 내놨다. 이 대통령은 당시 공소 취소 특검에 대한 질문을 받고 "결론적으로 법과 상식대로 하면 된다"며 "최소한의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뭔가 문제는 있어 보인다. 주관적 판단은 있지만 객관적으로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것이 꽤 많다"며 "잘못된 게 있으면 바로 잡고 없으면 그냥 놔두면 된다. 잘못됐으면 취소하고 잘못된 게 아니면 놔두는 것"이라고 했다. 사실상 공소가 잘못됐으면 바로 잡아야 한다는 취지의 설명이었다.  ◆여권에서도 "공소취소·연임 명확한 입장 내야" 목소리 강해   야권뿐 아니라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이 민감한 현안에 대해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기자회견이 의미가 있으려면 그동안의 오만과 무능부터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며 "부동산과 이란 파병 문제 등 모든 정책에서 국정 기조 대전환을 선언하고 국민이 납득할 분명한 답을 내놓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기자회견은 국민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정 현안을 두고 진솔한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재 민주당 의원은 "공소 취소는 정무적이고 정치적인 문제이니 대통령이 언급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의 한 중진 의원은 "대통령이 연임 개헌이나 공소 취소와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면 향후 국정 운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8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6.06.08 [사진=청와대] ◆9주 연속 지지율 하락…추석 전 기자회견, 반등 할까  이번 기자회견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열리는 만큼 지지율 반등의 분수령으로 꼽힌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14일 공개한 9월 2주차 주간동향(에너지경제신문 의뢰, 7~11일, 무선 자동응답 방식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을 살펴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 긍정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해 취임 후 최저치인 33.8%였다. 부정평가는 63.3%로 처음 60%대에 올라섰다. 리얼미터는 외교 행보에도 개각 인선 논란과 호르무즈 파병 검토, 부동산 정책 불확실성이 겹친 데다 진보층과 20대 이탈이 더해진 것을 하락 주요 원인으로 분석했다.  한국갤럽이 17일 발표한 '2026 대한민국 신뢰도 조사'(시사IN 의뢰, 6~8일, 유선전화와 휴대전화 무작위 전화걸기 전화면접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이 정치인 중 2위로 내려앉았다. 이 대통령은 2021년 이후 해당 조사에서 줄곧 가장 신뢰하는 정치인 1위였다. 올해 조사에서는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1위를 내줬다.  이 대통령에 대한 신뢰도 조사에서는 '신뢰한다' 35.9%, '불신한다' 50.4%였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이 대통령을 신뢰한다는 응답이 51.2%, 불신한다는 응답이 34.1%였다. 신뢰와 불신의 국민 평가가 1년 만에 뒤집어졌다.  the13ook@newspim.com 2026-09-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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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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