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투자 비용 등 감익 불가피" vs "감익까진 안 갈 것"
"감익 불구 투자는 긍정적…올 하반기 이후 접근 유효"
[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네이버(NAVER)의 이익감소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매출은 비교적 탄탄한 상승세가 예상되나 라인 등 대규모 투자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이익 규모는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투자가 마무리되고 비용 반영이 일단락된 이후에는 펀더멘탈이 회복될 것으로 판단, 중장기적 접근을 조언한다.
지난해 줄곧 흘러내리던 네이버 주가가 최근 서서히 회복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1월 8일 95만원(종가 기준)으로 정점을 찍은 뒤 액면 분할 직전인 10월 5일 70만4000원 수준이던 네이버 주가는 액면 분할 후 거래가 재개된 지난해 10월 12일에 14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후 11월 21일 10만6500원으로 다시 25% 떨어지며 저점에 내려앉았다. 이후 조금씩 상승세를 타면서 지난 9일 13만3000원까지 오른뒤 소폭 조정을 거쳐 지난 14일 12만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연저점에서 19.2% 오른 가격이다.
◆ "최근 반등은 낙폭 과대 영향…탄탄한 국내사업이 주가 지지"
최근 네이버의 이 같은 반등은 일단 낙폭 과대에 따른 영향이 커 보인다. 한준일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팀장은 "낙폭과대에 따른 반등 영향"이라며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실적이 계속 좋지 못했고, 국내 비즈니스도 훼손되는 거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지만 국내 쪽만 보면 큰 영향은 없었고 잘 하고 있는 편"이라고 답했다. 이어 "이에 밸류에이션이 상당히 싸진 측면이 있다"며 "라인 투자 등 신사업 쪽은 (현재로선) 가치를 평가하기 애매하다"고 덧붙였다.
즉 신사업 투자에 따른 실적 악화 우려로 주가가 내리막을 걸었는데, 신사업은 아직 결과물이 나오기 전이어서 판단이 어렵고, 국내 사업 부문은 걱정했던 것만큼 그리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이면서 주가가 서서히 기지개를 켜고 있다는 얘기다. 지난해 네이버는 일본 라인(LINE) 전환사채(CB) 발행에 7500억원, 유럽법인에 2589억원 투자하는 등 공격적인 해외 투자에 나서고 있다.
그렇다면 현재의 반등 국면의 지속 가능할까. 일시적 반등에 그칠 지, 추세 상승으로 이어갈 지가 관심인데, 이는 결국 실적으로 귀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순항 중인 국내보단 해외 실적이 관건이다.
이미 최근의 주가 반등을 두고 일본 라인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라인이 핀테크 관련, 페이라든지 인터넷뱅크 진출한다는 게 이슈가 됐는데 그런 부분들이 주가에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분석했다.
네이버는 국내 1위 검색 포털 네이버와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한다. 매출 구성은 광고 플랫폼 9.7%, 비즈니스 플랫폼 43.9%, IT 플랫폼 6.3%, 콘텐츠 서비스 2.6%, 라인 및 기타 플랫폼 37.5%다. 라인은 네이버의 일본 자회사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한다. 일본 및 동남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광고, 커뮤니케이션, 콘텐츠 등 핵심사업과 핀테크, AI, 커머스 등 전략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 "감익 불가피 vs 감익까진 안 갈 것"
국내 증권업계에선 올해 네이버 실적을 놓고 전망이 나뉜다. 신사업 투자비용 등으로 이익이 감소할 것이란 시각이 있는 반면, 이익이 크게 늘긴 어렵겠지만 그렇다고 감익까진 아니라는 입장도 있다. 올해 연간 매출은 어느 증권사나 6조원을 넘기며 전년보다 증가할 것으로 봤지만, 이익이 늘 것인지에 대해선 의견이 갈렸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위원은 "국내 사업은 문제가 없다"면서도 "라인이 작년에 1조5000억원 정도 회사채 발행, 그리고 향후 3년간 핀테크에 투자하겠다고 했다. 그게 다 비용화되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 해도 지금 라인의 핀테크 투자는 공격적이다. 트래픽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마케팅 비용 등 라인 적자가 최소 1500억~2000억원 가량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연결로 봤을 때 네이버 전체 이익이 줄어드는 게 맞고, 투자기라고 본다"며 "컨센서스가 아직 충분히 조정이 안됐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이 나오고, 올해 가이던스가 나오면 전체적인 하향 조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8년 이후 네이버 주가 추이. <자료=삼성증권> |
반면 이창영 연구위원은 "2018년 매출 성장률 18.6%(예상)의 고성장에도 불구 인공지능(AI), 핀테크 등 비용 증가로 인해 영업이익은 17.5% 줄며 역성장이 예상된다"며 "다만 2018년 비용 증가의 주 원인 중 하나인 인건비(28%, 1700억원 증가)가 2019년에는 증가율이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스노우(2017년 -727억원), 네이버랩스(-334억원), 네이버웹툰(-365억원) 적자가 유지되거나 감소할 것으로 보여, 라인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해 네이버 연결 영업이익(률)은 전년대비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다만, 감익 가능성이 있다고 해도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이익 감소 폭이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신사업 투자 역시 회사의 성장을 위해 불가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긍정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한준일 팀장은 "투자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매출은 늘어도 증익은 힘들 듯하다. 하지만 2018년이 전년 대비 감익폭이 아주 컸는데, 올해는 그 기저효과 등으로 인해 감익폭은 이미 많이 줄었고, 실적 기대치도 많이 낮아져 있다"면서 "감익은 맞는데 그 폭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동희 연구위원은 "한 1~2년 정도 투자를 많이 할 것 같다. 비용 부담 생길 수 있으나 어쩔 수 없는 투자다"며 "실적이 악화되고 있지만 라인의 주가를 보면 견조하다. 라인의 핀테크에 대해 시장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에 단기적 관점보다는 올 하반기 이후를 기다리는, 중장기적 시각에서 네이버를 바라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윤을정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상반기에는 이익이 계속 낮게 갈 것으로 보는데, 핀테크 서비스가 하반기에는 투자보다는 자리를 잡기 위해 노력하지 않을까 싶다"면서 "상반기엔 관망, 하반기 들어갈 때는 (인터넷은행 진출 등) 추가적 투자가 없다면 매수해도 괜찮아 보인다. 지금까지 많이 빠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hoa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