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 연주로 3위 차지
심사위원장 "발전 가능성 무궁무진" 평가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피아니스트 이혁이 제10회 하마마츠 국제 피나오 콩쿠르 예선에서 연주시간 초과를 의미하는 종소리를 듣고도 결선 3위를 차지했다.
피아니스트 이혁 [사진=HIPC] |
지난 9일부터 24일까지 일본 시즈오카현 하마마츠시 악트시티(ACT CITY) 콘서트홀에서 열린 제10회 하마마츠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을 연주해 3위를 차지했다. 우승과 준우승은 각각 장 자크무르(터키), 우시다 도모하루(일본)에 돌아갔다.
3위 이혁은 부상으로 2019년 경연을 주최한 하마마츠 문화재단이 기획하는 악트시티 독주회와 피아노 제조사 야마하가 주최하는 도쿄 긴자홀 독주회를 제공받는다. 하마마츠 콩쿠르는 경연 우승자에게만 20여 회 이상의 일본 내 입상 특전 연주를 독점적으로 제공하는 관례를 깨고 3위 이혁에게 공연 기회를 공식 제안했다. 2019년 5월 파리에선 대회 금·은메달리스트와 공동 공연을 갖는다.
러시아 출신 피아니스트 엘리소 비르살라제 심사위원은 경연이 끝나고 입상자 축하 리셉션에서 "3차 예선까지 내 관점에서 최고 경연자는 이혁이었다. 결승에서 연주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은 고난도의 곡으로 이혁 스스로 여전히 발전할 여지가 있음을 잘 알 것"이라고 말했다.
대회 심사위원장 오가와 노리코는 25일 갈라 공연 리허설에서 이혁을 만나 "3차 예선 연주곡 차이코프스키-플레트네프 편곡 '호두까기 인형'의 연주는 압도적이었다.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밝혔다.
이혁은 3차 예선에서 4악장 구성의 알캉 작곡, 독주 피아노를 위한 교향곡 (Piano solo from Symphony Op. 39 No.4-7)의 연주 도중, 심사위원진의 중단 권고(70분 이내 연주)로 마지막 악장을 완주하지 못했으나 12명 중 6명이 진출하는 결승에 올랐다. 연주시간 초과를 의미하는 종소리가 울린 참가자가 다음 라운드에 진출하는 사례는 국제 경연에서 극히 이례적이다.
피아니스트 이혁 [사진=HIPC] |
1991년 초대 대회 이후 매 3년마다 열리는 하마마츠 콩쿠르는 그동안 상위 입상한 라파우 블레하츠(2003년 2위), 조성진(2009년 1위)이 각각 2005년, 2015년 쇼팽 콩쿠르에 우승하면서, 국제 음악계에 "예비 피아노 스타의 등용문"으로 각광받고 있다. 2000년 임동혁(2위), 2006년 김태형(3위)이 입상한 바 있다.
2014년부터 모스크바에 거주하면서 현재 차이콥스키 음악원에 재학 중인 이혁은 2012년 모스크바 쇼팽 청소년 콩쿠르 우승에 이어 2016년 만 16세로 처음 시니어 대회에 출전한 폴란드 파데레프스키 콩쿠르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국제 음악계에 자신의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두산연강재단이 2012년부터 이혁의 학업을 포함한 음악활동 일체를 공식 후원하고 있다.
NHK는 하마마츠 콩쿠르 시작 이전부터 대회 참가자 가운데 이혁을 선정해, 경연 전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촬영했고, NHK TV로 방영 예정이다. 이번 콩쿠르에는 일본 피아니스트 오가와 노리코가 위원장을 맡았고 러시아의 엘리소 비르살라제, 한국의 문익주, 폴 휴즈(BBC 심포니 사장) 등이 심사 위원으로 참여했다.
hsj121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