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부터 민노총 눈치보는데 검경이 어떻게 제재하나"
"야당과 손잡고 청년실업, 노동개혁하면 민주당보다 더 도와드리겠다"
박덕흠 "당원권 정지규정, 선의의 피해자 생겨…1심까지 봐야"
[서울=뉴스핌] 이지현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민주노총과 결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이 나라가 민노총의 나라인가 걱정된다"라면서 "고용지표가 9개월 연속 마이너스로 가고 형편이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민노총이 보여주는 여러 가지 모습과 이를 대처하는 정부의 모습을 보면 민노총의 나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노동청을 다 돌고 청와대 앞에 침낭을 깔고 국회 앞에 텐트농성은 물론 국회 안까지 들어온다. 여당대표실과 한국GM사장실, 심지어 대검찰청까지 쳐들어가서 난장판을 벌이고 있는데 공권력은 무엇 때문에 있나"라며 "청와대부터 민노총의 눈치를 보는데 경찰이나 검찰이 어떻게 제재하겠나"라고 비판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18.11.15 yooksa@newspim.com |
김 위원장은 이어 "대통령께서 민노총 같은 세력과 결별한다는 각오로 임해야 우리 산업이 발전한다. 국정이 독립하지 못하면 우리 경제는 죽었다 깨어나도 다시 살아나기 힘들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께 진심으로 그리고 정중히 요청하는데, 민노총과 결벌하고 야당과 손 잡으셔야 한다. 청년실업과 노동개혁 길을 가겠다고 하면 우리 당이 오히려 민주당보다 더 앞장서서 돕겠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문재인 정부가 반 노동정책을 추진한다며 지난 14일부터 국회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최악의 실업률을 언급하며 정부에 전향적인 입장을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어제 발표된 통계청 10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실업자 수는 지난달 실업률이 13년만에 최고치인 3.5%를 기록했다"면서 "해가 갈수록 실업자는 늘어나고 실업률은 높아진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사정이 이런데도 정부는 언제까지 대책을 고민만 하고 있을 것인지 한심하기 그지없다"며 "혹시라도 가짜 일자리를 추가 대책이랍시고 고민하는 것은 아니기를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고용참사가 밥먹듯 벌어지는 마당에 고용세습 국정조사마저 수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문재인 정권의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을 자신들의 측근과 고용세습 채용비리에 함몰되어 있는 민주노총 조직들이 이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청와대의 인사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장관들과 공정위원장, 방통위원장, KBS사장 중 7대 인사배제원칙에 저촉된 인사는 없다고 한다"면서 "차라리 사슴을 가리켜 말이라고 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7대 인사 배제 기준이 아니라 인사기준 아닌지 다시 확인하고 청와대 입장을 내달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서는 한국당 내에서 논란이 있던 당원권 정지 규정과 관련한 언급도 나왔다. 최근 당 내에서는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는 윤리위 규정이 원내대표 선거 등에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박덕흠 의원은 "우리 윤리위 규정에 따르면 뇌물 정치자금 수수 등 기존 범죄에 대해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 정지를 하고 있다"면서 "혐의 사실에 있어 다툼의 여지가 있는 경우가 있고, 기소 이후 1심, 2심 또는 최종심에서 무죄로 판결받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어 "억울한 누명을 쓰는 일인데 재판도 없이 단순한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정지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고, 야당인 우리당 입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선의의 피해자를 막자는 취지에서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을 일괄적으로 중지하기 보다는 1심 재판에 따라 중지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윤리위도 구제가 필요한 분에 대해서는 구제 방안을 만들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의 이같은 발언에 김병준 위원장은 "다음주에 윤리위 구성을 우선 마무리 짓고 윤리위 의견을 듣겠다"면서 "(원내대표 선거와 연관된다는 점은) 충분히 알고있다.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고 답했다.
jh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