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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우리는 지금 무엇을 믿고 있나요?"…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

기사입력 : 2018년11월12일 20:52

최종수정 : 2018년11월12일 20:53

흰개미 떼 서식지가 된 100년 된 고택 배경
3면의 객석 활용 관객도 작품에 들어온 듯한 효과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살아가면서 우리가 어떤 믿음을 가지고 있는지, 그 믿음을 가져도 되는 것인지, 제대로 된 믿음인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도, 관객과도 나누고 싶었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가 지난 9일 개막해 관객과 만나고 있는 가운데, 12일 오후 세종S씨어터에서 열린 프레스콜에서 황정은 작가가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작품은 세종S씨어터의 개관기념작이자 '2018 서울시극단 정기공연 창작대본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됐다. 서울시극단 예술감독이자 작품의 연출을 맡은 김광보 연출은 앞서 프로시니엄(무대와 객석이 구분되는 일반적인 형태)의 무대 연출이 될 수도 있음을 밝혔으나, 3면의 객석을 활용한 무대로 연출됐다.

김광보 연출은 "블랙박스 극장이기에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연습을 하다보니 프로시니엄 구도에는 이 극을 잘 설명할 수 없는 난관에 부딪혔다. 100년 된 고택은 물론, 마당의 넓이, 황량함을 표현하기 위해 객석의 구조를 바꿨다"며 "객석을 양옆으로 깔면서 관객들도 극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받는다고 생각한다. 이런 무대를 할 때 세 면을 다 수용할 수 있는 동선을 만들어야 한다. 객석에 따라 공연을 보는 장면들이 달라지는데, 이것이 매력이 아닐까 싶다"고 설명했다.

12일 오후 세종S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사막 속의 흰 개미' 프레스콜에 참석한 김광보 연출(왼)과 황정은 작가 [사진=세종문화회관]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는 흰개미 떼의 서식지가 돼버린 100년 된 고택을 배경으로, 고택의 주인이자 대형교회의 목사 석필의 가족과 흰개미 떼의 미스터리한 현상 페어리 서클(fairy-circle, 아프리카 사막에서 발견되는 둥근 원)을 살피는 에밀리아 연구원, 석필을 찾아온 묘령의 여인 지한이 겪은 과거 사건 등이 얽히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황정은 작가는 "작품을 쓸 때부터 특정 종교를 비난하려고 쓴 건 아니다. '신념'에 대한 이야기다. 신앙보다는 신념에 초점을 뒀고, 사회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고, 비유하고, 상징을 놓고 쓰지 않았다. 인물들의 관계, 집에서 발생한 사건에 집중해서 썼을 뿐"이라며 자칫 교회에 대한 부정적 시선이나 폄훼가 될 수 있다는 우려에 관해 해명했다.

고택의 주인이자 아버지에 이어 대형교회의 목사인 '공석필' 역은 배우 김주완이 맡는다. '공석필'은 아버지의 잘못을 부정하고, 밀어내려 하지만 끝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인물이다.

12일 오후 세종S씨어터에서 진행된 연극 '사막 속의 흰 개미' 프레스콜에 참석한 배우 김주완, 최나라, 황선화(왼쪽부터) [사진=세종문화회관]

김주완은 "초반에는 스스로는 집안의 피해자라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는 집안의 가해자라고 생각했다. 이후 피해자의 8살난 딸 이야기를 들으며, 과거 때문에 아이들의 미래를 흐릿하게 할 수 없다는 설정이 설득됐다. 마지막에 엄마의 비밀까지 알면서 결국은 집안의 악습, 무게에 굴복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곤충 연구원으로서 고택의 흰개미를 조사하기 위해 나온 '에밀리아'는 극의 텔러이자, 관객들이 작품에 거리를 두고 볼 수 있는 역할을 한다. 시작과 중간, 끝에 흰개미떼를 연구한 내용을 프레젠테이션하며 내용을 정리하는 동시에 작품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에밀리아' 역을 맡은 배우 최나라는 "마지막 프레젠테이션에서 '평형상태에 이르기까지는 매우 불안하고 역동적인 상태를 거쳐야 한다'고 말하는데, 이것이 작품을 관통한다고 생각한다. '에밀리아'는 자연의 흐름, 사람들의 관계, 본인의 입양 등 모든 것들이 자연의 순리라고 생각하는 인물이다. 이 순리가 제대로 돌아가려면 역동적인 과정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석했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 공연 장면 [사진=세종문화회관]

고택을 찾아온 묘령의 여인 '임지한'은 배우 황선화가 맡는다. '임지한'은 '공석필'을 찾아와 아버지로부터 당한 부당한 사건에 대해 밝히고 분노하는 인물이다. 그가 어떤 사건을 겪었는지 극 속에서 끝까지 나오지는 않지만, 이야기를 극적으로 혹은 결말로 향하게 하는 기폭제가 된다.

배우 황선화는 "'지한'이라는 역할을 준비하면서 사람들이 의외로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운 모습을 요구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절대로 그것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한 미술작가가 '나는 어떤 사건의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로 살고 싶다. 그래서 미술을 한다'고 말한 인터뷰를 봤다. 그걸 보고 확신을 얻었고, '지한'도 생존자로서 앞으로 살아가기 위해 고택을 찾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흰개미 떼에 의해 무너져가는 고택, 그동안 숨기고 있던 사실이 드러나면서 붕괴되는 가족들의 이야기가 절묘하게 맞물리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허구와 가식 속에 숨겨진 진실, 이러한 불안과 위태로움이 현 사회에 적절하게 적용된다. 연극 '사막 속의 흰개미'는 오는 25일까지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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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지지율 26.9%…'기자회견 효과 보수결집'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중후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4일 발표됐다. 종합뉴스통신사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1일~12일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2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26.9%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71.5%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1.6%다. 긍정평가(26.9%)는 지난 조사와 달라지지 않았고 부정평가는 0.4%포인트(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44.6%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17.1% '잘 못함' 81.1%였고, 30대에서는 '잘함' 21.3% '잘 못함' 77.2%였다. 40대는 '잘함' 10.8% '잘 못함' 88.3%, 50대는 '잘함' 24.2% '잘 못함' 75.4%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40.7% '잘 못함' 56.9%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 50.8% '잘 못함' 46.2%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3.6%, '잘 못함'은 73.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24.3% '잘 못함' 74.8%, 대전·충청·세종 '잘함' 27.3% '잘 못함' 72.1%, 강원·제주 '잘함' 14.8% '잘 못함' 74.8%로 조사됐다. 부산·울산·경남 '잘함' 33.3% '잘 못함' 65.0%, 대구·경북은 '잘함' 42.1% '잘 못함' 55.9%로 집계됐다. 전남·광주·전북은 '잘함' 18.3% '잘 못함' 79.9%로 나타났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6.2% '잘 못함' 72.6%, 여성은 '잘함' 27.6% '잘 못함' 70.4%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해명 대신 감싸기에만 급급했고, 명태균 씨 논란에 대한 해명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과적으로 불신만 더 키운 꼴이 됐다"며 "하지만 60-70대 이상과 영남권 등 전통적인 지지층에서는 탄핵 등의 위기감이 높아져 지지율이 오히려 상승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며칠 전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안보와 경제 등 위기감 고조로 보수층이 결집하며 추가적인 지지율 추락을 막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기자회견에 대해 긍정평가와 부정평가가 동시에 존재한다"며 "형식적으로나마 기자회견을 하고 사과를 했다는 점에서 만족하는 보수 지지층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지율 자체는 큰 변동이 없지만 (이번 기자회견 때문에) 부정평가한 사람들이 나중에라도 다시 긍정평가할 가능성이 더 낮아졌다"이라며 "앞으로 지지율이 개선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3.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11-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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