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 트럼프와 정책 유사 '열대의 트럼프' 별명까지
독일·이탈리아 등 유럽도 극우에 힘실려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세계에서 국수주의 성향의 지도자가 또 한명 탄생했다. 글로벌화 시대 정신이 흔들리고 국수주의, 배타주의적 정치판이 확대되고 있는 듯하다.
자이르 보우소나루 브라질 대통령 당선인 [사진= 로이터 뉴스핌] |
28일(현지시각) 육군 대위 출신 극우 사회자유당(PSL)의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가 대선 결선서 승리하면서 남미 최대 국가 브라질은 군사 독재 정권 이후 약 33년 만에 극우 성향의 지도자를 맞이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대선 결과 발표가 나오자 마자 보우소나루 당선인에게 전화를 걸고 축하 메시지를 전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미국과 브라질, 그리고 남북 아메리카(Americas) 지역 지도자로서 사람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나란히 노력하기로 했다"는 내용이다.
보우소나루 당선인은 '브라질의 트럼프'라고 불린다.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보우소나루 대통령 당선인을 '열대의 트럼프(Trump of the tropical)'이라는 별칭까지 붙이며 그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버금가는 국수주의자라고 평가했다.
그는 "오물을 청소하겠다"라며 적폐청산 공약과 더불어, 브라질을 위대하게 만들겠다고도 약속했다. 마치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 슬로건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를 연상케 한다.
이밖에도 그는 중국이 최대 교역국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국내 주요 경제 분야를 장악하려는 포식자"라고 표현하며 반(反)중 정책을 펼칠 것을 예고한 인물이기도 하다.
브라질 정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양국 간의 총 쌍방무역 규모는 750억달러다. 중국은 2003년부터 브라질 에너지, 원유, 광산 분야에 1240억달러를 투자했고, 철도와 항구, 다른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속도를 가하고 있다.
이와중 보우소나루는 공공사업의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며 "중국인들은 브라질 내에서 사는 것이 아니라 브라질을 사고 있다"고 외치고 있는 상황. 양국의 적지 않은 무역 규모를 볼 때 만일 차기 보우소나루 행정부가 관세를 때리는 등 미국과 같은 반중 무역정책 행보로 간다면 전 세계적으로 파장이 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프랑스 경찰이 파리 난민 수용소 인근의 노숙 난민촌을 철거하자 난민과 이민자들이 항의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유럽에서도 국수주의에 힘이 실리고 있다. 같은날 독일 헤센주(州) 지방선거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이 가까스로 승리했으나, 연정 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메르켈 리더십에는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반면, 극우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은 9%포인트가 늘어난 13%의 득표율을 올려 헤센 주 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됐다.
극우정당 '동맹'과 반체제 정당 '오성운동' 연정이 정권을 잡고 있는 이탈리아는 반(反) 난민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외에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을 비롯해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국수주의를 내세워 포퓰리즘 정치를 펼치고 있는 지도자들이 더러 있다.
보우소나루는 '법과 질서'를 운운하며 경찰의 총기 사용에 찬성하고 군부 독재를 미화하며 성·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발언을 한 인물이다. 또 난민들을 "쓰레기"에 비유하고 동성애자를 아동성애자와 동급 취급하는 등 배타적인 정서를 보여왔다. 이러한 인물이 득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브라질은 매일 발생하는 살인사건으로 불안한 치안 문제, 2년 연속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헤알화 가치는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가 유권자들의 실질적인 고민이었다. 경찰에게 총을 쥐어줘 "흉악범을 즉시 사살하겠다", "중국은 우리나라를 구입하고 있다" 등 다소 자극적이지만 공감대를 형성하는 멘트로 보우소나루는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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