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일가, 기내 물 공급 사업 자회사에 몰아주기 지적
"국토부, 한진일가 행태 파악, 감독해야"
[인천=뉴스핌] 서영욱 기자 = 항공사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관리감독 권한이 있는 국토교통부는 공정거래위원회에 공을 돌렸다.
19일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은 인천시 중구 인천국제공항공사 청사에서 열린 국토교통위 국정감사에서 기내 물 공급 사업을 통해 한진 총수 일가가 일감몰아주기식 자회사 경영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본사에서 열린 국정감사 현장 [사진=서영욱 기자] |
대한항공은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설치해 준 ‘항공기 급수장치’를 쓰지 않고 자회사를 이용해 한참 떨어진 급수탑을 사용하고 있다. 자회사의 매출과 이익을 올려주기 위한 '일감몰아주기'라는 지적이다.
강훈식 의원은 손명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을 불러 세워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잘못된 세습과 승계 행위를 방기해서는 안된다”며 “항공사 감독기관으로서 국토부가 이러한 한진 일가의 행태를 파악, 감독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손명수 실장은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총수 일가의 불공정 행위 사실을 조사해 고발조치했다”며 “항공사에 대한 전반적인 지도감독을 철저히 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이어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에 국토부는 아무 책임이 없느냐”고 몰아세웠지만 손 실장은 “총수 일가의 불공정 행위는 공정위 소관”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공항은 기내에 물을 쉽게 공급할 수 있도록 급수장치를 구비하고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경우 1,2터미널을 합쳐 모두 25억1500만원의 예산을 들여 급수장치를 설치했다. 하지만 항공사들은 가까운 곳에 급수장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급수장치를 활용하지 않고 급수탑에서 물을 실어 나르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1년간 항공기 급수장치 사용량은 2907톤이다. 반면 급수탑의 1년 사용량은 2만9888톤으로 급수탑 사용량이 급수장치 사용량의 약 10배 정도의 규모를 보이고 있다. 따로 물을 실어 나르는 용량이 공항 급수 시설을 사용하는 용량의 10배인 셈이다.
특히 대한항공은 전체 공항 급수장비 사용량 중 0.3%의 물만 급수장비를 통해 사용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자회사 한국공항(KAS)을 통해 급수탑에서 기내 물을 운반하고 있다.
강 의원은 “한진 총수 일가의 일감몰아주기식 경영 때문”이라며 “대한항공은 한국공항의 59.54%의 주식을 소유하고 있는 모회사다. 한국공항의 매출 80%는 대한항공, 진에어의 계열사로부터 나온다”고 지적했다.
syu@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