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황숙혜 특파원 = 뉴욕증시가 또 한 차례 바닥 뚫린 폭락을 연출했다.
중국 3분기 성장률 발표를 앞두고 이른바 ‘차이나 리스크’가 재점화되면서 투자자들의 매도를 부추겼고, 연방준비제도(Fed)의 과도한 긴축에 대한 우려도 주가 하락에 무게를 실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를 중심으로 한 뉴욕의 금융가 [사진=블룸버그] |
유럽과 아시아 주요국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한편 신흥국 통화가 내림세를 보이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에 ‘리스크-오프’ 움직임이 뚜렷했다.
18일(현지시각) 다우존스 지수가 327.23포인트(1.27%) 하락한 2만5379.45에 마감했고, S&P500 지수는 40.43포인트(1.44%) 급락한 2768.78을 나타냈다. 나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157.56포인트(2.06%) 후퇴한 7485.14에 거래됐다.
중국의 성장 둔화와 금리 상승 리스크가 주가를 강타했다. 3분기 중국 경제는 6.6% 성장한 것으로 월가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앞서 발표된 전망치 6.7%에서 하향 조정된 수치다.
이번 지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에 따른 충격이 확인될 것으로 보이는 한편 세부 항목에 따라 착시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관세 시행을 앞두고 제조 및 수출입 업체들이 물량 털어내기에 나선 데 따른 왜곡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다만, 산업생산을 포함해 앞서 발표된 중국 거시경제 지표가 둔화된 만큼 GDP 데이터에서 세계 2위 경제국이 후퇴하는 모습이 포착될 것이라는 우려가 중국 증시에 이어 뉴욕증시까지 강타했다.
전날 발표된 연준의 9월 회의 의사록은 이틀째 주가에 악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긴축에 날을 세운 데 이어 월가 투자자들 사이에도 적정 수준을 넘어선 금리인상이 침체를 일으킬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가 번지기 시작한 것.
정책 금리에 가장 민감한 것으로 알려진 2년물 국채 수익률은 이날 장중 2.90%를 웃돌며 10년래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연준 내부에서도 경계의 목소리가 나왔다.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 루이스 연준은행 총재가 테네시에서 연설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추가 금리인상을 지양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
그는 “지금까지 탄탄한 경제 펀더멘털이 금리인상에 정당성을 제공했지만 현재로서는 더 이상 금리인상이 필요하지 않다”며 “실물경기가 호조를 보인다고 해서 반드시 금리를 올려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세븐스 리포트의 톰 에세이 대표는 마켓워치와 인터뷰에서 “중국 리스크와 일본 수출 둔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며 “하지만 이날 주가 낙폭은 다소 지나치며, 새로운 호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시장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어닝 시즌 봇물을 이뤘던 기업의 자사주 매입이 이번에는 주춤한 데다 공매도 물량 증가가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는 분석을 제시했다.
종목별로는 필립 모리스와 알코아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호재로 급락장에 각각 4% 및 6% 내외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캐터필러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차이나 리스크가 부상한 데 따라 4% 이상 떨어졌다. 기업 인수합병(M&A) 소식에 따른 강세 흐름도 포착됐다. 인베스코는 오펜하이머펀드 인수 소식이 전해지면서 2% 가까이 뛰었고, 노바티스는 항암제 제조에 주력하는 제약사 엔도사이트 인수 계획에 기대 1% 상승했다.
경제 지표는 엇갈렸다. 주간 신규 실업수당 신청 건수가 5000건 감소한 21만건으로 49년래 최저치를 경신한 반면 필라델피아 지역 제조업 경기를 반영하는 10월 연준 지수가 22.2를 기록해 전월 22.9에서 후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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