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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처톡] 처절한 복수가 남긴 허망함…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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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원나라 기군상의 희곡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
오는 10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

[서울=뉴스핌] 황수정 기자 = "복수는 또 다른 복수를 낳는다."

복수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명제가 돼버린 문장이다. 복수의 잔혹함과 폭력성을 강조하거나 혹은 복수보다 용서를 구하기를 바라거나, 혹은 복수 이후 통쾌함이 아닌 공허함을 의미한다. 작품은 이를 모두 담고 있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연출, 각색 고선웅)은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에 실린 비극적 실화를 중국 원나라의 작가 기군상(紀君祥)이 옮긴 희곡을 한국적으로 각색한 작품이다. 원작은 중국 4대 비극 중 하나이자 서양에서는 '동양의 햄릿'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고전이다. 2015년, 지난해에 이어 세 번째 관객과 만나고 있음에도 이미 전석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극은 권력에 희생당한 조씨 일가와 의리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아이를 희생하며 복수를 돕는 정영의 이야기를 담는다. 장군 도안고(장두이)가 권력에 눈이 멀어 충신 조순(유순웅)의 가문을 멸족하고, 유일하게 남은 아이 조씨고아를 살리기 위해 정영(하성광)은 자신의 아이와 아내(이지현)까지 희생한다.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스스로를 희생하고, 20년 후 복수를 감행하는 내용이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단 한 명의 어린 목숨을 구하기 위해 그의 아비 조삭(김도완)과 어미인 공주(우정원, 정새별)가 자결을 하고, 성문을 지키던 장수 한궐(호산)도 비밀 유지를 위해 자결한다. 정영은 자신의 아이를 조씨고아로 속이고 도안고에게 바치고, 이를 더욱 진짜처럼 보이기 위해 은퇴한 고관대작 공손저구(정진각)도 함께 목숨을 잃는다. 아이를 잃은 아픔에 정영의 아내 또한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한 가지, '복수'다.

사실 극 속의 인물들의 행동은 쉽게 이해하기 힘들다. '의리' 때문에 자신의 자식을, 목숨을 내놓는다는 것은 현대사회에서는 확실히 공감가기 어려운 부분이다. 때문에 고선웅 연출은 각색을 통해 조금 더 상세한 이유를 덧붙여 개연성을 높였다. 특히 원작과 달리 정영의 아내가 아이를 바꿔치기하는 것을 끝까지 반대하다 고통을 참지 못하고 자결하는 부분은 작품의 비극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정영의 복수를 더욱 간절케 하는 장치인데다, 관객들까지 몰입하게 만든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아이러니하게도 조씨고아는 도안고의 총애를 받는다. 장성한 조씨고아(이형훈)에게 정영은 20년 전의 일을 말해주고, 이를 믿지 않던 조씨고아는 자신을 양자처럼 여겼던 도안고를 붙잡는다. 과거 도안고에게 놀아나 조씨 집안 멸문을 명했던 영공(이영석)은 이번에는 도안고의 집안을 멸문시킨다. 복수에 성공했지만 정영은 오히려 더 처연해진다. 목숨 걸고 지킨 조씨고아가 복수의 대상이었던 도안고와 겹쳐보이는 것은 과한 해석일까.

무엇보다 초연부터 함께 해 온 배우들의 연기가 완벽한 합을 이룬다. 자연스러운 대사와 행동이 아닌 정말 '연극적' 공연이지만 몰입도는 최고다. 다소 높은 연령대의 배우들이 많지만 그만큼의 연륜은 물론, 그 나이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난다. 특히 배우 하성광은 처음부터 끝까지 온몸을 내지르는 열연을 펼친다. 복수를 끝내고 희생된 이들과 만나는 장면에서, 아무 말 없이 움직이기만 함에도 관객을 울컥 눈물짓게 만든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 공연 장면 [사진=국립극단]

무거운 내용과 달리 작품은 매우 익살스럽다. 특유의 말투와 다양한 의성어나 의태어의 반복, 진중해야 할 것 같은 캐릭터의 춤사위, 과장된 동작과 표정이 계속해서 관객을 웃긴다. 예상과 다른 유쾌함과 희극성이 오히려 비극을 강조한다. 또 간결한 무대 연출이 극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다. 몇 가지 소품과 무대를 둘러싼 커튼, 바닥을 활용한 장치 등 무엇 하나 허투루 쓰이지 않는다.

연극 '조씨고아, 복수의 씨앗'은 2015년 초연 당시 동아연극상 대상을 비롯해 대한민국연극대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올해의 공연 베스트7 등 각종 연극상에 이름을 올리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오는 10월1일까지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된다. 

hsj1211@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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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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