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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화가 냄비 7000개로 피운 '민들레'…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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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사물에 의미와 생명을 부여하는 최정화
관객참여형 프로젝트 '꽃, 숲, 꽃' 워크샵
5일부터 내년 2월10일까지 MMCA 서울에서 개최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 국립현대미술관(MMCA) 서울관 앞마당에 9m 크기의 민들레가 활짝 피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가 집에서 쓰던 식기로 탄생한 꽃이다. 일상을 꽃피우는 작가 최정화가 이번에도 일을 냈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의 주인공은 플라스틱 바구니, 돼지 저금통과 빗자루, 풍선 등 일상에서 소비되거나 버려지는 소모품으로 다채로운 설치 작품을 만드는 최정화다. 그는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소비재로 다채로운 설치 작품을 선보여 ‘일상의 연금술사’와 ‘플라스틱 최정화’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작품 '민들레' 소개하는 최정화 작가 2018.09.04 89hklee@newspim.com

이번 전시를 위해 최 작가는 지난 3월부터 서울과 대구, 부산에서 시민들과 함께 식기를 모아 대형 작품을 설치하는 프로젝트 ‘모이자 모으자’를 진행하며 미리 관객들과 만났다. 그 결과로 가정에서 용도를 다한 약 7000여개의 식기가 모여 높이 9m, 무게 3.8t의 거대한 작품 ‘민(民)들(土)레(來)가’ 탄생했고, 이번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에 마련됐다.

최 작가는 대형 설치작품 ‘민들레’ 앞에서 관람객이 자유롭게 작품을 즐기길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그는 4일 뉴스핌과 만나 “작품이 만들어지면, 작품은 더이상 작가의 것이 아니다. 여러분의 것이고 그들의 것이다. 작가는 물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형 설치 작품 앞에는 최 작가가 직접 쓴 시도 전시돼 있다. 작가는 이 역시 즐겁게 봐달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앞마당에 설치된 '민들레' 2018.09.04 89hklee@newspim.com

전시장으로 들어서면 전시의 주제이기도 한 작품 ‘꽃, 숲’(Blooming Matrix)’을 만날 수 있다. 관람객은 마치 숲속을 걷듯 일상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다양한 물건이 예술이 되는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전시장은 밝아졌다 어두워지기도 하고 소리도 흘러나온다.

뭣보다 ‘꽃 숲’은 작가가 세계 각지에서 오랫동안 수집한 물건이 모여 조화를 이루는 공간이라 흥미롭다. 작가가 어릴 적부터 모은 구슬과 딱지, 자동차를 닦는 솔, 콘크리트에 ‘주차금지’ 표시를 위해 세운 돌덩어리, 인도 사원에서 사온 그릇도 보인다. 또 청동기, 고려, 조선 시대 유물과 아프리카, 스톡홀름, 남미에서 수집한 물건도 있다. 작가가 가장 아끼는 작품 중 하나인 한·중·일 할머니들이 쓰던 빗자루로 만든 작품도 보인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 '꽃, 숲'(Blooming Matrix) 2018.09.04 89hklee@newspim.com

최 작가는 “제 작품은 ‘우주적 비빔밥’ 혹은 ‘우주적 밥상’ 그리고 ‘묵힌 젓갈’이라고 표현한다. 각자 알아서 취향대로 보면 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말로는 ‘4차원의 서예’ ‘4차원의 민화’로 표현한다고 작가는 말했다. 그러면서 “민화는 모두가 함께 그린 그림이다. 제가 작품을 그리지만 관객은 그 기억을 가져간다”고 덧붙였다.

최 작가는 ‘꽃, 숲’ 작품 전시 이후 관객과 함께 만드는 예술을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관람객 각각의 의견과 사연을 모아볼 예정”이라며 “자신감을 가지면 모두가 예술이 되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는 소신을 밝혔다.

5전시실에 마련된 ‘어린 꽃’은 금빛과 은빛의 화려한 유야용 플라스틱 왕관을 활용한 작품으로 눈부신 거울면 위에 설치돼 7m를 힘겹게 오르고 떨어지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끝내 오르지 못하는 이 왕관을 통해 세월호 침몰로 희생당한 어린 생명을 추모하고자 제작했다. 반짝이는 미러시트 위에 놓인 왕관은 작가가 어린 생명에게 씌어 주고 싶은 마음에서 선택한 소재로 슬픔과 안타까움을 담은 추모의 의미가 다른 일체의 언급이나 수사대신 최정화 특유의 방식으로 재현된다.

[서울=뉴스핌] 이현경 기자=세기의 선물(Present Century) 2018.09.04 89hklee@newspim.com

이와 함께 밥상탑, 밥공기로 만들어진 ‘꽃의 향연’, 무쇠솥과 항아리 등으로 만든 ‘알케미’, 빨래판으로 이뤄진 ‘늙은 꽃’ 그리고 화려한 색채로 쌓인 ‘세기의 선물’에서는 물건의 수집과 축적, 시간이 쌓인 재료 사용 등 작가만의 독특한 방식을 담고 있다.

최정화 작가에 대해 박영란 연구관은 “일상 용품으로 작품을 만드는 미술의 폭을 넓힌 작가”라며 “대중의 소비 문화와 민중미술, 그리고 모더니즘의 양극화를 작품에 최초로 반영했다”고 소개했다.

올해 10월 중 가족과 어린이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전시연계교육프로그램 워크샵 ‘꽃, 숲, 꽃’이 펼쳐질 예정이며 최정화 작가와 함께하는 치매 노인대상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한 최정화의 ‘예술’과 셰프의 ‘요리’ 만남을 콘셉트로 그랜드 하얏트 서울과 제휴 프로모션인 ‘최정화 아터눈티 뷔페(ARTernoon Tea by CHOIJEONGHWA:Your Heart is my ART)’를 그랜드 하얏트 서울 로비 라운지 갤러리에서 오는 7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한다. 본 전시와 연계해 최정화 작품에서 영감을 받아 개발한 마카롱, 무스 케이크, 쿠키와 같이 다채로운 디저트를 선보인다. 

 ‘MMCA 현대차 시리즈 2018: 최정화-꽃, 숲’은 5일 개막해 내년 2월10일까지. 

89hklee@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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